미국의 올해 일광절약시간제(서머타임)가 11월 4일 새벽 2시(현지시간) 해제된다.
이 시각에 맞춰 시곗바늘(시침)을 한 시간 뒤로 돌리게 된다.
새벽 2시가 새벽 1시로 조정되면서 햇빛이 남아있는 낮 시간이 한 시간 줄어든다.
한국과의 시차는 미국 동부(이스턴 타임)가 13시간에서 14시간으로, 서부(퍼시픽 타임)는 16시간에서 17시간으로 각각 늘어난다. 내년 3월 10일에는 새벽 2시가 새벽 3시로 조정되면서 일광절약시간제를 다시 시행한다.
유럽지역은 현지시간 28일 새벽 이미 해제됐다.
흔히 서머타임으로 불리는 일광절약시간제(DST·Daylight Saving Time)는 낮이 길어지는 여름철에 표준시를 한 시간 앞당기는 제도로, 낮 시간을 활용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경제활동을 촉진한다는 취지에 따라 세계 70여 개국에서 시행 중이다.
1895년 뉴질랜드의 곤충학자 조지 버논 허드슨이 처음 제안했고, 제1·2차 세계대전 때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 도입됐다.
1960∼70년대에는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부분이 이를 채택했다.
EU 규정은 개별 회원국의 서머타임 폐지를 금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66년 통일된 일광절약시간제 법안이 발효했다.
처음에는 4월과 10월 사이에 유지하다가 1970년대 들어 3월과 11월로 서머타임 운영 기간을 늘렸다.
미국은 하와이와 애리조나를 제외하고는 모든 주가 일광절약시간제를 준수한다.
미국 내에서 가장 더운 지역으로 꼽히는 애리조나는 인디언 보호구역에서는 이를 지키고 나머지 지역에선 따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미 북동부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최근 잇달아 서머타임 폐지 움직임이 추진되고 있어 올해가 일광절약시간제를 해제하는 마지막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기준으로는 1차 세계대전 당시이던 1918년 3월 19일 연방정부에 의해 서머타임이 도입돼 올해가 공교롭게도 100주년이 되는 해다.
서머타임 폐지 주장은 생체리듬에 주는 악영향, 교통사고 증가 가능성부터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까지 여러 이유를 들어 제기된다.
미국 내 뉴잉글랜드 지역으로 불리는 메인, 뉴햄프셔, 버몬트, 매사추세츠, 로드아일랜드, 코네티컷 등 북동부 6개 주는 서머타임을 따르지 않고 동부표준시보다 1시간 빠른 대서양표준시(애틀랜틱타임)로 시간대를 고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캘리포니아 주는 최근 주민발의안을 주 의회에서 통과시켜 주민투표를 앞두고 있다.
의회가 서머타임 폐지 여부를 논의할 길을 닦아놓은 셈이다.
미국 내에서 서머타임 폐지 논의가 가장 많이 진전된 주는 플로리다이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 3월 이른바 '선샤인 보호법'이라는 명칭으로 연중 서머타임을 유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플로리다 주의회는 이미 도장을 찍었다.
관광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조처다.
남은 절차는 연방의회에서 승인하는 것뿐이다.
현지 매체들은 "플로리다에서는 올해가 서머타임을 해제하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9월 서머타임제 실시로 매년 두 차례씩 시간대를 조정하는 것을 폐지할 것을 제안했고, 각 회원국은 내년 4월 이전까지 이에 대한 입장을 결정해 EU에 통보하도록 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