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서 리더십 특강…"지도자 되려면 성실과 겸손 중요"
반기문 "미국이 마음에 안 들어도 한미관계 손상 절대 금물"
"아무리 미국 하는 게 마음에 안 들더라도 미국과의 관계를 절대 손상해서는 안 된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일 오전 중앙대 서울캠퍼스에서 '유엔과 21세기 글로벌 리더십'을 주제로 한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한미관계를 정확히 받쳐 놓은 다음 러시아나 일본 등의 국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중국과 미국의 가운데 있는 한국이 너무 편을 들지 말고 슬기롭게 우리 입장을 잘 (관철)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자주의 무시하고 세계무역기구나 파리기후변화협정까지 탈퇴하는 미국이 잘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남북 관계에도 여러 혼선이 생기면서 전 세계 평화, 인권을 책임졌던 사람으로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와 세계를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이 여러분"이라며 "국가와 사회가 필요한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공부만 잘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반 전 총장은 ▲ 성실과 겸손 ▲ 미래지향적 사고 ▲ 갈등 조정 능력 배양 ▲ 통합적 사고 ▲ 열정 등 지도자가 되기 위한 5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이리저리 끌려다녀서 '물통령'이라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물처럼 하면 통합적 리더십을 보일 수 있다"며 "물은 불보다 더 강하다.

물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엔 사무총장 재직 때 미래지향적 어젠다를 고심해 나온 결과가 기후변화협정"이라며 "197개국 중 1개국만 반대해도 통과되지 않기 때문에 큰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기후 문제뿐 아니라 건강, 여성, 보건, 교육 등의 모든 문제를 통합적으로 집대성한 것이 지속가능한 개발 계획"이라며 "가난한 사람부터 살아야 한다.

모두 다 같이 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출세해야지', '돈 벌어야지' 이렇게 생각하면 미래지향 통합적 사고가 아니다"라며 "세계시민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 전 총장은 "한·중·일은 늘 심리적, 역사적, 정신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었다"며 "중국, 일본보다 정신상태는 우리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은 아프리카에 1년에 2천억달러, 일본은 1천200억 달러를 지원하는데 우리는 얼마나 하는가"라며 "한국이 세계시민을 위하고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표시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국력에 맞게 원조를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