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의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이통사의 ARPU 하락은 무선수익 감소와 직결되는 만큼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는 5G(5세대)가 ARPU 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LG유플러스가 발표한 올해 3분기 ARPU(구 회계기준)는 각각 3만2075원, 3만1965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3만5172원, 3만5743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보면 3097원, 3778원 떨어졌다.

KT는 실적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으나,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전망은 어둡다. 지난 2분기 KT의 무선 ARPU는 3만2733원이었다.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3만4554원)에 비해 1821원 감소한 수치다.

ARPU 하락의 주된 원인은 선택약정할인율 상향(20→25%)과 취약계층 및 노인계층 통신비 감면이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대책이 이동통신 무선 수익에 영향을 끼쳤다. 보편요금제 등 정부가 여전히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이통사의 ARPU 상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통사가 찾은 돌파구는 비통신 사업부문이다. 무선 수익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그리고 있는 반면, 미디어 사업 부문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3분기 기존 회계 기준 3228억원의 IPTV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한 것이다. 모바일 IPTV '옥수수' 가입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6% 늘어난 946만명으로 증가했다. 월 순방문자 수는 전년비 29.4%나 증가한 700만명을 돌파했다.

LG유플러스는 IPTV 부문에서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인 25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 증가한 것이다. IPTV를 포함한 유선수익은 홈미디어 수익 증가로 인해 작년 동기대비 3.8% 상승한 9983억원을 달성했다.

업계에선 다가오는 5G 시대가 무선 ARPU 상승의 배경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5G 또한 무선수익 하락의 돌파구인 셈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지난달 30일 컨퍼런스 콜에서 "내년 상반기 ARPU 하락세가 안정될 것으로 본다"며 "5G 상용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내년 하반기에 무선 매출 턴어라운드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동전화 ARPU는 세컨디바이스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통신 3사 평균 기준으로 2019년 2.6%, 2020년 10% 상승이 예상된다"며 "선택약정요금할인 채택 가입자수가 2019년 1분기부터 정체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5G 가입자가 2019년 하반기부터 급증할 전망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가계통신비 절감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단기간에 ARPU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과 시민단체 민생경제연구소, 소비자시민모임, 한국소비자연맹, 참여연대는 여의도 국회 정론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선택약정할인율을 25%에서 30%로 올리자는 제안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가 4조원 가까이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를 감안해서 요금할인율을 25%에서 30%로 상향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