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공화당 우세에 무게…'정치폭력' 사건속 트럼프 지지율 내려
양당 지지층 투표율·불법 이민 이슈 선거 막판 변수될듯
美중간선거 D-5 격전지 여론, 민주당 하원 장악 가능성 더 커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는 11·6 중간선거를 닷새 앞둔 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 주요언론의 여론조사에서는 상원 선거는 공화당, 하원 선거는 민주당이 앞서는 흐름이 지속했다.

민주당이 8년만에 하원을 탈환하고,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양당 지지층의 투표율과 더불어 불법 이민 이슈가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 민주, 하원 다수당 전망 더 밝아져 =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조지메이슨대학과 공동으로 연방 하원 선거의 격전지로 꼽히는 69개 선거구의 민심을 살폈다.

지난달 25~28일 성인 유권자 1천35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50%는 민주당에, 46%는 공화당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했다.

이는 민주당이 오차범위(±3.5%) 내에서 앞서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2016년 선거 당시, 이들 69개 선거구에서 공화당이 15%포인트 차이로 앞섰던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2년 전 선거에서 공화당은 69개 지역구 중 63곳을 휩쓸었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차지한 63곳 중 상당수가 민주당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지금보다 23석을 더 차지하면 다수당에 오르게 된다.

두 기관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성·인종·연령별 지지 정당을 살펴보면 공화당은 백인 남성과 대졸 이하 백인 여성에게서 민주당보다 10%포인트가량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은 비(非)백인과 40세 미만 젊은 층에서 공화당보다 각각 40%포인트와 21%포인트나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

WP는 그러나 민주당은 지지층의 투표율이 낮다는 고질병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2014년 중간선거 투표율을 보면 흑인은 36%, 히스패닉은 21%, 30세 미만 유권자는 16%에 그쳤지만 공화당 지지가 더 많은 백인은 41%에 달했다.

게다가 이번 중간선거가 '트럼프 찬반투표'로 규정되면서 지난 대선의 승부를 가른 숨은 트럼프 지지자, 이른바 '샤이 트럼프'가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다만 설문조사에서 투표율이 높은 대졸 이상 백인 여성에서는 민주당(62%)이 공화당(36%)에 26%포인트나 앞선 것으로 나타나, 최종 승부는 두 정당 지지자들이 얼마나 많이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이와 함께 WP는 '불법 이민' 이슈가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초강경 이민정책을 밀어붙이는 가운데 69개 격전지 유권자의 54%는 멕시코 국경을 통한 불법 이민과 관련, '지금보다 더 많은 조처를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선거분석업체 '쿡 폴리티컬 리포트'(CPR)는 이날 민주당의 하원 의석수 전망치를 올려 잡았다.

기존 25~35석 늘어날 것으로 본 데서 5석 더 늘어난 30~40석으로 상향 조정했다.
美중간선거 D-5 격전지 여론, 민주당 하원 장악 가능성 더 커져
◇ 상원 승부처, 공화당 우세 = 상원 선거는 집권 공화당이 선전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맹추격하는 모양새다.

전체 100석 중 11ㆍ6 중간선거 대상은 35석이며, 공화당이 현역의원인 곳은 9곳에 불과하다.

공화당은 여기서 8곳만 지키면 차기 의회에서도 상원을 지배할 수 있는 유리한 지형 속에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미 폭스뉴스는 이날 상원 승부처로 꼽히는 5개 선거구의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공화당이 현역인 애리조나와 테네시, 민주당이 차지한 인디애나, 미주리, 노스다코타 주(州)가 포함됐다.

지난달 27~30일 선거구별로 700여 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했으며, 표본오차는 ±3.5%포인트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은 테네시와 노스다코타, 민주당은 인디애나에서 각각 앞서고, 애리조나와 미주리에서는 박빙 승부를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애리조나에서는 공화당 마사 맥샐리 의원과 민주당 키스턴 시네마 후보가 46%로 동률을 기록했고, 미주리에서도 민주당 클레어 맥캐스킬 의원과 공화당 조시 하울리 후보가 각각 43%를 차지하며 예측불허의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인디애나는 현역인 민주당 조 도넬리 의원이 공화당의 마이크 브라운 후보를 45%대 38%로 7%포인트 앞서고 있고, 공화당의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이 은퇴한 테네시에서는 공화당 마샤 블랙번 후보가 50%의 지지율로 민주당 빌 브레데센 후보(41%)를 리드하고 있다.

노스다코타에서는 민주당의 하이디 하이트캠프 의원이 42%에 그치며, 공화당의 케빈 크레머 후보에게 9%포인트 차이로 밀리고 있다.

미 언론은 노스다코타에서 공화당이 의석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폭스뉴스는 "이들 5개 선거구 모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50%를 웃돌고 있으나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은 대체로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선거 당일까지도 틀림없이 (민심의)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치폭력' 사건 속 트럼프 지지율 소폭 하락 = 중간선거를 목전에 두고 터진 폭발물 소포 배달사건, 유대교 회당 총격사건 등이 돌발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은 소폭 하락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주(45%)보다 2%포인트 하락한 43%로 집계됐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응답이 56%에 달했으나, '언론이 국가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응답은 이보다 높은 65%로 집계됐다.

또 폭발물 소포 사건 등 '정치폭력'에 대해 누구에게 잘못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35%가 트럼프 대통령을, 31%는 민주당을 꼽았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46%로 공화당(38%)에 8%포인트 앞섰다.

유권자의 77%가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가운데 '투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응답은 민주당 지지자는 84%, 공화당 지지자는 77%로 각각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5~30일 유권자 2천543명으로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2%포인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