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 최용수 FC서울 감독 등 축구인들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경찰청의 선수모집 중단 방침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 아산 무궁화 축구단을 살리기 위한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 최용수 FC서울 감독 등 축구인들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인근에서 경찰청의 선수모집 중단 방침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 아산 무궁화 축구단을 살리기 위한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청이 선수 모집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해체 위기에 놓인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의 아산 무궁화를 살리기 위해 축구계가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 앞에 모였다.

전·현직 축구선수들과 아산 축구단 관계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임직원 등 축구인 300여 명은 2일 오전 청와대 인근인 서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 모여 경찰청의 신규선수 모집 중단 방침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와 최용수 FC서울 감독을 비롯해 김병지, 최진철, 송종국, 현영민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축구인들은 박동혁 아산 감독이 대표로 낭독한 호소문에서 "아산 무궁화는 그동안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신성한 병역의무를 수행하면서도 기량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함으로써 한국 축구의 국제경쟁력 향상에 크게 기여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산의 해체는 K리그의 파행, 잔류 선수들의 불투명한 미래, 입대를 앞둔 선수들에 대한 기회 박탈, 유소년 선수들의 진로에 대한 악영향 등을 초래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축구인들은 "아산의 미충원 방침을 재고해 금년부터 향후 2년간은 선수 수급을 진행하고 점차적인 인원 축소를 통해 현재 복무 중인 선수들과 입대를 준비 중인 선수들의 불안과 부작용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경찰청의 일방통행 한국 축구 죽어간다' '경찰청의 오만과 독선, 한국 축구 다 망친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경찰청의 갑작스러운 선수 모집 중단 방침에 항의했다.

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전무는 "경찰청의 결정이 당황스럽다. 의경 제도도 점진적으로 폐지하는 만큼 축구팀에도 시간을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병지 해설위원은 "2년간 유예기간을 부여해서 시민구단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다.

아산 18세 이하(U-18) 팀의 국민석은 "아산이 이렇게 해체되면 유소년 선수들이 갈곳이 없어진다. 문제가 잘 해결돼 축구에 대한 열정을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시즌 K리그2 우승을 확정한 아산은 신규 선수가 충원되지 않을시 전역자가 발생하는 내년 3월에는 14명의 선수만 남기 때문에 리그에 참여할 수 없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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