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팬’의 팬 마스터 가수 이상민(왼쪽부터), 보아, 유희열, 작사가 김이나. /SBS제공
‘더 팬’의 팬 마스터 가수 이상민(왼쪽부터), 보아, 유희열, 작사가 김이나. /SBS제공
SBS가 심사위원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오는 24일 오후 6시25분부터 방송되는 ‘더 팬’이다. 가수 박지민, 이하이, 악동뮤지션을 발굴해낸 ‘K팝스타’의 박성훈 PD, 팬과 가수의 듀엣 무대로 감동을 선사했던 ‘판타스틱 듀오’의 김영욱 PD가 의기투합했다.

‘더 팬’은 심사위원의 영향력이 컸던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K팝 팬들이 참가자들을 평가하고 우승자를 가려낸다. 음악 콘텐츠를 소비하는 팬이 주도해 예비 스타를 뽑는다는 것.

1차 경연에서는 300명의 현장 투표단 중 200표 이상을 받은 참가자가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다. 표를 받지 못한 참가자는 온라인 투표를 통해 패자부활의 기회를 얻는다. 팬이 직접 아이돌 그룹 멤버를 뽑았던 ‘프로듀스 101’과도 다르다. 박 PD는 “사소한 취향이 현상을 만드는 시대상을 반영했다”며 “팬들이 어떤 것에 열광하는지, 집단으로 힘을 발휘해 아티스트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오디션 참가자는 15~28세의 15명. 윤미래, 도끼, 윤도현, 한채영 등 톱스타 15명이 추천한 예비 스타들이다. 제작진이 밝힌 참가자 선별 기준의 하나는 ‘톱스타들의 진정성’이다. 그들이 발굴하고 발견해낸 원석을 세상에 알리고 싶어 하는 진심을 봤다는 것. 김 PD는 “이들은 단지 (자신이 발견한 원석을) 소개하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낸다”며 “인생을 내걸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윤미래가 추천한 참가자는 그와 일면식도 없던 사이다. 사운드 클라우드(온라인 음악 유통 플랫폼)를 통해 목소리 하나만으로 윤미래를 반하게 했다.

가수 유희열, 보아, 이상민과 작사가 김이나는 ‘팬 마스터’로 함께한다. ‘팬 마스터’는 참가자들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매력과 스타성을 발굴해내는 조력자다. 이들도 현장 투표단 300명 가운데 한 사람으로 각자 한 표씩 행사한다. 객관적이고 냉혹한 평가보다 참가자들의 무대에 심취하고 각자의 음악 취향도 드러내는 등 음악을 좋아하는 팬으로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토요일 저녁 시간대에 편성된 ‘더 팬’은 KBS2 ‘불후의 명곡’, MBC ‘언더나인틴’과 경쟁하게 됐다. 박 PD는 “음악을 소재로 한다는 공통점 외에는 상당히 다를 것”이라며 시청자들의 폭넓은 공감을 얻을 것으로 자신했다. 제작비 55억원을 투입하는 ‘더 팬’은 프랑스의 방송영상 콘텐츠 제작사 바니제이인터내셔널과 공동 기획해 유럽 유통망도 확보했다.

김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