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어디로…트럼프 '합의 희망가'에도 '아직 멀었다' 경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트럼프 "합의한다" 연일 강조…행정부 내엔 협상 반대론까지
기술도둑질·무역수지 난제 여전…中 "동등한 관계로 협상하자"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운 미중 무역전쟁을 두고 미국에서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무역전쟁을 개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돌파구 마련의 희망을 내비치고 있으나, 실무를 책임지는 미국 행정부 내 고위관리들이 그런 어조를 애써 희석하려는 태도를 노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중간선거 유세지를 향해 떠나기 전 취재진을 만나 다시 한번 '희망가'(歌)를 불렀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합의할 것"이라며 "모두를 위해 매우 공정한 합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뭔가를 하는 데 훨씬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 뒤에 갑자기 쏟아내는 낙관론이다.
세계 경제 1, 2위인 미국과 중국은 이달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무역전쟁과 관련한 합의를 끌어내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전날부터 공식적으로 꺼내왔다.
그는 취재진이나 유권자들 앞에서 "시 주석과 중국이 합의하기를 매우 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고무된 분위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안 작성을 지시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를 마친 뒤 주요 장관들에게 가능한 범위 내에서 중국과의 무역합의 초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동이 다음달 1일 이뤄진다고 밝히며 만찬 행사를 얹어 일정을 확대했다는 소식을 따로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행정부 내 고위관리들은 대타협 가능성에 대한 관측을 경계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미국 CNBC방송 인터뷰에서 합의임박설에 선을 그었다.
커들로 위원장은 "우리가 이미 취합해둔 것들을 보통 때처럼 통상적으로 훑어보고 있으며 일상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큰 움직임이 전혀 없고, 거대한 것도 아예 없다"며 "우리가 합의로 넘어가는 지점에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역전쟁의 또 다른 실무 책임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비슷한 입장을 피력했다.
미국 행정부의 대중 강경파로 첫손에 꼽히는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G20 정상회의 기간에 중국과 합의를 추진하는 것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사실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은 단시간에 쉽게 해소될 사안이 아니라는 게 그간 일반적 관측이었다.
무역전쟁을 촉발한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도 논란, 미중 무역수지 불균형, 중국의 통상 불공정관행 등에 대한 양국의 이해관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미국의 요구가 기술강국을 토대로 한 중국의 부흥 비전을 포기하라는 협박일 수밖에 없고, 미국에는 중국의 요구 거부가 패권을 중국에 넘기라는 도전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들어 기술탈취 방지, 고율관세 부과, 환율조작 방지 등을 위한 공세를 통해 중국을 계속 몰아붙여왔고 공세를 멈출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중국 기술굴기의 중심에 있는 푸젠진화반도체를 미국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도록 제재한 뒤 지적재산권 도둑질을 이유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해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입힌 데 이어 2천67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추가 고율관세까지 경고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의 위안화 약세를 경고하며 수출경쟁력을 높이거나 관세타격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환율조작이 있을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수출 보조금을 지급하는 중국의 불공정 통상관행을 해결하지 못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가능성을 거론하며 규정 개정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가 난마처럼 얽힌 까닭에 경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낙관론이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를 대거 교체하는 오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증시에서 호황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술책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호황이 자신의 경제정책 덕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분쟁을 대화로 풀겠다는 기존 입장과 함께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왕빙난(王炳南)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 행사에서 "대등한 관계에서 상호 존중하는 회담을 통해 미중 무역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다"며 "중국은 건강하고 안정적인 미중 관계의 발전을 공동으로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박람회에서 개회연설을 할 예정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시 주석의 연설에 '작은 타협안'(a little thaw)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연합뉴스
기술도둑질·무역수지 난제 여전…中 "동등한 관계로 협상하자"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운 미중 무역전쟁을 두고 미국에서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무역전쟁을 개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돌파구 마련의 희망을 내비치고 있으나, 실무를 책임지는 미국 행정부 내 고위관리들이 그런 어조를 애써 희석하려는 태도를 노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중간선거 유세지를 향해 떠나기 전 취재진을 만나 다시 한번 '희망가'(歌)를 불렀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합의할 것"이라며 "모두를 위해 매우 공정한 합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뭔가를 하는 데 훨씬 더 가까워지고 있다"며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 뒤에 갑자기 쏟아내는 낙관론이다.
세계 경제 1, 2위인 미국과 중국은 이달 30일부터 12월 1일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별도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현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무역전쟁과 관련한 합의를 끌어내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전날부터 공식적으로 꺼내왔다.
그는 취재진이나 유권자들 앞에서 "시 주석과 중국이 합의하기를 매우 원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고무된 분위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합의안 작성을 지시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정부 소식통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시 주석과의 전화통화를 마친 뒤 주요 장관들에게 가능한 범위 내에서 중국과의 무역합의 초안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동이 다음달 1일 이뤄진다고 밝히며 만찬 행사를 얹어 일정을 확대했다는 소식을 따로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행정부 내 고위관리들은 대타협 가능성에 대한 관측을 경계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미국 CNBC방송 인터뷰에서 합의임박설에 선을 그었다.
커들로 위원장은 "우리가 이미 취합해둔 것들을 보통 때처럼 통상적으로 훑어보고 있으며 일상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큰 움직임이 전혀 없고, 거대한 것도 아예 없다"며 "우리가 합의로 넘어가는 지점에 있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무역전쟁의 또 다른 실무 책임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비슷한 입장을 피력했다.
미국 행정부의 대중 강경파로 첫손에 꼽히는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G20 정상회의 기간에 중국과 합의를 추진하는 것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사실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은 단시간에 쉽게 해소될 사안이 아니라는 게 그간 일반적 관측이었다.
무역전쟁을 촉발한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도 논란, 미중 무역수지 불균형, 중국의 통상 불공정관행 등에 대한 양국의 이해관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미국의 요구가 기술강국을 토대로 한 중국의 부흥 비전을 포기하라는 협박일 수밖에 없고, 미국에는 중국의 요구 거부가 패권을 중국에 넘기라는 도전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들어 기술탈취 방지, 고율관세 부과, 환율조작 방지 등을 위한 공세를 통해 중국을 계속 몰아붙여왔고 공세를 멈출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은 중국 기술굴기의 중심에 있는 푸젠진화반도체를 미국 기업들과 거래할 수 없도록 제재한 뒤 지적재산권 도둑질을 이유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해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입힌 데 이어 2천67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추가 고율관세까지 경고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중국의 위안화 약세를 경고하며 수출경쟁력을 높이거나 관세타격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환율조작이 있을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수출 보조금을 지급하는 중국의 불공정 통상관행을 해결하지 못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 탈퇴 가능성을 거론하며 규정 개정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가 난마처럼 얽힌 까닭에 경제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낙관론이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를 대거 교체하는 오는 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증시에서 호황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술책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호황이 자신의 경제정책 덕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분쟁을 대화로 풀겠다는 기존 입장과 함께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왕빙난(王炳南)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국제수입박람회 행사에서 "대등한 관계에서 상호 존중하는 회담을 통해 미중 무역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다"며 "중국은 건강하고 안정적인 미중 관계의 발전을 공동으로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박람회에서 개회연설을 할 예정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시 주석의 연설에 '작은 타협안'(a little thaw)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