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율 절반 그쳐…창원시, 시민의견수렴회 열어 묘안 듣기로
23개 조각나 팔린 성동산업 조선소 부지 기업유치 부진 '썰렁'
40년 넘게 배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근로자와 설비가 모두 사라진 조선소 부지에 언제쯤 활기가 돌까.

오랫동안 조선소 근로자들로 북적거렸던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옛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부지(12만㎡) 이야기다.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부지는 조선불황으로 2013년 무렵 회사가 문을 닫은 후 지난해 상반기부터 사실상 비어 있다.

터가 도시 중심부에 있어 땅값이 저렴하다고 할 순 없지만 입지 자체는 좋은 편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났어도 23개 필지로 분할된 조선소 부지에는 자동차 부품업체 등 소규모 제조업체만 일부 들어왔다.

7개 필지에 공장 11개가 입주했고 6개 필지는 입주예정이다.

그러나 10개 필지에는 언제 공장이 들어올지 알 수 없다.

필지 기준 입주율은 56%에 머문다.

불경기로 새로 공장을 짓거나 확장하려는 기업을 찾기 어렵고 입주를 하려던 기업들도 시기를 늦추고 있어서다.

원자력발전소 부품 제작업체 2곳은 최근 국가 차원에서 원전사업이 축소되자 시 외곽에 있던 공장을 이곳으로 옮기려던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선소 터에 첨단 제조업을 유치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러일으키려는 창원시는 애가 탄다.

오히려 레미콘 업체 등 입주 때 분진으로 민원을 일으킬 만한 업종이 들어 오려 해 난감한 상황이다.

해당 레미콘 업체는 창원시가 입주를 불허하자 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했다.

창원시는 오는 5일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에서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터 기업유치 묘안을 듣는 시민의견수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3개 조각나 팔린 성동산업 조선소 부지 기업유치 부진 '썰렁'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봉암동에 걸쳐 있는 성동산업 마산조선소 부지는 1972년부터 조선소 터다.

회사는 바뀌어도 40년 넘게 선박 또는 선박 구조물을 만들었다.

특수선 제조업체인 코리아타코마가 1972~1991년 사이 군함, 잠수정, 여객선, 화물선을 건조했다.

이후 이 회사를 합병한 한진중공업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성동산업은 조선 경기가 활황이던 2007년 한진중공업으로부터 해당 부지를 사들여 조선산업에 진출했다.

골리앗 크레인을 세우는 등 거액을 들여 조선설비를 새로 설치했다.

그러나 2008년 닥친 미국발 금융위기로 선박 발주가 끊기면서 성동산업 마산조선소는 쓰러졌다.

새로운 설비로 선박을 한척도 건조하지 못한 채 2013년 조선소 터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갔다.

조선소를 상징하는 700t 골리앗 크레인은 국내에서 새 주인을 찾지 못해 지난해 초 해외로 헐값에 매각됐다.
23개 조각나 팔린 성동산업 조선소 부지 기업유치 부진 '썰렁'
다른 설비도 해체되거나 고철로 전부 팔려나갔다.

조선소 부지는 필지 분할 형태로 23개로 조각나 매각됐다.

조선소 터가 조각조각 잘려 팔리면서 40년 넘게 배를 만들던 조선소로서의 수명을 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