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대비 치사율 2배 … 위험한 화물차 졸음운전 사고의 실태
"트럭 운전이라는 게 시간이 돈 아닙니까. 하루에 몇 탕을 뛰느냐가 중요한 거니까."

화물차 운전자들은 소위 몇 탕을 뛰느냐에 따라 수입이 달라진다. 이들의 하루평균 차량 운행 시간은 13.1시간. 운행 거리는 무려 358km에 이른다.

4일 방송되는 ‘맨인 블랙박스’에서는 치사율이 높은 화물차 졸음운전 사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충북 진천의 나들목 부근. 갑자기 차량 뒤편에서 강한 충격음이 들려왔다. 곧이어 크게 흔들리는 차량. 후방 블랙박스를 살펴보니, 무서운 속도로 달려온 화물차가 SUV차량과 제보자의 차량을 연이어 충격한 것이었다.

5중 추돌 사고의 원인은 화물차 운전자의 졸음운전. 이 사고로 제보자의 차는 폐차 직전까지 파손돼 1천만 원 이상의 수리비가 나왔고, 함께타고 있던 아내는 치아와 무릎이 손상되는 사고 후유증까지 입게 됐다.

차체가 큰 화물차의 ‘졸음운전’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류장에서 승객을 태우고 막 출발을 하려던 버스 한 대. 그때 굉음과 함께 충격을 받은 버스가 반대편 도로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버스의 후미를 추돌한 건 다름 아닌 화물차였다. 그런데 화물차가 추돌한 건 버스뿐만이 아니었다. 버스 뒤에 정차해 있던 승용차까지 함께 충격한 것. 화물차와 버스 사이에 낀 승용차는 종잇장처럼 구겨져 그야말로 처참한 모습이었는데... 무려 22명의 사상자를 낳은 대형사고. 화물차 운전자는 왜 졸음운전을 한 것일까?

운행시간이 수입과 비례하다 보니 적절한 휴식이 보장되긴 힘든 상황. 그렇다 보니 지난 5년간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화물차 졸음운전 사고는 1074건. 사망자 수만 무려 213명이다. 이는 일반 승용차보다 2배 이상 높은 치사율이다.

계속되는 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해 1월, <화물 자동차법>이 개정됐다. 화물차 운행 시간이 4시간을 넘어갈 경우 최소 30분의 휴게 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화물차 운전자들은 현실적으로 법을 지키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졸음운전이 위험한 건 화물차 운전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물건을 싣고 이동한 지 한 시간 만에 아찔한 사고를 내고 말았다는 제보자. 피곤함을 느낀 제보자가 졸음쉼터로 향하려던 순간 깜빡 졸았고, 브레이크를 밟을 새도 없이 앞차를 추돌했다는 것이다. 그 충격으로 운전대가 밀려들어 오면서 장 파열에, 갈비뼈까지 골절되는 부상을 입게 된 제보자. 게다가 화물차가 파손되면서 수리비만 무려 7천만 원이 발생했다.

이처럼 화물차 운전자들이 졸음운전에 내몰린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는 수면 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면장애가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 수면장애가 있는 운전자의 경우, 정상 운전자보다 졸음운전 경험이 2.4배가량 높게 나타났다는 것. 화물차 운전자들의 졸음운전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은 없는 걸까?

4일 밤 8시 45분 방송되는 SBS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화물차 운전자들의 졸음운전 사고를 집중 취재하고 현실과 동떨어진 법과, 허술한 단속을 고발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