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실패와 무모함은 다르다. 실패했을 때는 다시 일어서도록 응원해야 하지만, 법을 어기는 등의 무모함에 대해서는 적절한 처벌을 해야 한다.”

앤디 탕 CEO "스타트업의 실패와 무모함은 달라…책임감 있는 도전 장려하는 분위기 중요"
앤디 탕 드레이퍼대 최고경영자(CEO·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실패는 새로운 것에 도전할 때 반드시 수반되는 위험이지만 무모함은 제어가 가능한 속성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 창업자가 책임감 있는 옳은 신념을 갖고 회사를 운영할 때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유일한 기준은 시장이어야 한다”며 “다만 고객이나 거래처를 속이고 법을 준수하지 않는 등의 잘못된 운영을 한다면 적절한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모한 도전보다는 책임감 있는 도전을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탕 CEO는 오는 6~7일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8’에서 연사로 나선다. ‘스타트업의 인재 경영과 소통방식’을 주제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의 인재관리 비결을 들려줄 예정이다.

드레이퍼대는 미국의 유명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팀 드레이퍼가 2012년 실리콘밸리에 세운 창업사관학교다. 정규 대학은 아니지만 초기 창업에 대한 교육과 네트워킹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기수당 40~50명이 7주 동안 정기교육 과정을 거쳐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입주하게 된다. 세계에서 모인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개인과 사업 측면에서 새로운 시각을 갖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드레이퍼는 테슬라와 스카이프 같은 회사를 초기에 발굴하고 투자한 것으로 유명하다.

탕 CEO는 드레이퍼대에서 가르치는 기업가정신은 △비전 및 미래 △창의성 △법과 정의 △재정 및 재원 △생존 등에 주안점을 둔다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20년 뒤의 트렌드와 사라질 기술, 신흥시장까지 다양한 미래의 모습을 먼저 상상하도록 가르친다”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장기적 비전이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설정하는 안목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대안도 제시했다. 그는 “학생들이 마음껏 시도하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교육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대학과 교육기관의 연구에서는 시장화 단계 이전인 프리마켓(premarket) 기술 개발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자 및 벤처 펀딩에 세금 혜택을 주고, 대기업이 하지 않는 연구개발을 스타트업이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탕 CEO는 “창업에 적합한 인재 유형이 따로 있지는 않다”며 “기업가정신은 누구나 훈련하고 개발할 수 있는 스킬이자 마인드”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형 인재는 비전을 갖고 실현하기 위해 미지의 환경에서도 문제 해결 능력을 지닌다”며 “난관을 극복하고 전진하는 불굴의 정신은 경험과 기질에 바탕을 둔다”고 설명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인재 교육과 관련해선 “스마트머신으로 구현되는 초연결사회를 운영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 함양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양질의 문제의식, 비판적·창의적 사고, 리더십, 타인과의 정서적 소통은 앞으로 더 중요해진다”고 전망했다.

■앤디 탕 드레이퍼대 CEO 약력

△DFJ펀드 이사
△CSFB(Credit Suisse First Boston) 투자 담당
△인텔 수석엔지니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 와튼스쿨 MBA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전기공학(MSEE) 석사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