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의 '左충右돌'…지도부 '복지 좌클릭' 선언에 당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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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 없는 복지 확대 발표
작년까지는 '차별 복지' 당론 고수
아동수당 전계층에 30만원 '파격'
김병준 '脫국가주의' 노선과 충돌
정우택 "의총도 않고 당론 바꾸나"
당내 이념갈등 '부글부글'
태극기부대 수용 놓고 공방
좌우 오락가락 행보에 비판 목소리
작년까지는 '차별 복지' 당론 고수
아동수당 전계층에 30만원 '파격'
김병준 '脫국가주의' 노선과 충돌
정우택 "의총도 않고 당론 바꾸나"
당내 이념갈등 '부글부글'
태극기부대 수용 놓고 공방
좌우 오락가락 행보에 비판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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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에 한해 ‘변신은 무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소득 상위 10% 가구를 아동수당에서 제외하는 데 들어간 행정비용은 한 해 1626억원에 달한다. 상위 소득자 배제 원칙을 철회해 달라는 정부와 여당의 요청에 한국당은 오히려 현행 10만원에서 ‘3년 내 30만원까지 인상하자’며 더 파격적인 안으로 화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저출산 정책에 대해 당이 보편적 복지로 전환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봐도 무방하다”고 답했다. 이어 “옛날이야기만 가지고서는 아무것도 개선해 나가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권은 김 원내대표의 ‘뜻밖의 발언’에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야당의 제안을 높이 평가한다”며 “저출산은 국가 과제인 만큼 야당과 충분히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반색했다.
◆예고 없는 정책 전환에 내부 ‘갈팡질팡’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회의원 총선거를 불과 1년6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당 지지율 제고를 위해 무리하게 정책 방향 전환에 나선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내에서조차 “내부 반발이 많은 정책”이라며 반대 기류가 강하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내세우고 있는 ‘탈(脫)국가주의’ 노선과 엇박자가 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그는 비대위원장 취임 후 먹방(먹는 방송) 규제 등의 정책을 예로 들어 국가 만능주의를 배격해 왔다. 국가 재원을 투입하는 출산장려책과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서인지 김 위원장은 출산주도성장 정책 발표 당시 “(비대위 차원의) 논의가 없었다”며 “김 원내대표가 출산율 제고를 강조하기 위해 한 발언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이라고 말해 크게 힘을 싣지 않았다.
한국당은 최근 당 지도부가 내놓은 ‘중도·보수 통합론’을 놓고도 명확한 견해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강성 보수층으로 대표되는 ‘태극기 부대’를 끌어안을 것인지, 배격할 것인지를 놓고도 갑론을박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한국당에 조직강화특위 위원 자격으로 합류한 전원책 변호사가 “태극기 부대도 품어야 한다”고 발언하자 김 위원장은 “모두를 한 그릇에 담자는 얘기가 아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한국당 한 중진의원은 “한국당이 정강·정책 변화, 지지층 다변화 등의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 만큼 보수 가치를 훼손하는지를 놓고 치열한 내부 토론이 필요한데 당이 파열음 진화에만 힘쓸 뿐 너무 조용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