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지도자 파격 대접한 김정은 속내는…美제재에 '동병상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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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쿠바, 美와 관계개선 원하나 현실은 트럼프 행정부와 삐걱
북미가 비핵화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는 와중에 북한과 쿠바 지도자의 '찰떡 궁합'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 4월 취임한 쿠바 국가수반인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의장이 첫 해외순방에서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북한을 찾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직접 공항 영접·환영공연·연회를 베푸는 등 극진 대접한 것이 눈길을 끈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평양 순안공항에서 디아스카넬 의장 부부를 직접 맞이했고, 의장대 사열·21발의 예포 발사·려명거리 입구∼백화원 영빈관 무개차 퍼레이드 등 문재인 대통령 방북 때 보여준 의전을 재연한 것이다.
도착 당일 단독 정상회담에서 나눈 김 위원장과 디아스카넬 의장 간 대화는 더 의미심장하다.
조선중앙통신은 두 지도자가 회담에서 두 지도자는 회담에서 "각기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는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두 나라 당과 국가 활동에서의 성과와 경험을 호상(상호) 통보하시고 그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표명하시었다"고 보도했다.
둘은 아울러 "앞으로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이며 동지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오늘의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게 더욱 확대 강화해 나갈 두 나라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과 의지를 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두 지도자의 이런 언급은 북한과 쿠바 두 나라의 처지를 고려할 때 의미가 작지 않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과 데탕트를 시작했던 쿠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으로부터 다시 제재를 받는 처지가 됐고, 북미 대화가 이뤄지고 있으나 북한 역시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를 신음하는 입장이어서다.
실제 2015년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쿠바는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국교 정상화 이전으로 되돌아간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인들의 쿠바 개인 여행을 제한하고 쿠바 군부와 거래하는 미국 기업의 거래를 단속하는 조치를 했다.
이어 미 외교관들이 음파 공격을 받아 괴질을 앓는다는 이유로 쿠바 주재 미 대사관 인력을 60% 줄이고 워싱턴의 쿠바 외교관 15명을 추방 조처를 해 양국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쿠바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런 조치에 비난 공세를 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쿠바의 최대 과제는 대미 관계 개선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의 봉쇄조치로 살길이 막막해지고 국제사회에서 갈수록 고립되고 있어서다.
북한 역시 쿠바의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며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을 빚어오다 올해 들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하고 비핵화와 대북안전보장 협상을 하고 있으나, 미국이 비핵화 달성 때까지 제재 해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과 대화를 통해 비핵화와 그 상응 조처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쿠바 지도자가 공산주의를 추구하는 오랜 동맹국 북한을 서둘러 찾았고, 김 위원장이 최상급 의전으로 환대한 것은 미국을 향한 공동의 메시지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사실 북한은 쿠바와의 관계 강화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지난 7월 노동당의 외교 총괄인 리수용 당 부위원장, 8월 북한의 2인자 격인 최룡해 당 부위원장이 쿠바를 방문해 관심을 끌었다.
디아스카넬 의장 부부의 이번 방북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선 김 위원장이 쿠바 외교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국이라는 동병상련의 처지에 기반을 두고 공조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노동신문이 4일 자 사설에서 디아스카넬 의장을 방북에 대해 "제국주의의 침략과 전쟁 정책을 반대하고 평화를 수호하며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이룩하기 위한 공동투쟁에서 어깨 겯고 나아가는 두 나라 인민들의 불패 친선단결과 동지적 우의를 힘있게 과시하는 역사적 사변"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나 쿠바 모두 미국과 관계를 풀고 싶어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쿠바와 연대를 강화해 미국에 대한 외교적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의도는 최근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과 외교에 적극성을 보이는 데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세 차례 방북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중국에 깊은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시 주석이 보낸 중국 예술인들의 평양 공연을 직접 관람하는 등 친중 행보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연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양 교수는 "북한이 반미연대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편이 돼줄 수 있는 국가들과 외교를 강화해 어떤 정세에도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취임한 쿠바 국가수반인 미겔 디아스카넬 국가평의회 의장이 첫 해외순방에서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북한을 찾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직접 공항 영접·환영공연·연회를 베푸는 등 극진 대접한 것이 눈길을 끈다.
구체적으로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평양 순안공항에서 디아스카넬 의장 부부를 직접 맞이했고, 의장대 사열·21발의 예포 발사·려명거리 입구∼백화원 영빈관 무개차 퍼레이드 등 문재인 대통령 방북 때 보여준 의전을 재연한 것이다.
도착 당일 단독 정상회담에서 나눈 김 위원장과 디아스카넬 의장 간 대화는 더 의미심장하다.
조선중앙통신은 두 지도자가 회담에서 두 지도자는 회담에서 "각기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는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는 두 나라 당과 국가 활동에서의 성과와 경험을 호상(상호) 통보하시고 그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표명하시었다"고 보도했다.
둘은 아울러 "앞으로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이며 동지적인 친선협조 관계를 오늘의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게 더욱 확대 강화해 나갈 두 나라 당과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과 의지를 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두 지도자의 이런 언급은 북한과 쿠바 두 나라의 처지를 고려할 때 의미가 작지 않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과 데탕트를 시작했던 쿠바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으로부터 다시 제재를 받는 처지가 됐고, 북미 대화가 이뤄지고 있으나 북한 역시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를 신음하는 입장이어서다.
실제 2015년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한 쿠바는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국교 정상화 이전으로 되돌아간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인들의 쿠바 개인 여행을 제한하고 쿠바 군부와 거래하는 미국 기업의 거래를 단속하는 조치를 했다.
이어 미 외교관들이 음파 공격을 받아 괴질을 앓는다는 이유로 쿠바 주재 미 대사관 인력을 60% 줄이고 워싱턴의 쿠바 외교관 15명을 추방 조처를 해 양국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쿠바는 트럼프 미 행정부의 이런 조치에 비난 공세를 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쿠바의 최대 과제는 대미 관계 개선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미국의 봉쇄조치로 살길이 막막해지고 국제사회에서 갈수록 고립되고 있어서다.
북한 역시 쿠바의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이어가며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을 빚어오다 올해 들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하고 비핵화와 대북안전보장 협상을 하고 있으나, 미국이 비핵화 달성 때까지 제재 해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미국과 대화를 통해 비핵화와 그 상응 조처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쿠바 지도자가 공산주의를 추구하는 오랜 동맹국 북한을 서둘러 찾았고, 김 위원장이 최상급 의전으로 환대한 것은 미국을 향한 공동의 메시지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사실 북한은 쿠바와의 관계 강화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지난 7월 노동당의 외교 총괄인 리수용 당 부위원장, 8월 북한의 2인자 격인 최룡해 당 부위원장이 쿠바를 방문해 관심을 끌었다.
디아스카넬 의장 부부의 이번 방북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에선 김 위원장이 쿠바 외교에 공을 들이는 까닭은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국이라는 동병상련의 처지에 기반을 두고 공조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노동신문이 4일 자 사설에서 디아스카넬 의장을 방북에 대해 "제국주의의 침략과 전쟁 정책을 반대하고 평화를 수호하며 사회주의 위업의 승리를 이룩하기 위한 공동투쟁에서 어깨 겯고 나아가는 두 나라 인민들의 불패 친선단결과 동지적 우의를 힘있게 과시하는 역사적 사변"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나 쿠바 모두 미국과 관계를 풀고 싶어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쿠바와 연대를 강화해 미국에 대한 외교적 공세를 강화하겠다는 의도도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의도는 최근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과 외교에 적극성을 보이는 데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김 위원장은 올해 들어 세 차례 방북을 통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중국에 깊은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주 시 주석이 보낸 중국 예술인들의 평양 공연을 직접 관람하는 등 친중 행보를 보였다.
김 위원장이 연내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양 교수는 "북한이 반미연대까지는 아니더라도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자신의 편이 돼줄 수 있는 국가들과 외교를 강화해 어떤 정세에도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