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오해받고 기소돼…뇌물 거래 자체가 없다"…檢 "횡령 고의성 있다"
홍문종 첫 법정출석…"아버지가 한 일" 횡령·뇌물 전면 부인
75억원대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이 처음으로 법정에 출석해 자신의 혐의를 재차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는 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홍 의원의 첫 정식 공판을 열었다.

그간 네 차례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은 홍 의원은 이날 보라색 넥타이를 맨 양복 차림으로 처음 법정에 섰다.

홍 의원 측 변호인은 앞선 기일에서와 마찬가지로 검찰의 공소 내용과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무죄를 선고해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홍 의원이 경민학원 이사장 및 경민대학교 총장 등으로 재직하며 서화 매매대금 명목으로 교비 24억원을 지출한 뒤 돌려받는 수법으로 돈을 빼돌렸다는 혐의에 대해 "피고인의 아버지인 고(故) 홍우준 씨가 학원장 자리에서 사실상 학교 일을 총괄하던 시절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우준 씨 역시 설립자가 학교와 그림 거래를 했다는 소문이 날까 봐 다른 사람의 명의로 계약한 것처럼 했을 뿐인데 그로 인해 오해를 받고 기소됐다"며 "피고인은 그 과정에 형식적으로만 관여했을 뿐이고, 홍우준 씨 역시 교비를 횡령한 것은 아니다"라고 무죄를 주장했다.
홍문종 첫 법정출석…"아버지가 한 일" 횡령·뇌물 전면 부인
홍 의원이 국회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던 2013∼2015년 IT업체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는 "수수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부인했고, 정부 부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에쿠스 리무진 차량을 15개월간 이용했다는 혐의는 "적법한 고문계약에 따른 것으로 뇌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이 밖에도 사이버대학교 건물을 마련하기 위해 경민대학교 교비를 지출해 건물을 매수한 뒤 일부 소유권을 경민학원의 회계로 빼돌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매수한 부동산을 경민대에 임대한 뒤 관리비를 과다하게 받아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는 혐의 등도 모두 부인했다.

개인 목적으로 이용한 부동산을 경민학원에 매각하고 증축공사에도 교비를 투입했다는 혐의와 미인가 국제학교를 운영하다가 단속되자 교직원이 대신 처벌받도록 한 혐의도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변론했다.

반면 검찰은 "횡령한 서화 대금으로 사채를 변제하거나 다른 개인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이체한 경우가 있고, 자금 세탁을 통해 수억원을 현금화하기도 했다"며 횡령의 고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