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한국 영화계를 주름잡은 '영원한 스타' 신성일이 5일 오전 작은 관에 몸을 누이고 안식에 들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입관식이 열렸다.

55년을 함께 한 배우자이자 연기 동지인 엄앵란은 아들 석현 씨와 차녀 수화 씨의 부축을 받으며 남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입관식을 마친 엄앵란은 "그냥 인생은 연기다. 스님께 법문을 들었는데 그 말이 꼭 맞다. 연기로 왔다가 연기로 떠서 돌아다니다가 나하고도 다시 연기로 만날 것"이라며 "그래서 둘이서 좋은 데 다 보고 말하고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은 숨이 끊어지면 목석과 같다. 잘났다고 하지만 눈 딱 감으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여기서는 인연을 맺어서 내 새끼, 내 식구 야단법석을 치지만 저세상에서는 내 식구 찾는 법이 없다. 다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걱정이 너무 많다. 그게 욕심이다. 가만히 생각하니 욕심의 노예가 돼서 사는 것 같다"며 "오늘부터 욕심 없이 살겠다"고 덧붙였다.

입관식은 고인이 독실한 불교 신자인 까닭에 불교식으로 치러졌으며, 유족과 고인의 조카인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비롯한 친척들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가량 진행됐다.
전날 최불암·신영균·이순재·안성기·문희·이창동·조인성 등 영화계 인사와 나종민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 등이 빈소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도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국내 최고령 현역 방송인인 송해(91)는 오전 10시 20분께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송해는 고인에게 "우리나라서 영화 하면 제약도 많고 삭제도 많이 당하고, 검열도 많이 하는데 거기선 그런 거 없다.

뜻대로 제작해서 우리 세상에 많이 보내달라"며 "거기서도 영화로 오가고 활동 많이 하기 바란다"고 작별인사를 건넸다.

고인과 다수의 영화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창숙은 "한 시대를 풍미하고 스타로서 잘 사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김창숙은 "처음 같이 작품에 출연할 때 참 영광스럽게 생각했다"며 "그분과 같이 영화를 했다는 것에 항상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저렇게 오랫동안 스타성이 있었던 분은 없었다"며 "후배들을 굉장히 잘 챙겨줬고 특히, 러브신이 있으면 부끄러워하는 여배우를 굉장히 잘 감싸주시고 배려를 많이 해줬다"고 덧붙였다.

고인의 영결식은 6일 오전 10시에 진행하며, 오전 11시 서울추모공원으로 고인을 옮겨 화장한다.

장지는 경북 영천의 선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