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골퍼’ 전영인(18·볼빅·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입성했다. 지난 4일 ‘지옥의 시리즈’로 불리는 LPGA 퀄리파잉 시리즈(Q시리즈)를 공동 13위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3라운드(50위), 5라운드(52위)에서 커트라인(45위) 밖으로 밀려나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6라운드(42위)부터 힘을 내기 시작해 7라운드(27위)에서 반등한 뒤 최종 8라운드에서 내년 시즌 전체 출전권을 따냈다. 최종성적은 1오버파 577타. 대회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인근의 파인허스트 골프클럽 7번 코스(파72)에서 8라운드로 열렸다. LPGA 투어는 102명 출전 선수 중 45위까지에만 2019년 LPGA 투어 시즌 출전권을 줬다. 2000년 5월14일 생인 전영인은 ‘밀레니엄 베이비’세대로는 처음으로 LPGA 투어에 발을 디뎠다.
전영인의 롤 모델은 두 명이다. 은퇴한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선배인 유소연(27)이다. 전영인은 “소렌스탐은 현재 투어에 없지만 유소연 선배와 함께 투어 생활을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두 선배들의 능력을 배우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전영인의 아버지는 유명 골프교습가인 전욱휴 프로다. 전영인은 다섯 살 때 골프를 배우기 시작해 열 살 때인 2010년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천재골퍼’로 금방 소문이 났다. 그의 롤 모델인 소렌스탐도 10세 때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주관 대회에서 5승을 거두며 성장을 거듭한 전영인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미국 주니어 국가대표로 뽑혀 실전 감각을 가다듬었다. 지난해에는 2017 핑 주니어 솔하임컵에 출전했고, 이후 2018년 시메트라 투어(LPGA 2부) 풀 시드를 따내 정규 LPGA 투어 진출 채비를 마쳤다. 국산 골프공 업체 볼빅은 전영인의 잠재성에 주목해 2년 전부터 공을 공급하는 등 일찌감치 후원을 시작했다. 전영인은 올해 한국 국적도 취득했다.
전영인은 파워 드라이버가 특기다. 작은 키(163cm)로도 평균 262야드(2018시즌 시메트라 투어 공식 기록)의 드라이버 샷을 날린다. 정교함도 갖췄다. 그린 적중률이 76.3%다. 현 LPGA 투어 아이언샷 1위 고진영(23)이 77.4%다. 시메트라 투어에서 활동할 때 그는 ‘드라이버 샷을 가장 멀리 똑바로 치는 선수’로 선정돼 상을 받기도 했다. 공은 볼빅의 S3를 사용한다. 그는 “비거리와 아이언 샷 컨트롤이 잘돼 좋다”고 말했다.
전영인은 “롱게임도 자신감이 붙어 빨리 대회에 나가고 싶다”며 “내년이 벌써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