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부과에 '밀어내기 수출' 효과 연말이면 끝나
경기 둔화에 기업 구인 수요도 갈수록 줄어
"중국, 내년 수출 감소·대졸자 취업난 본격화 우려"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해 내년에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세가 본격화하고 대졸자 취업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의 9월 수출액은 2천266억9천만 달러를 기록해 작년 같은 달보다 14.5% 증가했다.

이는 8월 수출 증가율인 9.8%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나아가 9월 대미 무역 흑자는 341억3천만 달러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출 호조는 미국의 본격적인 관세 부과를 피하려는 '밀어내기 수출'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미국 정부는 내년 1월부터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관세 폭탄'을 피하고자 중국 기업들이 올해 안에 미국으로 수출 물량을 최대한 실어나르고자 애쓰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 광둥(廣東) 성의 한 주방용품 수출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 제품이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대상에 해당해 최대한 올해 안에 수출하고자 공장 생산라인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연말까지 기존 주문량을 모두 소진하면 내년에 새 주문이 들어올지는 의문"이라며 "주문이 끊기면 감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으며, 생산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들어 9월까지 중국의 비금융 부문 해외 직접투자는 820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했다.

이는 비금융 부문 해외 투자가 전년 대비 29.4% 급감했던 지난해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해외 투자의 상당 부문은 동남아 국가 등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는 제조업체의 수요가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기 둔화와 전반적인 소비 침체, 부동산 시장 약세 등은 860만 명에 달하는 중국의 내년 대졸자들에게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중국 채용정보 업체인 자오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인터넷·전자상거래 부문의 취업 활성화 지수는 2분기보다 31.5% 급락했다.

주식시장 약세의 영향을 받아 증권 부문의 취업 활성화 지수도 30.7% 하락했으며, 침체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건설 부문도 28.8% 떨어졌다.

일부에서는 중국 최대의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하나인 헝다 그룹과 광저우 R&F 등이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SC은행의 딩솽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업체들이 확보한 주문 물량이 올해 안에 급격히 줄어들고 내년에는 신규 주문마저 끊길 수 있다"며 "정말이지 내년에는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