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치아보험 판매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활동을 전개해 온 메리츠화재가 이달 들어 일부 채널에서 치아보험 판매를 중단하고 보험금 지급률을 크게 낮추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단기간에 실적을 올리기 위해 펼친 무리한 판매 전략으로 손해율이 높아지자 혜택을 줄여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 5위(매출 기준)인 메리츠화재는 지난 1일부터 텔레마케팅(TM) 채널에서 치아보험 판매를 중단했다. 지난 1일 이후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임플란트, 틀니 등 보철치료의 감액 기간(가입 후 90일부터 2년) 내 보험금 지급률도 70%에서 50%로 낮췄다. 가입 후 2년 내 치료비가 100만원인 보철치료를 받았을 경우 지난달까지는 70만원을 보험금으로 받았지만, 이달부터는 50만원만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보험금 지급률을 다른 보험사와 동일한 보장 수준으로 맞췄다”고 해명했다.

'치아보험 출혈경쟁' 몰고 온 메리츠화재, TM 판매 중단
업계에선 메리츠화재의 이번 결정이 무리한 마케팅 전략으로 손해율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솟자 판매량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말부터 감액기간 내 보험금 지급률을 50%에서 70%로 올렸다. 또 설계사 인센티브를 적정 수준(200%)의 두 배 수준인 최고 400%까지 지급하면서 치아보험 판매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면책기간(보험금을 주지 않는 기간)인 90일이 지나자 고객들의 자발적 가입이 많은 비대면 채널에서 가입자들의 보험금 청구가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메리츠화재의 공격적인 영업이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역선택’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화재가 손해율 관리 실패를 무마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판매 방침을 바꾸면서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편 삼성화재·현대해상 등 ‘빅4’ 손보사들은 당장 판매를 중단하거나 보장을 축소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민/서정환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