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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원료 '비용 폭탄'…비상 걸린 바이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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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고야의정서 공동대응키로

    지난 8월부터 국내서 시행
    수입 원료이용 땐 추가비용 부담
    이익공유비율 알리는 국가 느는데
    국내 피해 규모는 파악도 못해

    "정부 차원 가이드라인 마련해야"
    야생풀인 쥐꼬리망초를 활용해 천식 및 알레르기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동화약품은 2014년 이 물질의 특허 확보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같은 해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이 식물과 같은 속 식물의 천식치료 특허가 등록됐기 때문이다. 업체는 19종류나 되는 동속식물 성분이 모두 다르다는 점을 별도로 증명해야 했다. 이를 통해 쥐꼬리망초의 알레르기성 질환과 천식치료 특허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화장품 업체 A사는 올해 중순부터 몇 달째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의 답변만 기다리고 있다. 남아공에서 자생하는 원료로 화장품을 생산·판매하기 위해 생물자원 접근 신고를 하고 싶어도 방법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제품을 판매한 뒤 남은 이익 중 어느 정도로 비율을 공유해야 할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추가 비용 부담 계산조차 하지 못해 애만 끓이고 있다.
    해외원료 '비용 폭탄'…비상 걸린 바이오업계
    공동대응 나선 업계

    한국바이오협회는 대한화장품협회,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함께 나고야의정서에 공동 대응키로 했다고 5일 발표했다. 생물자원 주권을 강화하는 나고야의정서가 2014년 발효된 뒤 관련 조례 등을 통해 이익공유 비율을 정하는 국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4월 협의회를 구성해 정부에 업계 요구사항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

    오기환 바이오협회 산업정책이사는 “나고야의정서 발효 이후 국내 기업들이 개발도상국 정부 등에 접근 신고를 요청해도 답변을 듣지 못하는 곳이 대다수”라며 “나고야의정서 적용 여부조차 불명확해 위반인지 아닌지 파악도 못하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그동안 별도로 대응하던 협회들이 함께 모여 분야별 노하우를 공유할 것”이라고 했다.

    中, 최대 10% 이익공유 입법 예고

    나고야의정서 발효로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서 원료를 수입하거나 전통지식 등을 이용할 때는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비용 부담 비율은 국가별 법률이나 조례 등에 따라야 한다. 생물자원에 대한 특허권을 확보하는 절차도 좀 더 까다로워졌다. 인도 브라질 베트남 등은 관련 규정을 제정해 대응에 나섰다. 이 지역 생물자원을 이용해 제품을 개발하면 수익의 1% 이내 범위로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큰 중국은 지난해 자국의 생물 유전자원을 이용하면 0.5~10%까지 이익을 공유하도록 하는 조례를 입법 예고했다.

    그러나 이익공유 비율이 지나치다는 국제사회 지적에 따라 아직 조례를 확정짓지 않고 있다. 오 이사는 “중국은 나고야의정서 유관 부처 및 산하 기관만 37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들 기관 간 업무 조정 등에 시간이 걸려 아직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익공유 비율을 명시하는 국가가 속속 늘고 있지만 아직 국내 피해 규모는 추산조차 못하고 있다. 국가별 이익공유 비율이 다른 데다 국내 업체들이 사용하는 유전자원이 나고야의정서 영향을 받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서다. 한 해 시장 규모만 5000억원인 천연물신약은 물론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021년께 국내 제약업계에서만 최대 963억원의 비용을 추가 지출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허를 출원할 때 생물유전자원 출처를 공개하고 디지털염기서열 정보까지 유전자원 범위에 포함하는 내용의 국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도 업계에는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명확한 국가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고야의정서

    유전자원을 이용해 의약품이나 화장품을 개발한 뒤 이익이 나면 유전자원 제공자(기업·기관 혹은 국가)와 이익을 공유하는 국제협약. 2014년 10월 발효된 뒤 협약 당사국 196곳 중 111개국의 비준을 받았다. 한국은 지난해 4월 비준동의안이 가결돼 지난 8월부터 시행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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