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연구개발 및 사무직을 대상으로 주 단위 자율 출퇴근제를 월 단위로 확대한 ‘선택적 근로시간제’와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제도적으로 챙겨줘야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는 문화가 정착된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루 4시간 이상, 1주일 40시간 이상 근무’ 틀 안에서 임직원들이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선택하는 제도다. 생산직을 제외한 전 직원이 이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자율 출근제를 시행했고, 2011년부터는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제도 도입했다.
이 밖에 ‘월급날’인 21일을 ‘패밀리 데이’로 정해 야근·회식 없이 정시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 올 3월부터는 3일짜리 난임 휴가를 신설했고, 배우자 출산 휴가를 5일에서 10일로 늘렸다.
삼성전자는 2016년 3월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관행을 떨쳐내고 선진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스타트업 삼성 컬처 혁신’을 선언했다. ‘스타트업 삼성’은 새로 창업한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열린 소통에 나서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 특유의 강한 ‘승부 근성’을 지키자는 뜻도 녹아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스타트업 삼성 선언에 이어 그해 6월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 조성을 위한 인사제도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기존 연공서열 중심 인사제도를 업무와 전문성을 중시하는 ‘직무·역할’ 체계로 개편했다. 부장 과장 사원 등 7단계 직급체계를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라 4단계로 단순화했다.
호칭도 수평적으로 바꿨다. 회의문화와 보고문화도 개선했다. 회의할 때 △참석자를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1시간 이내에 끝내고 △참석자 모두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결론을 낸 뒤 지키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또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직급 단계를 차례로 거치며 보고하는 대신 ‘동시 보고’를 활성화하고, 핵심만 간결하게 요약하는 식으로 보고문화를 바꿨다.
아울러 상급자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을 없애고, 불필요한 잔업 및 특근을 근절시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업무 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앞으로도 불요불급한 업무를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