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 '셀프 선물'로 개인연금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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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영의 재무설계 가이드
<67> 미래의 나에게 주는 선물, 연금
"노후 대비 하고 있다" 절반 이하
그 중 개인연금은 9.7%에 그쳐
연금수령 시점부터 현재까지를
거꾸로 회상하면 짧게 느껴져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67> 미래의 나에게 주는 선물, 연금
"노후 대비 하고 있다" 절반 이하
그 중 개인연금은 9.7%에 그쳐
연금수령 시점부터 현재까지를
거꾸로 회상하면 짧게 느껴져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나를 위한 선물’ ‘합격(승진) 기념 셀프 선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주 등장하는 사연이다. ‘연휴 마지막 날, 나를 위한 선물’, ‘올 한 해 숨 가쁘게 달려온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광고도 종종 눈에 띈다. 욜로(YOLO) 열풍과 1인 가구 급증 등의 영향으로 자기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셀프기프트’가 유행이다.
일반적으로 선물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다르다. 사람들은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주기도 하고, 사과의 표현, 걱정 또는 애정을 선물에 담아 전달하기도 한다. 스스로 마음이 내켜 선물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선물해야 할 때도 있다. 이에 비해 셀프기프트는 보상, 위로, 기념일 등이 주요 동기다.
이런 동기는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해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기준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 ‘현재지향적인지, 미래지향적인지’이다. 두 번째 기준은 선물의 특성이 ‘쾌락적인지, 실용적인지’이다. 제1유형은 현재지향적이며 쾌락적인 선물이다. 합격, 승진, 생일 등을 자축하거나 스스로를 위로하려고 지금 바로 즐길 수 있는 선물을 스스로에게 주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제2유형은 미래지향적이며 쾌락적인 선물이다. 제1유형의 선물을 미래의 자신에게 주는 것이다. 1년 뒤 생일에 떠나는 여행 상품이 그 예다. 제3유형은 현재지향적이며 실용적인 선물이다. 개인적 목표 달성을 위한 인센티브로서의 선물을 말한다. 건강관리를 위한 운동화나 영어학습에 필요한 이어폰을 선물하는 경우다. 제4유형은 미래지향적이며 실용적인 선물이다. 제3유형과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위한 ‘투자’의 의미가 강하다. 다만 제3유형의 선물이 현재에도 효용이 있는 데 비해 제4유형의 선물은 미래에 효용이 발생한다. 이런 예로 노후를 위한 연금을 들 수 있다. 연금은 미래의 내가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그런데도 실제로 연금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보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노후를 대비해 경제적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이 54.1%에 그쳤다. 이들 중 36.8%는 노후에 가장 큰 수입원으로 공적연금을 꼽았고 은행예금(20.4%), 부동산(16.7%) 등의 순이었다.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은 각각 9.5%와 8.7%였다. 결국 응답자의 약 절반은 개인연금을 준비하지 않고 있고, 나머지 절반도 노후 수입원으로서 개인연금 준비가 미흡한 것이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이 사실상 의무적이라서 셀프기프트가 가능한 연금은 개인연금뿐인데도 이처럼 준비가 미흡한 이유는 뭘까. 개인연금은 미래의 혜택을 위해 현재 시점에 내리는 의사결정이다. 사람은 의사결정 시점(연금 가입)과 결과가 발생하는 시점(연금 수령) 사이의 시간적 거리가 멀수록 미래의 혜택을 더 크게 할인해서 인식한다. 수십 년 뒤에 받을 연금의 가치를 현재 시점에선 그만큼 작게 느낀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시간적 거리를 되도록 짧게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미래를 시간의 흐름과 반대로 예측하는 ‘역방향 예측’이 그 방법이다.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순방향 예측과 반대로 역방향 예측은 먼 미래 시점에서부터 시작해 가까운 미래로 시간을 거슬러 예측하는 방식이다. 순방향 예측을 하게 되면 자신의 머릿속에서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시간적 거리를 길게 느낀다. 반면 역방향 예측은 특정 미래 시점의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게 돼 머릿속 장면이 적고 시간적 거리를 짧게 여긴다. 이는 과거 회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시점에서부터 현재까지를 시간 흐름대로 회상(순방향)하는 것보다 역방향으로 회상하게 되면 같은 시간 간격이더라도 그 시간이 빨리 흘렀다고 느끼게 된다. 대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역방향으로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는 조건에서 개인연금에 가입할 의도가 순방향 조건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현재부터 미래 개인연금 수령 시점까지의 시간을 짧게 느꼈기 때문이다.
미래지향적이며 실용적인 선물로 개인연금을 자신에게 선물해보자.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개인연금에 돈을 어떻게 넣을지부터 걱정하기보다는 행복한 기분으로 선물받을 미래의 자신을 먼저 떠올려본다면 성공적인 셀프기프트가 될 것이다.
longrun@hankyung.com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주 등장하는 사연이다. ‘연휴 마지막 날, 나를 위한 선물’, ‘올 한 해 숨 가쁘게 달려온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광고도 종종 눈에 띈다. 욜로(YOLO) 열풍과 1인 가구 급증 등의 영향으로 자기 스스로에게 선물하는 ‘셀프기프트’가 유행이다.
일반적으로 선물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다르다. 사람들은 감사의 표시로 선물을 주기도 하고, 사과의 표현, 걱정 또는 애정을 선물에 담아 전달하기도 한다. 스스로 마음이 내켜 선물하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선물해야 할 때도 있다. 이에 비해 셀프기프트는 보상, 위로, 기념일 등이 주요 동기다.
이런 동기는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해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기준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 ‘현재지향적인지, 미래지향적인지’이다. 두 번째 기준은 선물의 특성이 ‘쾌락적인지, 실용적인지’이다. 제1유형은 현재지향적이며 쾌락적인 선물이다. 합격, 승진, 생일 등을 자축하거나 스스로를 위로하려고 지금 바로 즐길 수 있는 선물을 스스로에게 주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제2유형은 미래지향적이며 쾌락적인 선물이다. 제1유형의 선물을 미래의 자신에게 주는 것이다. 1년 뒤 생일에 떠나는 여행 상품이 그 예다. 제3유형은 현재지향적이며 실용적인 선물이다. 개인적 목표 달성을 위한 인센티브로서의 선물을 말한다. 건강관리를 위한 운동화나 영어학습에 필요한 이어폰을 선물하는 경우다. 제4유형은 미래지향적이며 실용적인 선물이다. 제3유형과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위한 ‘투자’의 의미가 강하다. 다만 제3유형의 선물이 현재에도 효용이 있는 데 비해 제4유형의 선물은 미래에 효용이 발생한다. 이런 예로 노후를 위한 연금을 들 수 있다. 연금은 미래의 내가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그런데도 실제로 연금을 미리 준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보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노후를 대비해 경제적 준비를 하고 있다는 응답이 54.1%에 그쳤다. 이들 중 36.8%는 노후에 가장 큰 수입원으로 공적연금을 꼽았고 은행예금(20.4%), 부동산(16.7%) 등의 순이었다.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은 각각 9.5%와 8.7%였다. 결국 응답자의 약 절반은 개인연금을 준비하지 않고 있고, 나머지 절반도 노후 수입원으로서 개인연금 준비가 미흡한 것이다.
공적연금과 퇴직연금이 사실상 의무적이라서 셀프기프트가 가능한 연금은 개인연금뿐인데도 이처럼 준비가 미흡한 이유는 뭘까. 개인연금은 미래의 혜택을 위해 현재 시점에 내리는 의사결정이다. 사람은 의사결정 시점(연금 가입)과 결과가 발생하는 시점(연금 수령) 사이의 시간적 거리가 멀수록 미래의 혜택을 더 크게 할인해서 인식한다. 수십 년 뒤에 받을 연금의 가치를 현재 시점에선 그만큼 작게 느낀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시간적 거리를 되도록 짧게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미래를 시간의 흐름과 반대로 예측하는 ‘역방향 예측’이 그 방법이다.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 순방향 예측과 반대로 역방향 예측은 먼 미래 시점에서부터 시작해 가까운 미래로 시간을 거슬러 예측하는 방식이다. 순방향 예측을 하게 되면 자신의 머릿속에서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시간적 거리를 길게 느낀다. 반면 역방향 예측은 특정 미래 시점의 사건에만 초점을 맞추게 돼 머릿속 장면이 적고 시간적 거리를 짧게 여긴다. 이는 과거 회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시점에서부터 현재까지를 시간 흐름대로 회상(순방향)하는 것보다 역방향으로 회상하게 되면 같은 시간 간격이더라도 그 시간이 빨리 흘렀다고 느끼게 된다. 대학생 2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역방향으로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는 조건에서 개인연금에 가입할 의도가 순방향 조건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현재부터 미래 개인연금 수령 시점까지의 시간을 짧게 느꼈기 때문이다.
미래지향적이며 실용적인 선물로 개인연금을 자신에게 선물해보자.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개인연금에 돈을 어떻게 넣을지부터 걱정하기보다는 행복한 기분으로 선물받을 미래의 자신을 먼저 떠올려본다면 성공적인 셀프기프트가 될 것이다.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