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현금부자 1만명 몰린 강남 청약…"이러려고 분양가 규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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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순위 41.6 대 1…HUG 분양가 규제에 '로또' 인식 확산
전용 84㎡ 기준 현금 14억 안팎 필요하지만 '청약 러시'
전용 84㎡ 기준 현금 14억 안팎 필요하지만 '청약 러시'
올해 서울 강남의 마지막 분양단지인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이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1.6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대금으로 1년4개월 안에 현금 14억원을 납부해야 되는 조건임에도 이처럼 많은 청약자가 몰렸다. 정부 규제로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수억원 낮아진 게 원인이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현금 부자를 위한 잔치를 열어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최고 경쟁률 422대 1
7일 금융결제원의 아파트 청약 홈페이지인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래미안리더스원 1순위 청약에서 232가구 모집에 9671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4가구밖에 모집하지 않는 전용 59㎡에는 1689명이 청약을 신청해 최고 경쟁률 422.25 대 1이 나왔다. 50%를 추첨제로 뽑는 까닭에 1주택자도 당첨 가능성이 있는 114A㎡와 114B㎡는 각각 153.38 대 1과 11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4가구와 3가구씩 공급하는 74A㎡과 74B㎡도 각각 73.25대 1과 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가구씩만 공급하는 전용 178㎡(51대 1), 205㎡(19대 1), 238㎡(17대 1)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83A㎡(6.96 대 1), 84A㎡(21.56 대 1), 84B㎡(9.58 대 1) 등 공급 가구수가 많았던 전용 80㎡대는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모든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특별공급 청약 없이 바로 1순위 청약을 받았다. 9억원 이상이라 중도금 집단대출도 받을 수 없다. 여기에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비율이 20%, 60%, 20%로 배분돼 잔금을 제외한 분양가의 80%를 자기 자본으로 조달해야 한다.
이 아파트 전용 59㎡의 분양가는 12억6000만~12억8000만원, 전용 84㎡는 16억1000만~17억3000만원이다. 전용 114㎡는 18억~19억9000만원으로 20억원에 육박한다.
전용 205㎡와 238㎡의 펜트하우스는 각각 35억원과 39억원에 분양한다. 전용 178㎡도 발코니 확장 등 옵션을 더하면 분양가가 30억원을 넘는다. 분양가격이 30억원 이상인 이들 주택형에는 87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금융 조건은 좋지 않은 편이다. 모든 주택형(전용 59~238㎡) 분양 가격이 9억원을 넘긴 탓에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다. 사실상 ‘현금부자’들만 계약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시공사 신용을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는 경우도 있지만 삼성물산은 보증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현금으로 내야하는 중도금의 납입기간도 빠듯하다. 아파트 중도금은 6차례에 걸쳐 6개월마다 한 번씩 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단지는 내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3개월에 한 번씩 중도금을 내야한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한 회차 납입금만 1억7000만원으로, 모두 10억원을 웃돈다. 3억5000만원 안팎의 계약금까지 합치면 총 14억원가량의 현금을 들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한 예비청약자는 “중도금 대출이 안 되다 보니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청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수저를 위한 잔치
부동산 전문가들은 저렴한 분양가격이 인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3.3㎡당 평균 4484만원에 분양가를 책정했다. 인근에서 2016년 12월 입주한 ‘래미안서초에스티지’ 전용 84㎡ 매물은 지난 8월 18억9500만원(25층)에 실거래됐다. 단순 계산하면 시세 차익만 4억원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청약 가점이 높으면서 현금 동원 능력이 있는 사람이 청약할 수 있다”며 “소득이 충분하면서도 집을 마련하지 않은 고소득자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돈이 있는 ‘금수저’를 위한 잔치판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1주택자자 청약을 통해 강남 새 아파트에 입성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여서 청약통장이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이달 말께 추첨제 물량 가운데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시행한다. 이 단지는 제도 개정 전 입주자모집공고를 내 기존 청약제도대로 전용 85㎡ 초과 물량(36가구)의 절반인 18가구를 추첨제로 공급했다.
이 단지는 서울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강남대로, 테헤란로, 경부고속도로(서초IC) 등의 접근이 용이하다. 수도권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광역버스와 공항버스 등 대중교통망도 풍부하다. 서초고·양재고·서울고·은광여고 등이 인근에 분포돼있다. 단지 가까이에는 서이초교와 서운중이 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받은 인천 검단신도시의 첫 공공분양 아파트인 검단 금호어울림센트럴은 평균 5.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20가구 모집에 3189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14.11 대 1로, 전용 74A㎡ 1순위 기타지역에서 나왔다. 검단신도시 인근에서 분양한 단지보다 저렴한 3.3㎡당 평균 약115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했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전매제한이 1년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최고 경쟁률 422대 1
7일 금융결제원의 아파트 청약 홈페이지인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래미안리더스원 1순위 청약에서 232가구 모집에 9671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4가구밖에 모집하지 않는 전용 59㎡에는 1689명이 청약을 신청해 최고 경쟁률 422.25 대 1이 나왔다. 50%를 추첨제로 뽑는 까닭에 1주택자도 당첨 가능성이 있는 114A㎡와 114B㎡는 각각 153.38 대 1과 110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4가구와 3가구씩 공급하는 74A㎡과 74B㎡도 각각 73.25대 1과 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가구씩만 공급하는 전용 178㎡(51대 1), 205㎡(19대 1), 238㎡(17대 1)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반면 83A㎡(6.96 대 1), 84A㎡(21.56 대 1), 84B㎡(9.58 대 1) 등 공급 가구수가 많았던 전용 80㎡대는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모든 주택형의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특별공급 청약 없이 바로 1순위 청약을 받았다. 9억원 이상이라 중도금 집단대출도 받을 수 없다. 여기에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비율이 20%, 60%, 20%로 배분돼 잔금을 제외한 분양가의 80%를 자기 자본으로 조달해야 한다.
이 아파트 전용 59㎡의 분양가는 12억6000만~12억8000만원, 전용 84㎡는 16억1000만~17억3000만원이다. 전용 114㎡는 18억~19억9000만원으로 20억원에 육박한다.
전용 205㎡와 238㎡의 펜트하우스는 각각 35억원과 39억원에 분양한다. 전용 178㎡도 발코니 확장 등 옵션을 더하면 분양가가 30억원을 넘는다. 분양가격이 30억원 이상인 이들 주택형에는 87개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금융 조건은 좋지 않은 편이다. 모든 주택형(전용 59~238㎡) 분양 가격이 9억원을 넘긴 탓에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을 수 없다. 사실상 ‘현금부자’들만 계약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시공사 신용을 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는 경우도 있지만 삼성물산은 보증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현금으로 내야하는 중도금의 납입기간도 빠듯하다. 아파트 중도금은 6차례에 걸쳐 6개월마다 한 번씩 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단지는 내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3개월에 한 번씩 중도금을 내야한다. 전용 84㎡를 기준으로 한 회차 납입금만 1억7000만원으로, 모두 10억원을 웃돈다. 3억5000만원 안팎의 계약금까지 합치면 총 14억원가량의 현금을 들고 있어야 하는 셈이다. 한 예비청약자는 “중도금 대출이 안 되다 보니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 청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수저를 위한 잔치
부동산 전문가들은 저렴한 분양가격이 인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주변 시세보다 낮은 3.3㎡당 평균 4484만원에 분양가를 책정했다. 인근에서 2016년 12월 입주한 ‘래미안서초에스티지’ 전용 84㎡ 매물은 지난 8월 18억9500만원(25층)에 실거래됐다. 단순 계산하면 시세 차익만 4억원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청약 가점이 높으면서 현금 동원 능력이 있는 사람이 청약할 수 있다”며 “소득이 충분하면서도 집을 마련하지 않은 고소득자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을 돈이 있는 ‘금수저’를 위한 잔치판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1주택자자 청약을 통해 강남 새 아파트에 입성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여서 청약통장이 몰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이달 말께 추첨제 물량 가운데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시행한다. 이 단지는 제도 개정 전 입주자모집공고를 내 기존 청약제도대로 전용 85㎡ 초과 물량(36가구)의 절반인 18가구를 추첨제로 공급했다.
이 단지는 서울 지하철 2호선·신분당선 강남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강남대로, 테헤란로, 경부고속도로(서초IC) 등의 접근이 용이하다. 수도권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광역버스와 공항버스 등 대중교통망도 풍부하다. 서초고·양재고·서울고·은광여고 등이 인근에 분포돼있다. 단지 가까이에는 서이초교와 서운중이 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받은 인천 검단신도시의 첫 공공분양 아파트인 검단 금호어울림센트럴은 평균 5.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620가구 모집에 3189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가장 높은 경쟁률은 14.11 대 1로, 전용 74A㎡ 1순위 기타지역에서 나왔다. 검단신도시 인근에서 분양한 단지보다 저렴한 3.3㎡당 평균 약115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했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규제가 적용되지 않아 전매제한이 1년이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