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간선거 직후 언론과 또 충돌…CNN 기자 '출입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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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CNN 기자에게 "마이크 내려놓으라" "끔찍한 사람" 공개 면박
CNN "反미국적인 조치…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출입기자단, 출입정지 철회 촉구 "당신은 무례해, 마이크를 내려놓으시오", "당신은 발언권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다음 날인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국정 운영에 관한 입장을 밝혔지만 질의응답 과정에서 기자들과 날 선 공방을 벌이면서 또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회견에서 전날 치러진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정책 방향,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중간선거 결과 공화당이 하원을 민주당에 내줬지만, 상원에서 의석을 더 늘렸다고 자랑하고 민주당에는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와 관계가 좋다면서 협력할 방침을 내비쳤다.
그러나 초반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였던 회견은 질의응답 시간이 되면서 180도 바뀌었다.
발언권을 얻은 CNN의 짐 아코스타 기자는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군대를 배치해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막으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민자들을 '악마화'하려 한 것 아니냐고 아코스타 기자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난 그들이 입국하길 원한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입국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아코스타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민자 행렬을 향해 '침략'(invasion)이라는 표현을 썼던 것을 상기시키며 "그들은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 있다.
침략이 아니다"라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라를 운영하게 해달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아코스타 기자가 러시아 스캔들까지 거론하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가리키며 "그걸로 충분하다.
자리에 앉아라. 마이크를 내려놓으라"고 언성을 높였다.
급기야 기자회견 진행을 돕던 백악관 여성 인턴이 다가와 마이크를 빼앗으려 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대에서 뒤로 물러 나와 잠시 회견이 중단됐다.
결국 인턴에 의해 마이크가 빼앗기듯 다른 쪽으로 넘어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대로 나와 아코스타 기자를 가리키면서 "당신은 무례한, 끔찍한 사람"이라며 "당신은 CNN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당신이 세라 허커비 샌더스(백악관 대변인)를 대하는 방식은 끔찍하다"며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도 끔찍하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미국 주류 언론과 사이가 좋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CNN을 대표적인 '가짜 뉴스'라고 공격해왔다.
아코스타 기자는 CNN의 백악관 수석 출입 기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열린 회견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여러 차례 충돌한 악연이 있다.
기류가 싸늘해진 상태에서 마이크가 다른 기자에게 넘어간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분이 덜 풀린 듯 바로 다시 아코스타 기자를 향해 "CNN이 많이 하는, 가짜 뉴스를 보도하면 당신은 국민의 적이 된다"라고 거듭 공격을 날렸다.
결국 백악관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아코스타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정지시키는 '뒤끝'을 보여줬다.
샌더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백악관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해당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정지한다"며 발표하며 아코스타 기자가 백악관 인턴에게 한 행동을 문제 삼았다.
백악관 여성 인턴이 아코스타 기자에게서 마이크를 가져오려 하는 과정에서 아코스타 기자가 마이크를 계속 붙잡고 있으려 하다가 팔이 닿는 신체 접촉이 있었는데 이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 언론을 믿고 (언론의) 어려운 질문들도 환영하지만 우리는 기자가 백악관 인턴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려 한 젊은 여성에게 손을 대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아코스타 기자는 즉각 자신의 트위터에 "거짓말"이라며 반발했다.
아코스타는 이날 밤 CNN 방송에 출연해 "나는 백악관의 주장처럼 그(인턴 여성)의 몸에 손을 대거나 만진 적이 없다"면서 "이것은 우리 모두에 대한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우리를 멈추게 하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자신의 출입정지 사실을 알았다는 아코스타는 마지막 방송을 위해 백악관에 들어가려다 경비 인력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며 "단지 질문 하나 때문에 이 나라에서 대통령을 취재할 수 없게 될 거라는 생각을 결코 해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CNN은 물론 동료 기자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CNN은 트위터를 통해 언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가리켜 "위험할 뿐만 아니라 충격적으로 반(反)미국적인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그는 그걸 수호해야 할 의무를 맹세했다"고 지적했다.
회사 홍보팀은 아코스타의 출입정지가 "오늘 기자회견에서 도전적인 질문을 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뤄졌다"면서 "전례 없는 이 같은 결정은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도 성명을 내 "(백악관 출입을 위한)보안 허가를 불편한 관계의 기자를 벌주는 도구로 사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즉각 출입정지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선거운동 기간에 한 "나는 민족주의자" 발언과 관련해서도 질문이 나오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백인민족주의자와 나치에 찬성한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한 라디오방송 여기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도중 일어나 뭔가를 주장하면서 질문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에게는 질문권을 주지 않았다"며 무시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께 시작해 약 80여분 간이나 이어진 회견 시간은 9월 26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에서 약 80분 회견한 것과 비슷하다.
뉴욕 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을 자화자찬하면서 기자들과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연합뉴스
CNN "反미국적인 조치…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출입기자단, 출입정지 철회 촉구 "당신은 무례해, 마이크를 내려놓으시오", "당신은 발언권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 다음 날인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국정 운영에 관한 입장을 밝혔지만 질의응답 과정에서 기자들과 날 선 공방을 벌이면서 또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회견에서 전날 치러진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정책 방향,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중간선거 결과 공화당이 하원을 민주당에 내줬지만, 상원에서 의석을 더 늘렸다고 자랑하고 민주당에는 낸시 펠로시 원내대표와 관계가 좋다면서 협력할 방침을 내비쳤다.
그러나 초반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였던 회견은 질의응답 시간이 되면서 180도 바뀌었다.
발언권을 얻은 CNN의 짐 아코스타 기자는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군대를 배치해 중미 이민자 행렬(캐러밴)을 막으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민자들을 '악마화'하려 한 것 아니냐고 아코스타 기자가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난 그들이 입국하길 원한다. 그러나 합법적으로 입국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아코스타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민자 행렬을 향해 '침략'(invasion)이라는 표현을 썼던 것을 상기시키며 "그들은 수백 마일 떨어진 곳에 있다.
침략이 아니다"라고 지적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라를 운영하게 해달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아코스타 기자가 러시아 스캔들까지 거론하려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가리키며 "그걸로 충분하다.
자리에 앉아라. 마이크를 내려놓으라"고 언성을 높였다.
급기야 기자회견 진행을 돕던 백악관 여성 인턴이 다가와 마이크를 빼앗으려 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대에서 뒤로 물러 나와 잠시 회견이 중단됐다.
결국 인턴에 의해 마이크가 빼앗기듯 다른 쪽으로 넘어가자 트럼프 대통령은 발언대로 나와 아코스타 기자를 가리키면서 "당신은 무례한, 끔찍한 사람"이라며 "당신은 CNN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당신이 세라 허커비 샌더스(백악관 대변인)를 대하는 방식은 끔찍하다"며 "당신이 다른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도 끔찍하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미국 주류 언론과 사이가 좋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CNN을 대표적인 '가짜 뉴스'라고 공격해왔다.
아코스타 기자는 CNN의 백악관 수석 출입 기자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열린 회견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여러 차례 충돌한 악연이 있다.
기류가 싸늘해진 상태에서 마이크가 다른 기자에게 넘어간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분이 덜 풀린 듯 바로 다시 아코스타 기자를 향해 "CNN이 많이 하는, 가짜 뉴스를 보도하면 당신은 국민의 적이 된다"라고 거듭 공격을 날렸다.
결국 백악관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아코스타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정지시키는 '뒤끝'을 보여줬다.
샌더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백악관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해당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정지한다"며 발표하며 아코스타 기자가 백악관 인턴에게 한 행동을 문제 삼았다.
백악관 여성 인턴이 아코스타 기자에게서 마이크를 가져오려 하는 과정에서 아코스타 기자가 마이크를 계속 붙잡고 있으려 하다가 팔이 닿는 신체 접촉이 있었는데 이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 언론을 믿고 (언론의) 어려운 질문들도 환영하지만 우리는 기자가 백악관 인턴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려 한 젊은 여성에게 손을 대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아코스타 기자는 즉각 자신의 트위터에 "거짓말"이라며 반발했다.
아코스타는 이날 밤 CNN 방송에 출연해 "나는 백악관의 주장처럼 그(인턴 여성)의 몸에 손을 대거나 만진 적이 없다"면서 "이것은 우리 모두에 대한 시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우리를 멈추게 하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자신의 출입정지 사실을 알았다는 아코스타는 마지막 방송을 위해 백악관에 들어가려다 경비 인력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며 "단지 질문 하나 때문에 이 나라에서 대통령을 취재할 수 없게 될 거라는 생각을 결코 해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CNN은 물론 동료 기자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CNN은 트위터를 통해 언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을 가리켜 "위험할 뿐만 아니라 충격적으로 반(反)미국적인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그는 그걸 수호해야 할 의무를 맹세했다"고 지적했다.
회사 홍보팀은 아코스타의 출입정지가 "오늘 기자회견에서 도전적인 질문을 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뤄졌다"면서 "전례 없는 이 같은 결정은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백악관 출입기자단도 성명을 내 "(백악관 출입을 위한)보안 허가를 불편한 관계의 기자를 벌주는 도구로 사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강하게 반대한다"며 즉각 출입정지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선거운동 기간에 한 "나는 민족주의자" 발언과 관련해서도 질문이 나오자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가 백인민족주의자와 나치에 찬성한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한 라디오방송 여기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도중 일어나 뭔가를 주장하면서 질문하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에게는 질문권을 주지 않았다"며 무시하기도 했다.
이날 낮 12시께 시작해 약 80여분 간이나 이어진 회견 시간은 9월 26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에서 약 80분 회견한 것과 비슷하다.
뉴욕 회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책을 자화자찬하면서 기자들과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