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세대' 한컴그룹, 4차 산업혁명서 신성장 동력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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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한글과컴퓨터그룹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다
스마트시티·블록체인·AI…IoT·로봇 등으로 사업 다각화
AWS에 한컴 오피스 탑재…10개 언어로 서비스 시작
투자 확대로 한 단계 더 도약
4차 산업혁명시대 인재확보 위해 올해 첫 200여 명 그룹 공채
투자 전문 회사도 설립해 스타트업 육성·신성장 동력 발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다
스마트시티·블록체인·AI…IoT·로봇 등으로 사업 다각화
AWS에 한컴 오피스 탑재…10개 언어로 서비스 시작
투자 확대로 한 단계 더 도약
4차 산업혁명시대 인재확보 위해 올해 첫 200여 명 그룹 공채
투자 전문 회사도 설립해 스타트업 육성·신성장 동력 발굴
국내 대표 한글 워드프로세서인 ‘아래아한글 1.0’을 내놓았던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사업 영역을 크게 확대하고 있다. 국내 ‘벤처 1세대’로도 꼽히는 한컴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스마트시티, 블록체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1990년 설립 이후 한컴MDS, 한컴시큐어, 한컴지엠디 등 그룹 내 5개 상장사를 중심으로 연 매출 50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한 한컴은 사업 영역을 확대해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 2010년 한컴을 인수한 것은 회사 성장의 커다란 변곡점이었다. 당시 수년째 연 매출 4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소프트웨어 제품을 늘리고 해외 시장에도 새롭게 도전했다. 인수합병(M&A)과 신사업 진출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한컴은 201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김 회장은 한컴이 내수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오랜 세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경쟁하면서 국내 시장을 지켜왔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기술력이라면 해외 시장에서도 MS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연구개발(R&D)에 적극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컴은 전 세계에서 MS만 보유하고 있던 ‘PC-모바일-웹을 아우르는 전체 사무용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
세계 사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다양한 언어와 글자에도 불구하고 MS가 글로벌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할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 현재 자국의 사무용 소프트웨어가 MS에 맞서는 곳은 한국과 중국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한컴의 관련 시장 점유율은 공공기관을 포함해 30%가 넘는다.
해외 시장 개척에 자신감을 얻은 한컴은 글로벌 기업들과 제휴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웹 기반 문서 공동 편집 서비스인 ‘아마존 워크독스’에 한컴 오피스를 탑재해 10개 언어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컴 관계자는 “1년여에 걸친 기술 검증을 통해 ‘한컴’이라는 브랜드로 당당하게 선보일 수 있었다”며 “한컴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기회였다”고 했다.
한컴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첨단기술을 활용한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협력해 AI, 음성인식 및 통·번역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최고의 AI 음성인식 기업으로 꼽히는 아이플라이텍과도 AI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구축한 강력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려는 전략이다.
한컴 관계사 간 사업 연계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룹 내에서 한컴은 사무용 소프트웨어, AI, 음성인식 기술을, 국내 1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컴MDS는 IoT, 로봇,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에서 강하다. 국내 1세대 보안솔루션 업체인 한컴시큐어는 블록체인과 보안, 국내 1위 모바일포렌식 기업인 한컴지엠디는 디지털 및 모바일포렌식, 드론 등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인수한 개인안전장비 기업 산청의 안전장비, 재난 대응 솔루션 등 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재 확보와 투자 확대
스마트시티도 한컴그룹이 공을 들여 육성하고 있는 사업 분야다. 지난해에는 ‘서울형 스마트시티’ 해외 수출을 위해 출범한 ‘서울 아피아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한컴은 서울형 스마트시티의 해외 진출 사업을 발굴하고, 이와 관련해 해외에서 포럼 및 전시회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 아피아 컨소시엄’은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교통, 상하수도, 도시계획, 안전 등 모든 분야의 컨설팅부터 구축까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한컴그룹의 블록체인 사업은 주로 한컴시큐어가 맡고 있다. 자체 보안 기술과 결합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준비 중이며 스마트시티, 전자정부, 금융,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예정이다. 로봇 사업은 한컴MDS가 지난해 인수한 ‘한컴로보틱스’(전 코어벨)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컴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인재를 확보하고 일자리도 창출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200여 명 규모의 그룹 전체 공채를 진행했다. 그동안 그룹 내에는 한컴을 비롯해 한컴MDS, 한컴지엠디, 산청 등 각 분야의 국내 대표 기업들이 모여 있었지만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아 우수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컴은 이번 첫 그룹 공채가 계열사들의 인재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공채는 실무에 최적화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서류 전형부터 면접까지 현업부서가 주도했다. 또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4월에는 한컴인베스트먼트도 설립했다. 첫 투자처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인 라이다(LiDAR) 센서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에스오에스랩이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공장자동화, 드론, 무인자동로봇 등에 적용될 수 있는 확장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 한컴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설립 초기 단계라도 독보적인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만 있다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이 2010년 한컴을 인수한 것은 회사 성장의 커다란 변곡점이었다. 당시 수년째 연 매출 400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소프트웨어 제품을 늘리고 해외 시장에도 새롭게 도전했다. 인수합병(M&A)과 신사업 진출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한컴은 201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김 회장은 한컴이 내수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오랜 세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경쟁하면서 국내 시장을 지켜왔다고 판단했다”며 “이런 기술력이라면 해외 시장에서도 MS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연구개발(R&D)에 적극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한컴은 전 세계에서 MS만 보유하고 있던 ‘PC-모바일-웹을 아우르는 전체 사무용 소프트웨어 라인업’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글로벌 기업과 파트너십
세계 사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다양한 언어와 글자에도 불구하고 MS가 글로벌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할 정도로 진입 장벽이 높다. 현재 자국의 사무용 소프트웨어가 MS에 맞서는 곳은 한국과 중국 정도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한컴의 관련 시장 점유율은 공공기관을 포함해 30%가 넘는다.
해외 시장 개척에 자신감을 얻은 한컴은 글로벌 기업들과 제휴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웹 기반 문서 공동 편집 서비스인 ‘아마존 워크독스’에 한컴 오피스를 탑재해 10개 언어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컴 관계자는 “1년여에 걸친 기술 검증을 통해 ‘한컴’이라는 브랜드로 당당하게 선보일 수 있었다”며 “한컴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기회였다”고 했다.
한컴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첨단기술을 활용한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협력해 AI, 음성인식 및 통·번역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최고의 AI 음성인식 기업으로 꼽히는 아이플라이텍과도 AI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구축한 강력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려는 전략이다.
한컴 관계사 간 사업 연계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룹 내에서 한컴은 사무용 소프트웨어, AI, 음성인식 기술을, 국내 1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컴MDS는 IoT, 로봇,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등에서 강하다. 국내 1세대 보안솔루션 업체인 한컴시큐어는 블록체인과 보안, 국내 1위 모바일포렌식 기업인 한컴지엠디는 디지털 및 모바일포렌식, 드론 등에서 전문성을 갖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인수한 개인안전장비 기업 산청의 안전장비, 재난 대응 솔루션 등 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인재 확보와 투자 확대
스마트시티도 한컴그룹이 공을 들여 육성하고 있는 사업 분야다. 지난해에는 ‘서울형 스마트시티’ 해외 수출을 위해 출범한 ‘서울 아피아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한컴은 서울형 스마트시티의 해외 진출 사업을 발굴하고, 이와 관련해 해외에서 포럼 및 전시회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 아피아 컨소시엄’은 스마트시티를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교통, 상하수도, 도시계획, 안전 등 모든 분야의 컨설팅부터 구축까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한컴그룹의 블록체인 사업은 주로 한컴시큐어가 맡고 있다. 자체 보안 기술과 결합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준비 중이며 스마트시티, 전자정부, 금융, 자율주행,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예정이다. 로봇 사업은 한컴MDS가 지난해 인수한 ‘한컴로보틱스’(전 코어벨)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컴그룹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인재를 확보하고 일자리도 창출하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200여 명 규모의 그룹 전체 공채를 진행했다. 그동안 그룹 내에는 한컴을 비롯해 한컴MDS, 한컴지엠디, 산청 등 각 분야의 국내 대표 기업들이 모여 있었지만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아 우수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컴은 이번 첫 그룹 공채가 계열사들의 인재 유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공채는 실무에 최적화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서류 전형부터 면접까지 현업부서가 주도했다. 또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온라인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지난 4월에는 한컴인베스트먼트도 설립했다. 첫 투자처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인 라이다(LiDAR) 센서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에스오에스랩이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한 공장자동화, 드론, 무인자동로봇 등에 적용될 수 있는 확장성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 한컴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설립 초기 단계라도 독보적인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만 있다면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