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희 싸이토젠 대표 "살아있는 암세포 잡아 초기 암까지 분석…다국적제약사서 잇단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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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프런티어
공학에 바이오 접목한 신기술
혈관서 돌아다니는 암세포 포집
CT·MRI로는 식별 못하는 1㎜ 이상 암세포 90% 잡아내
국내선 무관심…해외로 눈돌려
내년 다국적제약사와 계약 눈앞…22일 코스닥 시장 상장
공학에 바이오 접목한 신기술
혈관서 돌아다니는 암세포 포집
CT·MRI로는 식별 못하는 1㎜ 이상 암세포 90% 잡아내
국내선 무관심…해외로 눈돌려
내년 다국적제약사와 계약 눈앞…22일 코스닥 시장 상장
“혈액 속 살아 있는 암세포를 포획하는 기술은 세계 최고입니다. 바이오 분야에서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일류회사로 키워내겠습니다.”
바이오 벤처기업 싸이토젠의 전병희 대표(60)가 밝힌 포부다. 이달 말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싸이토젠은 액체생검 전문업체다. 피 한 방울로 간편하게 암을 진단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미래 10대 기술로 꼽았을 만큼 유망한 분야다. 그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 간 경쟁이 뜨겁다. 싸이토젠이 주목받는 것은 독특한 접근방식에 있다. 바이오 기술에만 머물지 않고 전자 반도체 등 공학기술을 총망라해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일본 3대 제약사인 다이이찌산쿄가 폐암 신약 개발에 이 회사의 분석 기술을 활용할 정도로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전 대표는 “5년 뒤인 2023년께 글로벌 5대 생체생검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살아 있는 암세포 포획
싸이토젠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는 암세포인 혈중종양세포(CTC)를 포집해 분석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장비로 찾지 못하는 암세포까지 식별 가능하다. CT, MRI 등으로는 크기 5㎜ 이하의 암세포를 찾기 어렵지만 이 회사의 진단기술은 1㎜ 이상의 암세포를 90%의 정확도로 잡아낸다.
액체생검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한둘이 아니다. 국내에만 디엑솜 진캐스트 등 적잖은 바이오 회사들이 액체생검 시장에 뛰어들었다. 싸이토젠의 차별점은 살아 있는 암세포를 잡아내는 기술이다. 전 대표는 “스크린셀 레어셀 등 해외 바이오 기업들에 비해 순도가 압도적으로 높고 포획 성공률도 앞서 있다”고 했다.
CTC 방식의 암 분석 기술은 미국 바이오기업 셀서치가 201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가장 먼저 받았다. 세포를 형광 염색한 뒤 자성으로 끌어모아 개수를 세는 방식이다. 암 수술이나 약물 치료 후 암세포의 증감을 관찰해 치료 효과를 따지는 진단법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존슨앤드존슨이 3년 전 매각했다. 정확도 등에서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전 대표는 “대다수 액체생검 업체는 유전자(DNA) 기반이어서 변이나 내성을 찾아내는 데 취약하다”며 “DNA는 물론 핵산(RNA)과 단백질 변이까지 분석 가능해 정확도가 높은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공학과 바이오의 만남
싸이토젠은 반도체 칩으로 살아 있는 암세포를 잡는다. 지름 5㎛의 사각 구멍을 촘촘하게 뚫은 손톱만 한 칩에 혈액을 넣어 암세포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7㎛ 안팎인 암세포는 걸러지고 이보다 작은 적혈구 백혈구는 빠져나간다. 세포가 구멍 가장자리에 긁혀 훼손되지 않도록 바이오 코팅 처리까지 했다. 반도체 나노기술을 활용해서다. 전 대표는 “암 환자의 혈액 1㏄에는 수십억 개의 적혈구, 수백만 개의 백혈구가 있지만 암세포는 수십개 정도여서 포집이 쉽지 않다”며 “반도체, 전자 등 공학 기술을 총동원해 문제를 풀었다”고 했다.
싸이토젠은 암세포를 추출하는 공정과 장비, 시스템을 직접 개발했다. 인공지능(AI)까지 활용한다. 이 덕분에 병리과 의사가 진단 결과를 분석하는 데 3시간 걸리던 것을 10분으로 줄였다. 진단과 공정 등 관련 국내외 특허는 43건에 이른다. 출원건수를 포함하면 84건이다.
이 회사의 분석 기술은 단순히 암 여부를 판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항암제의 치료 효과 분석은 물론 신규 환자와 재발 환자에게 적합한 항암제를 찾아주는 역할도 한다. 신약 회사가 개발 중인 항암 후보물질이 어떤 효능을 보이는지 관찰할 수도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로선 정확한 환자 타기팅이 가능해지고 임상 효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개발 비용은 물론 기간까지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전 대표는 “살아 있는 암세포에 특정 항암제를 투여하면 암세포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며 “암환자에게 치료제를 투여하기 전에 임상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 제약사의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생 항로 바꿔 놓은 논문 한 편
인덕대 기계설계공학과 교수인 전 대표가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한 편의 연구논문이 발단이 됐다. 2006년 말 하버드대와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발표한 연구논문이었다.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영양분이 풍부해 생존조건이 좋은 유방 폐 자궁 등의 장기에서 번식하면서 전이가 된다는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공학 전문가의 바이오 도전은 순탄치 않았다. 바이오에 공학을 접목하는 발상부터가 벽에 부딪혔다. 전 대표는 “바이오 종사자들의 특성을 잘 몰랐던 데다 시각차도 컸다”며 “직원이 7명이던 초창기에 바이오 연구원 5명이 한꺼번에 퇴사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의사들도 공학자를 낯설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임상연구를 위해 의사들과 네트워크를 쌓는 게 필수였지만 좀체로 만나주려 하지 않았다. ‘이방인인 공대 교수가 무슨 일로 보자는 것이냐’는 식이었다. 안 되겠다 싶었던 전 대표는 의사들 집을 직접 찾아갔다. 아침 일찍 집 앞에서 기다렸다가 출근하는 의사를 차로 데려다주며 대화를 하고 친분을 쌓았다.
해외에서 먼저 알아본 기술력
싸이토젠은 CTC 분석 기술을 알리기 위해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폈다. 무관심한 국내 제약사들에 매달리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진단분석, 공정 등 관련 기술을 개발하면 곧바로 특허부터 냈고 논문도 썼다.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관련 학회도 찾아다녔다. 전 대표는 “자그마한 벤처기업이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기술을 알리는 방법은 특허와 논문밖에 없다고 봤다”고 했다.
발품이 성과를 얻기까지는 꼬박 5년이 걸렸다. 2015년 10월 유럽에서 열린 암학회에서였다. 기술 발표가 끝나자마자 다이이찌산쿄에서 찾아왔다. 당시 다이이찌산쿄는 폐암 신약 개발과정에서 내성 여부를 진단해주는 기술을 찾고 있었다. 다이이찌산쿄는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지난 2월 싸이토젠과 18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전 대표는 “임상 과정에 있는 폐암 신약의 약효뿐 아니라 전이 여부를 분석해주고 있다”며 “제품이 상용화된 이후에도 약물 치료 효과가 있는 환자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싸이토젠은 다국적 제약사들과 추가 계약을 앞두고 있다. 전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 후보물질 개발 과정에서 우리 회사의 CTC 분석 기술을 활용하고 싶어한다”며 “내년 1분기에 다국적 제약사 4~5곳과 계약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형 암 치료 새 지평 열겠다”
싸이토젠은 해외 시장 공략에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임상대행기관(CRO)인 씨믹과 제휴해 일본 내 제약회사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오스트리아에 연구소도 세운다. 오스트리아 국영기업 CB메드가 주관하는 유럽 암 컨소시엄에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을 계기로 유럽 현지에서 CTC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전 대표는 “일본 미국 중국 등지에도 지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싸이토젠은 맞춤형 항암치료 시대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출시된 항암제는 700여 종이고 개발 중인 치료제는 5000여 개에 이른다. 이 때문에 환자에게 최적의 항암제를 찾아주는 동반진단은 물론 재발이나 전이 여부의 모니터링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 대표는 “항암제 개발, 치료, 예후관리 등 암 환자 치료와 관련된 전 과정에 동반진단이 필수적인 시대가 오고 있다”며 “관련 매출이 특정 신약 매출의 30%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진단 서비스에 대한 허가는 따로 받지 않았다. 모든 기기를 의료기기로만 허가받았다. 항암제를 개발하는 제약사를 대상으로 약물 효과 등을 분석해주는 사업에 우선 집중하기 위해서다. 암 진단사업에 주력하는 경쟁사들과는 다른 선택이다.
싸이토젠은 지난해 매출이 2억원이었다. 내년에는 80억원, 2020년 2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모절차를 거쳐 오는 22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바이오 벤처기업 싸이토젠의 전병희 대표(60)가 밝힌 포부다. 이달 말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싸이토젠은 액체생검 전문업체다. 피 한 방울로 간편하게 암을 진단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미래 10대 기술로 꼽았을 만큼 유망한 분야다. 그만큼 시장 선점을 위한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 간 경쟁이 뜨겁다. 싸이토젠이 주목받는 것은 독특한 접근방식에 있다. 바이오 기술에만 머물지 않고 전자 반도체 등 공학기술을 총망라해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개발해냈다. 일본 3대 제약사인 다이이찌산쿄가 폐암 신약 개발에 이 회사의 분석 기술을 활용할 정도로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전 대표는 “5년 뒤인 2023년께 글로벌 5대 생체생검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살아 있는 암세포 포획
싸이토젠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는 암세포인 혈중종양세포(CTC)를 포집해 분석한다.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장비로 찾지 못하는 암세포까지 식별 가능하다. CT, MRI 등으로는 크기 5㎜ 이하의 암세포를 찾기 어렵지만 이 회사의 진단기술은 1㎜ 이상의 암세포를 90%의 정확도로 잡아낸다.
액체생검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한둘이 아니다. 국내에만 디엑솜 진캐스트 등 적잖은 바이오 회사들이 액체생검 시장에 뛰어들었다. 싸이토젠의 차별점은 살아 있는 암세포를 잡아내는 기술이다. 전 대표는 “스크린셀 레어셀 등 해외 바이오 기업들에 비해 순도가 압도적으로 높고 포획 성공률도 앞서 있다”고 했다.
CTC 방식의 암 분석 기술은 미국 바이오기업 셀서치가 201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가장 먼저 받았다. 세포를 형광 염색한 뒤 자성으로 끌어모아 개수를 세는 방식이다. 암 수술이나 약물 치료 후 암세포의 증감을 관찰해 치료 효과를 따지는 진단법으로 활용된다. 하지만 존슨앤드존슨이 3년 전 매각했다. 정확도 등에서 한계를 안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전 대표는 “대다수 액체생검 업체는 유전자(DNA) 기반이어서 변이나 내성을 찾아내는 데 취약하다”며 “DNA는 물론 핵산(RNA)과 단백질 변이까지 분석 가능해 정확도가 높은 기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공학과 바이오의 만남
싸이토젠은 반도체 칩으로 살아 있는 암세포를 잡는다. 지름 5㎛의 사각 구멍을 촘촘하게 뚫은 손톱만 한 칩에 혈액을 넣어 암세포를 걸러내는 방식이다. 7㎛ 안팎인 암세포는 걸러지고 이보다 작은 적혈구 백혈구는 빠져나간다. 세포가 구멍 가장자리에 긁혀 훼손되지 않도록 바이오 코팅 처리까지 했다. 반도체 나노기술을 활용해서다. 전 대표는 “암 환자의 혈액 1㏄에는 수십억 개의 적혈구, 수백만 개의 백혈구가 있지만 암세포는 수십개 정도여서 포집이 쉽지 않다”며 “반도체, 전자 등 공학 기술을 총동원해 문제를 풀었다”고 했다.
싸이토젠은 암세포를 추출하는 공정과 장비, 시스템을 직접 개발했다. 인공지능(AI)까지 활용한다. 이 덕분에 병리과 의사가 진단 결과를 분석하는 데 3시간 걸리던 것을 10분으로 줄였다. 진단과 공정 등 관련 국내외 특허는 43건에 이른다. 출원건수를 포함하면 84건이다.
이 회사의 분석 기술은 단순히 암 여부를 판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항암제의 치료 효과 분석은 물론 신규 환자와 재발 환자에게 적합한 항암제를 찾아주는 역할도 한다. 신약 회사가 개발 중인 항암 후보물질이 어떤 효능을 보이는지 관찰할 수도 있다.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로선 정확한 환자 타기팅이 가능해지고 임상 효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개발 비용은 물론 기간까지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전 대표는 “살아 있는 암세포에 특정 항암제를 투여하면 암세포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동영상으로 볼 수 있다”며 “암환자에게 치료제를 투여하기 전에 임상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 제약사의 신약 개발에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인생 항로 바꿔 놓은 논문 한 편
인덕대 기계설계공학과 교수인 전 대표가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한 편의 연구논문이 발단이 됐다. 2006년 말 하버드대와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이 발표한 연구논문이었다. 암세포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영양분이 풍부해 생존조건이 좋은 유방 폐 자궁 등의 장기에서 번식하면서 전이가 된다는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공학 전문가의 바이오 도전은 순탄치 않았다. 바이오에 공학을 접목하는 발상부터가 벽에 부딪혔다. 전 대표는 “바이오 종사자들의 특성을 잘 몰랐던 데다 시각차도 컸다”며 “직원이 7명이던 초창기에 바이오 연구원 5명이 한꺼번에 퇴사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의사들도 공학자를 낯설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임상연구를 위해 의사들과 네트워크를 쌓는 게 필수였지만 좀체로 만나주려 하지 않았다. ‘이방인인 공대 교수가 무슨 일로 보자는 것이냐’는 식이었다. 안 되겠다 싶었던 전 대표는 의사들 집을 직접 찾아갔다. 아침 일찍 집 앞에서 기다렸다가 출근하는 의사를 차로 데려다주며 대화를 하고 친분을 쌓았다.
해외에서 먼저 알아본 기술력
싸이토젠은 CTC 분석 기술을 알리기 위해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폈다. 무관심한 국내 제약사들에 매달리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렸다. 진단분석, 공정 등 관련 기술을 개발하면 곧바로 특허부터 냈고 논문도 썼다.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관련 학회도 찾아다녔다. 전 대표는 “자그마한 벤처기업이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기술을 알리는 방법은 특허와 논문밖에 없다고 봤다”고 했다.
발품이 성과를 얻기까지는 꼬박 5년이 걸렸다. 2015년 10월 유럽에서 열린 암학회에서였다. 기술 발표가 끝나자마자 다이이찌산쿄에서 찾아왔다. 당시 다이이찌산쿄는 폐암 신약 개발과정에서 내성 여부를 진단해주는 기술을 찾고 있었다. 다이이찌산쿄는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지난 2월 싸이토젠과 18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전 대표는 “임상 과정에 있는 폐암 신약의 약효뿐 아니라 전이 여부를 분석해주고 있다”며 “제품이 상용화된 이후에도 약물 치료 효과가 있는 환자를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싸이토젠은 다국적 제약사들과 추가 계약을 앞두고 있다. 전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 후보물질 개발 과정에서 우리 회사의 CTC 분석 기술을 활용하고 싶어한다”며 “내년 1분기에 다국적 제약사 4~5곳과 계약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형 암 치료 새 지평 열겠다”
싸이토젠은 해외 시장 공략에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임상대행기관(CRO)인 씨믹과 제휴해 일본 내 제약회사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 1월에는 오스트리아에 연구소도 세운다. 오스트리아 국영기업 CB메드가 주관하는 유럽 암 컨소시엄에 파트너로 참여하는 것을 계기로 유럽 현지에서 CTC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전 대표는 “일본 미국 중국 등지에도 지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싸이토젠은 맞춤형 항암치료 시대의 주역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출시된 항암제는 700여 종이고 개발 중인 치료제는 5000여 개에 이른다. 이 때문에 환자에게 최적의 항암제를 찾아주는 동반진단은 물론 재발이나 전이 여부의 모니터링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 대표는 “항암제 개발, 치료, 예후관리 등 암 환자 치료와 관련된 전 과정에 동반진단이 필수적인 시대가 오고 있다”며 “관련 매출이 특정 신약 매출의 30%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진단 서비스에 대한 허가는 따로 받지 않았다. 모든 기기를 의료기기로만 허가받았다. 항암제를 개발하는 제약사를 대상으로 약물 효과 등을 분석해주는 사업에 우선 집중하기 위해서다. 암 진단사업에 주력하는 경쟁사들과는 다른 선택이다.
싸이토젠은 지난해 매출이 2억원이었다. 내년에는 80억원, 2020년 2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모절차를 거쳐 오는 22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