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까지 겸직…지주 이사회는 현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중심 구성
손태승 "지주사 체제 안정적 구축에 힘쓰겠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은행장 겸직…새 회장에 손태승 행장 내정
2014년 이후 5년 만에 부활하게 된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손태승 현 우리은행장이 내정됐다.

우리은행은 8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 방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사회에서 예금보험공사가 추천한 비상임 이사가 지주사 회장-은행장의 한시적 겸직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 결과 내년 1월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2020년 3월 결산 주총 때까지 지주사 회장-은행장 겸직 체제로 가되 이후 분리하는 방안에 의견이 모아졌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별도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리지 않고 현 손태승 은행장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했다.

지주 설립 초기에 현 우리은행장이 지주 회장을 겸직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에서다.

이는 지주가 출범하더라도 우리은행의 비중이 99%로 절대적이어서 당분간 우리은행 중심의 그룹 경영이 불가피하고,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의 자회사 이전과 내부등급법 승인 등 현안이 마무리될 때까지 지주-은행간 협조가 중요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새 회장을 뽑기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둘러싼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된 점이 당국 입장에서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 지주사)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 중에 자가발전도 있고 바람직하지 않은 분들도 많다"며 과열 양상을 에둘러 비판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손태승 은행장은 "회장 취임 이후 안정적으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쓰겠다"라고 이날 내정 소감을 밝혔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아울러 지주 이사회를 현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2016년 민영화 당시 과점주주 매각의 취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현 우리은행 경영진에는 IMM PE와 동양생명, 한화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5명이 포진해있다.

지주 이사회 사외이사 임기는 2년이다.

손태승 은행장은 다음달 28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공식 선임된다.

전임자인 이광구 전 은행장이 채용비리 사태로 예기치 않게 낙마하면서 우리은행을 이끌게 된 손 행장은 취임 1년여 만에 우리금융지주의 첫 회장이라는 중책까지 지게 됐다.

손 행장은 은행장 직을 맡은 이후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 해묵은 갈등을 무마하고 좋은 실적도 거둬 내부 평가는 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년 1월 주식의 포괄적 이전을 통해 설립된다.

기존 은행 발행주식은 모두 신설되는 금융지주회사로 이전되고, 기존 은행 주주들은 신설 금융지주회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게 된다.

우리금융지주는 2001년 국내 첫 금융지주사로 출범했다가 2014년 11월 우리은행에 합병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