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개월 연속 감소하며 1년6개월 만에 최저로 줄어들었다. 위안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대규모로 달러를 매도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지난달 기준 외환보유액이 3조530억달러(약 3415조7000억원)라고 8일 발표했다. 9월보다 339억3000만달러 감소한 것으로 2017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 달 동안의 감소 폭도 2016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중국 외환보유액은 8월 이후 3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시장에선 인민은행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개입해 위안화를 사들이고 달러를 팔면서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320억달러(약 35조8000억원)를 외환시장에 쏟아부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 선을 넘어서는(가치 하락) ‘포치(破七)’를 막기 위해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매도액을 감안하면 최근 2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의 시장 개입”이라며 “시장 상황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불안감을 드러낸다”고 보도했다.

미·중 통상전쟁 격화와 이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로 지난달 위안화 환율은 중국 정부와 시장이 마지노선으로 보는 달러당 7위안 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달 31일 상하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6.9771위안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5월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의 강한 통제 속에서도 기업과 개인이 자산을 해외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