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나보다 더 날 잘 아네"…일상 파고든 알고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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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이 당신에게 이것을 추천합니다
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 전대호 옮김
해나무 / 288쪽│1만5800원
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 전대호 옮김
해나무 / 288쪽│1만5800원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야구 배트를 구입하자 바로 밑에 ‘조금 전 이 상품을 구매하신 고객은 이 상품들을 검색했습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야구 글러브와 스파이크 등 모두 사고 싶었던 용품과 브랜드가 최저가 순으로 줄줄이 엮여 나왔다. ‘내가 찾고 싶었던 제품을 어떻게 알고 보여주지?’라며 신기해할 때쯤 이게 ‘알고리즘’의 짓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알고리즘은 이제 우리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수학시트콤》, 《물리학 시트콤》 등을 통해 유쾌하고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풀어냈던 독일의 과학 전도사 크리스토프 드뢰서가 쓴 《알고리즘이 당신에게 이것을 추천합니다》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알고리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컴퓨터 과학 용어인 ‘알고리즘’은 수십만 개의 검색 결과를 통해 내 소비패턴 또는 이용패턴을 분석하는 경로를 말한다. 알고리즘은 대부분 시작과 끝이 있고 유한하게 많은 지시로 이뤄져 있으며 각 단계가 명확하게 정의된 지시계열이다. 이를 저자는 ‘요리법’에 비유한다. 알려진 요리법을 따라 하다 보면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할 필요가 없다. 그저 지시대로만 하면 맛있는 요리가 만들어진다. 저자는 또 알고리즘의 기본원리를 소수(素數)나 인수분해 같은 어려운 수학적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페인트 교환 등에 쉽게 비유하며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다.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세계 인터넷 기업들의 저력 뒤엔 모두 ‘알고리즘’이 있다. 특히 아마존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회사지만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에선 구글이나 넷플릭스와 맞먹을 정도다. 한 전자상거래 관계자는 “아마존은 이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그 소비자가 사는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물류센터에 그 소비자가 자주 살 만한 제품을 선별해 갖다 놓는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그 소비자가 해당 제품 주문 시 하루 또는 이틀 안에 배달받을 수 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선 2016년 불었던 알파고 신드롬 이후 한국에서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자리매김한 ‘딥러닝’과 ‘신경망’에 대해서도 다룬다. 동물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본떠 만든 인공지능인 신경망이 컴퓨터 알고리즘과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지 분석한다.
저자는 조용히 보이지 않게 커져가는 알고리즘 권력에 맞서 인간이 가진 독자적인 선택 능력을 지키기 위해선 책을 통해 알고리즘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변형되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알고리즘에 대한 근거 없는 기대나 공포를 가지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의 능력과 한계를 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본질을 이해하면 환상을 걷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수학시트콤》, 《물리학 시트콤》 등을 통해 유쾌하고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를 풀어냈던 독일의 과학 전도사 크리스토프 드뢰서가 쓴 《알고리즘이 당신에게 이것을 추천합니다》는 우리가 알게 모르게 알고리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컴퓨터 과학 용어인 ‘알고리즘’은 수십만 개의 검색 결과를 통해 내 소비패턴 또는 이용패턴을 분석하는 경로를 말한다. 알고리즘은 대부분 시작과 끝이 있고 유한하게 많은 지시로 이뤄져 있으며 각 단계가 명확하게 정의된 지시계열이다. 이를 저자는 ‘요리법’에 비유한다. 알려진 요리법을 따라 하다 보면 개인의 창의성을 발휘할 필요가 없다. 그저 지시대로만 하면 맛있는 요리가 만들어진다. 저자는 또 알고리즘의 기본원리를 소수(素數)나 인수분해 같은 어려운 수학적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페인트 교환 등에 쉽게 비유하며 읽는 이의 이해를 돕는다.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세계 인터넷 기업들의 저력 뒤엔 모두 ‘알고리즘’이 있다. 특히 아마존은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회사지만 알고리즘과 인공지능(AI)에선 구글이나 넷플릭스와 맞먹을 정도다. 한 전자상거래 관계자는 “아마존은 이 알고리즘을 통해 소비자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그 소비자가 사는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물류센터에 그 소비자가 자주 살 만한 제품을 선별해 갖다 놓는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그 소비자가 해당 제품 주문 시 하루 또는 이틀 안에 배달받을 수 있다. 책의 마지막 장에선 2016년 불었던 알파고 신드롬 이후 한국에서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로 자리매김한 ‘딥러닝’과 ‘신경망’에 대해서도 다룬다. 동물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을 본떠 만든 인공지능인 신경망이 컴퓨터 알고리즘과 무엇이 다르고 무엇이 같은지 분석한다.
저자는 조용히 보이지 않게 커져가는 알고리즘 권력에 맞서 인간이 가진 독자적인 선택 능력을 지키기 위해선 책을 통해 알고리즘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변형되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알고리즘에 대한 근거 없는 기대나 공포를 가지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의 능력과 한계를 인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본질을 이해하면 환상을 걷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