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앞세워 한우물 팠던
대신종합주방기구 등 12곳 수상
창업자가 가업승계 반대해도
2세가 부친 설득해 판 키워

창업주가 사업 토대 닦고 2세가 키우고

가스레인지 밥솥 등 단체급식용 주방가구 업체 대신종합주방기구의 모태는 박찬의 대표의 선친이 1964년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운영한 주방가구 상점이었다. 1970년부터 가업을 이어받은 박 대표는 1983년 서울 성수동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후 경기 안산시 시화반월산업단지에 둥지를 틀었다. 아들인 박준성 부장도 2년 전부터 같은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단체 급식을 하는 군대(방위사업청), 학교, 일반 기업체에 주방기구를 납품하고 있다. 박 대표는 “좀 더 편하게 급식을 할 수 있도록 각종 주방기구에 디지털센서를 달고 자동화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승계하지 말라는 반대를 무릅쓰고
아버지의 반대에도 가업을 이은 대표도 있다. 대보세라믹스는 1983년 설립된 타일업체다. 2세 경영인 박효진 대표는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치고 2006년 입사해 5년 뒤 대표가 됐다. 창업자 박현식 회장은 당초 자녀의 가업 승계를 반대했다. 건축자재가 영업하기 힘든 분야인 데다 타일이 사양산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표는 “잘할 수 있다”며 아버지를 설득했다. 승계 이후 임직원의 반대에도 디자인과 기술에 돈을 투자했다. 30~40% 싼 중국산 타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고급화밖에 없다고 믿었다. 2016년 서울시 ‘꾸미고 꿈꾸는 학교 화장실’ 프로젝트에 타일을 기부한 것을 계기로 어린이 청소년용 타일도 개발했다. 초등학교와 중·고교에 공급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인테리어산업 성장에 맞춰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제품을 개발해 판로를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성을 갖춘 장수기업
시대에 맞게 변신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도 이날 수상한 업체들이 다시 증명해줬다. 1975년 설립된 광인사(옛 영광사)는 서류 양식지 등 일반 인쇄업으로 출발했다. 거래처 중 한 곳인 금강제화가 1980년대 후반 상품권을 발행하면서 특수 시장인 상품권 인쇄업에 뛰어들었다. 국내 민간사업자로는 처음으로 여권과 비자를 생산해 조폐공사에 납품했고, 전자 여권시대에 맞춰 전자여권표지를 자체 연구개발하고 있다. 2006년 입사한 김종현 대표는 “강점인 보안인쇄를 성장하는 포장라벨 인쇄에 접목해 신시장을 개척 중”이라고 말했다.
모락스는 1987년 설립된 해양 운송서비스업체다. 부산 신항만에 6만㎡ 규모의 창고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2016년 대표에 오른 2세 경영인 이재욱 대표는 사업다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림로얄이앤피는 산업용 보일러라는 한우물만 파오다 다양한 보일러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1972년 설립 이후 노통 연관식 보일러, 콘덴싱 보일러, 수관식 보일러, 열매체 보일러, 폐열회수 보일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보일러 기종과 제품을 선보였다.
김진수/전설리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