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관광지 케이블카 탑승장까지 걸어야 하는 거리 약 300m. 비교적 가까운 거리지만 경사가 30도에 이르러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케이블카 업체는 정류장과 탑승장 사이 셔틀버스 운행을 허용해 달라는 요청을 지방자치단체에 보냈다. 지자체장 허락만 있으면 셔틀버스를 곧장 운행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허가가 나지 않았다. 인근 도로에서 영업 중인 소상인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규제가 아니라 현장 애로의 대표적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이 얘기를 듣고 지자체와 협의해 문제 해결에 나섰다. 박 옴부즈만은 “규제뿐 아니라 다양한 현장에서 다양한 애로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다. 8일 발족한 ‘현장 애로 쾌속처리위원회’다. 직접 현장을 찾아가기 위한 ‘현장 애로 해소기동반’도 함께 설립했다.

현장을 직접 찾아 애로를 접수하는 일은 현장 애로 해소기동반이 맡았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옴부즈만의 간담회 등에서 제기된 과제 중 미해결 과제를 선별해 집중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이 위원회는 다른 소관기관과 얽혀 기동반이 독자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일을 맡았다. 규제 대신 집단 간 이익이 충돌해 발생하는 갈등을 해결하는 일에도 나설 계획이다.

박 옴부즈만은 “규제는 눈에 보이기 때문에 문제점도 쉽게 눈에 띄지만 애로는 그간 눈에 띄지 않아 해결이 어려웠다”며 “중소기업이 느끼는 애로를 구석구석 찾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쾌속처리위원회 위원은 박 옴부즈만(위원장)과 이준희 중기부 중소기업정책국장, 이민창 한국규제학회장, 장민영 IBK경제연구소 소장, 최수정 중기연구원 규제영향평가센터장, 이재원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 이의준 여성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조혜영 한국산업단지공단 기업지원본부장, 황보윤 변호사 등 총 9명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