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가 검출된 BCG 백신 사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정부가 해당 백신을 회수한다는 발표만 하고 이미 접종한 아기들을 위한 대책은 내놓지 않아 국민의 분노가 커진 상황입니다. 문제가 된 도장형 경피용 백신은 무료로 접종할 수 있는 피내용과 달리 7만~8만원의 비용이 드는데요. 흉터가 덜 남는다는 이유로 돈을 내고 맞혔는데 오히려 독을 줬다고 자책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어떤 분은 체내 중금속 검사나 비소 배출 방법 등을 물어보는데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번에 검출된 비소의 양은 극미량인 데다 몸속에 축적돼 이상 반응을 일으킬 정도가 아니기 때문이죠. 비소 때문에 백신을 맞지 않아서 신생아가 결핵균 감염으로 사망할 위험이 더 큽니다.
왜 문제가 없는지는 검출량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3㎏ 신생아 기준 비소의 하루 최대 허용량은 0.9㎍입니다. 문제가 된 경피용 백신의 생리식염수에선 최대 0.039㎍이 검출됐는데요. 1일 허용량의 4.3% 정도입니다. 이것도 다 몸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닙니다. 경피용 BCG는 백신을 첨부용제인 생리식염수에 녹인 다음 피부에 바르고 도장처럼 생긴 바늘을 두 번 찔러서 백신을 피부 속으로 침투시키는데요. 바늘에 묻은 용액만 들어간다고 치면 훨씬 적은 양이 들어갑니다. 이 때문에 일본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해당 제품을 그대로 접종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선 제품을 모두 회수해 안전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면 아기에게 먹이는 이유식을 한번 살펴보세요. 비소는 토양을 비롯한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로 식품을 통해서도 노출될 수 있는데요. 수용성인 무기비소는 흙 속에서 녹아 나와 벼처럼 물이 있는 논에서 재배되는 작물에 많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쌀이 50% 이상 들어간 이유식의 비소 총량을 100mL당 0.1㎍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백신에서 검출된 비소보다 훨씬 많은 양이죠. 물론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과 주사로 투입되는 것은 차이가 있겠지만, 인체에 유해한 수준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