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지난 1일부터 서울시에 대해 행정사무감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자료를 요구하는 시의원과 공무원 간 감정싸움이 고조되고 있다.

9일 서울시에 따르면 감사가 진행 중이던 4일 서울시 공무원 ‘블라인드앱’에는 ‘시의원 베스트&워스트 투표합시다’란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민선 7기 들어서도 시의회의 갑질은 계속되는 것 같다”며 “동일직급인 전문위원실까지 합세해 상전 노릇하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의원 평가제도를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지난 3일에도 “시장 지시사항도 아니고 1시간 이내 방침자료를 제출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며 시의원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심지어 보건복지위원회 조사관들이 예비보고회에 모든 (서울시) 팀장들이 출석해 보고하라며 날짜를 일방적으로 잡아 국 전체 행사를 연기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비판에 시의원은 게시글을 추적해 삭제하라고 요구했다. 김상진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서울시 행정국에 대한 감사에서 “시의원을 평가하자는 글이 올라왔던데, 시의원 평가는 시민이 하는 거지 공무원이 하는 게 아니다”며 “부적절한 글이 올라와도 그렇게 방치하느냐”고 담당 국장을 질책했다. 또 “삭제가 가능한지, 작성자를 추적할 수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블라인드앱의 게시글 작성자는 추적도 안되고 글 삭제도 불가능하다. 한 공무원은 “블라인드 앱이 뭔지 모르는 의원이 빚어낸 촌극”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