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총리가 강력 추천" 첫 언급
책임총리로서 위상 한층 높여
윤 수석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에 대해 “정부 출범 이후 70여 차례 진행된 이 총리와 대통령의 주례보고에 배석해 누구보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는 데다 이 총리의 강력한 천거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후임 국무조정실장에 임명된 노형욱 국무조정실 2차장에 대해서도 “노 실장 역시 이 총리께서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부총리 등 내각 인사를 단행하면서 총리의 천거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2인자로서 총리의 국정 수행에 힘을 실어주려는 행위”라고 분석했다. 청와대는 책임총리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 총리는 매주 월요일 오찬 회동을 이어가며 주요 국정 현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해왔다. 이 총리가 대통령을 대신해 장거리 해외 순방을 나갈 때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내준 것도 문 대통령의 이 총리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사례다.
‘까칠한’ 이 총리가 홍 후보자를 점찍은 것은 홍 후보자의 꼼꼼한 업무 능력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에서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과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을 지내 전임 정부 사람으로 낙인 찍힐 수 있는데도 문재인 정부에서도 계속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이유다. 노 실장도 이 총리의 광주 제일고 후배로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측근’이 약진하면서 이 총리에게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이 총리를 보좌하던 홍 후보자가 경제부총리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내각을 통솔하는 총리의 업무 장악력도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에도 미세먼지 대책 등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명목상으로만 존재하던 인사 추천권을 실제 행사함으로써 ‘존재감’을 재확인했다. 최근 들어 이 총리는 사립유치원 사태와 관련해 “민간 보육사업은 공공성과 사유재산이라는 양면성이 있다”고 말하는 등 잇따른 소신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 총리는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범진보진영 정치인 중 가장 앞서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