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일본서 대박난 쿠폰북…한끼 5천원 '점심대장'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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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벤디스'가 만든 '점심대장' 쿠폰북
일본 '런치패스포트' 벤치마킹
출시 한달…"직장인 점심값 부담 덜었으면"
일본 '런치패스포트' 벤치마킹
출시 한달…"직장인 점심값 부담 덜었으면"
한국 직장인이 점심 한 끼 먹는데 쓰는 돈은 약 7000~8000원. 일반적으로 직장인 급여에 포함되는 식대가 대략 10만원임을 감안하면 비싸다.
이러한 한 끼 식사 비용을 낮추자고 의기투합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기업용 식대관리 솔루션인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벤디스’다.
11일 벤디스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들은 보통 한 달 식대로 10만원을 지급한다. 직장인이 20일 동안 일을 한다고 가정하면, 점심 한 끼당 적정한 가격은 5000원인 셈이다. 이에 따라 벤디스는 서울 강남구 주요 오피스 상권 60개 음식점에서 정해진 메뉴 한 가지를 5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쿠폰북 ‘점심대장’을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오후 12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벤디스가 출시한 점심대장(강남구편) 쿠폰북을 사용해봤다. 이마트24에서 9900원에 판매한다. 점심대장을 펼치면 강남구 상권별 제휴 음식점들이 소개된다. 벤디스는 삼성·선릉·역삼 등으로 구역을 나눴다. 주로 회사가 많은 역삼에 제휴 식당이 집중돼있다.
점심대장에는 제휴 식당과 할인율이 들어간 음식 정보도 포함됐다. 다만 식당별로 할인율이 달라서 모든 음식이 5000원은 아니다. 간혹 6000원이나 8000원짜리 메뉴도 있다. 후식인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쿠폰도 종종 보인다. 점심대장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식당별로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점심대장을 역삼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써봤다. 식당은 1만1000원짜리 ‘매운갈비찜’을 5000원에 판매한다고 했다. 쿠폰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식당에서 정한 시간이다. 그 시간 안에 점심대장을 사용해야 할인율이 적용된 매운갈비찜을 먹을 수 있다. 음식점당 최대 3회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음식을 다 먹고 계산할 때 점심대장을 내면 할인가격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혼선이 있을 법도 했지만, 이날 방문했던 음식점에선 할인가격을 그대로 적용해 무사히 계산을 마쳤다. 원래대로라면 총 2만2000원을 내야했지만, 쿠폰북 할인율을 적용받아 1만원만 계산했다.
점심대장을 잘 사용한다면 소비자로선 이득이다. 쿠폰북 가격이 9900원인 것에 비해 식당별 할인율이 비교적 커서다. 다만, 1인당 1권씩 점심대장이 있어야 한다. 2인이 1권의 점심대장을 같이 쓸 수 없단 얘기다.
점심대장 쿠폰북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을까. 벤디스가 점심대장을 내놓기 전 찾은 곳은 '일본'이었다.
일본에서는 점심대장과 유사한 ‘런치패스포트’ 쿠폰북이 이미 대중화됐다. 런치패스포트는 도쿄 7개 지역을 포함해 일본 42개 지역에서 각각 발간·유통되고 있다. 지역별 100여 개의 음식점이 수록돼 평균 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신재윤 벤디스 영업이사는 점심대장 론칭을 위해 올해 6월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신 이사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점심 쿠폰북이 대중화된 일본에선 어떻게 사용하는지 배우기 위해 2박3일간의 도쿄를 돌면서 런치패스포트로 20끼가 넘게 식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런치패스포트에 수록된 식당의 메뉴는 대부분 900엔(약 9000원)이다. 계산할 때 쿠폰북을 제시하면 540엔(약 5400원)에 먹을 수 있다는 게 신 이사의 설명이다.
신 이사는 "일본에선 런치패스포트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쿠폰북을 들고온 손님들이 다시 그 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았고, 추가 음식도 주문하는 등 홍보 효과가 커서다.
특히 그는 일본 직장인들 사이에 뿌리내린 '혼밥'(혼자 먹는 밥) 문화가 런치패스포트의 성공 요인이었다는 현지 음식점 주인의 조언을 새겨들었다.
신 이사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팀별 단체 식사 문화가 일반적이지만, 혼밥족이 늘고 있는 등 식사 문화가 점차 일본과 닮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직장인 점심 쿠폰북이 충분히 승산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후 벤디스는 2개월간 점심대장 출시를 위해 팀원들과 60개 식당 제휴를 마쳤다. 일본과 달리 할인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음식점 주인도 있었지만, 취지와 홍보를 섞어가며 설명했다.
신 이사는 “최근 점심값이 계속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점심대장을 통해 직장인들이 조금이나마 점심값 부담을 덜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고, 앞으로 점심대장의 지역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이러한 한 끼 식사 비용을 낮추자고 의기투합한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기업용 식대관리 솔루션인 ‘식권대장’을 운영하는 ‘벤디스’다.
11일 벤디스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들은 보통 한 달 식대로 10만원을 지급한다. 직장인이 20일 동안 일을 한다고 가정하면, 점심 한 끼당 적정한 가격은 5000원인 셈이다. 이에 따라 벤디스는 서울 강남구 주요 오피스 상권 60개 음식점에서 정해진 메뉴 한 가지를 5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쿠폰북 ‘점심대장’을 만들었다.
지난달 31일 오후 12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벤디스가 출시한 점심대장(강남구편) 쿠폰북을 사용해봤다. 이마트24에서 9900원에 판매한다. 점심대장을 펼치면 강남구 상권별 제휴 음식점들이 소개된다. 벤디스는 삼성·선릉·역삼 등으로 구역을 나눴다. 주로 회사가 많은 역삼에 제휴 식당이 집중돼있다.
점심대장에는 제휴 식당과 할인율이 들어간 음식 정보도 포함됐다. 다만 식당별로 할인율이 달라서 모든 음식이 5000원은 아니다. 간혹 6000원이나 8000원짜리 메뉴도 있다. 후식인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쿠폰도 종종 보인다. 점심대장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식당별로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점심대장을 역삼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써봤다. 식당은 1만1000원짜리 ‘매운갈비찜’을 5000원에 판매한다고 했다. 쿠폰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식당에서 정한 시간이다. 그 시간 안에 점심대장을 사용해야 할인율이 적용된 매운갈비찜을 먹을 수 있다. 음식점당 최대 3회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음식을 다 먹고 계산할 때 점심대장을 내면 할인가격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혼선이 있을 법도 했지만, 이날 방문했던 음식점에선 할인가격을 그대로 적용해 무사히 계산을 마쳤다. 원래대로라면 총 2만2000원을 내야했지만, 쿠폰북 할인율을 적용받아 1만원만 계산했다.
점심대장을 잘 사용한다면 소비자로선 이득이다. 쿠폰북 가격이 9900원인 것에 비해 식당별 할인율이 비교적 커서다. 다만, 1인당 1권씩 점심대장이 있어야 한다. 2인이 1권의 점심대장을 같이 쓸 수 없단 얘기다.
점심대장 쿠폰북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을까. 벤디스가 점심대장을 내놓기 전 찾은 곳은 '일본'이었다.
일본에서는 점심대장과 유사한 ‘런치패스포트’ 쿠폰북이 이미 대중화됐다. 런치패스포트는 도쿄 7개 지역을 포함해 일본 42개 지역에서 각각 발간·유통되고 있다. 지역별 100여 개의 음식점이 수록돼 평균 3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신재윤 벤디스 영업이사는 점심대장 론칭을 위해 올해 6월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신 이사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점심 쿠폰북이 대중화된 일본에선 어떻게 사용하는지 배우기 위해 2박3일간의 도쿄를 돌면서 런치패스포트로 20끼가 넘게 식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런치패스포트에 수록된 식당의 메뉴는 대부분 900엔(약 9000원)이다. 계산할 때 쿠폰북을 제시하면 540엔(약 5400원)에 먹을 수 있다는 게 신 이사의 설명이다.
신 이사는 "일본에선 런치패스포트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쿠폰북을 들고온 손님들이 다시 그 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았고, 추가 음식도 주문하는 등 홍보 효과가 커서다.
특히 그는 일본 직장인들 사이에 뿌리내린 '혼밥'(혼자 먹는 밥) 문화가 런치패스포트의 성공 요인이었다는 현지 음식점 주인의 조언을 새겨들었다.
신 이사는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팀별 단체 식사 문화가 일반적이지만, 혼밥족이 늘고 있는 등 식사 문화가 점차 일본과 닮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직장인 점심 쿠폰북이 충분히 승산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후 벤디스는 2개월간 점심대장 출시를 위해 팀원들과 60개 식당 제휴를 마쳤다. 일본과 달리 할인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음식점 주인도 있었지만, 취지와 홍보를 섞어가며 설명했다.
신 이사는 “최근 점심값이 계속 오르면서 직장인들의 주머니 사정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점심대장을 통해 직장인들이 조금이나마 점심값 부담을 덜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고, 앞으로 점심대장의 지역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