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남북경협 관련 자료제출 시기 놓고도 '신경전'

비경제부처의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회의 시작 직후 여야 간 고성 속에 한때 파행했다.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이 이날 오전 문자로 불참 통보를 하고, 정부가 일자리 및 남북경협 등과 관련한 16개 자료를 제때 제출하지 않은 점을 자유한국당이 문제 삼은 데 따른 것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격한 항의 끝에 회의 시작 30분 만에 전원 퇴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의도적 파행'이라고 반발했고,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간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청와대 경제수석이 오전 9시 45분쯤 '오늘 빠질 수 없는 회의가 있어 출석 못한다'고 문자를 보냈다"며 "출석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고 누가 대신 참석한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장 의원은 예산국회 기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교체설 등을 함께 거론하며 "이게 국회 무시가 아니면 뭐냐"며 "일자리, 남북협력 등의 자료제출도 시간 끌기에 나선 것이냐"고 말했다.

장 의원은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이 '즉각적 자료제출'에 난색을 보이자 "일자리예산이 23조원이라고 홍보해놓고 분류를 못 했다는 것은 '현미경심사'를 회피하려는 의도 아니냐"며 한국당의 퇴장을 선언했다.

이에 민주당 간사인 조정식 의원은 "자료제출 요청 의사가 충분히 전달돼 있으니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며 "과도하게 이러는 것은 회의를 파행시키려는 것이며, 전체 의원이 의사일정을 거부하는 건 비상식적"이라고 반발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파행 전략에 따라가면 안 된다"(박용진), "자료요구를 하다가 야당 간사가 자기 당 소속 의원을 이끌고 나가는 건 처음 봤다.

준엄히 야단쳐야 한다"(윤후덕) 등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결국 한국당 소속인 안상수 예결위원장은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의 요구를 받아들여 정회를 선언했다.

이후 여야는 물밑 조율을 통해 윤 경제수석이 오후 회의에 참석하도록 하고, 기재부는 한국당이 요구한 일자리·남북경협 관련 자료를 예산심사소위 전까지 제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단됐던 예결위 회의는 중단된 지 약 30분 만에 재개됐다.
'靑경제수석 불참'에 예결위 한때 파행…한국당, 30분간 퇴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