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자회사 등 80명 규모…전략·재무·인사·리스크·IT 조직 갖춰

내년 1월 가칭 우리금융지주 공식 출범을 앞두고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주 전환 TF를 운영하기로 하고 최근 은행과 카드·종금 등 자회사 소속 80명을 TF로 발령냈다.

지주 전환 TF는 전략, 재무, 인사, 리스크관리, 정보기술(IT) 등 부문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주주총회 소집 통지·공고·개최, 지주 설립 등기, 지주사 주식 상장 등 지주사 전환 관련 업무 전반을 처리한다.

내년도 경영계획과 자금조달 계획 수립, 규정 제정, IT 개발, 인사제도 마련과 같은 지주사 설립과 운영에 필요한 작업도 한다.

12월 28일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 방안이 의결되면 가칭 우리금융지주는 내년 1월 공식적으로 출범한다.

앞서 금융당국 인가를 얻고 지배구조 방안까지 정한 상태다.
우리은행, 지주전환 TF 가동…인가·설립·운영방안 마련
우리금융지주가 5년 만에 부활하기 전에 해결할 현안이 적지 않다.

시급한 과제로 자본 확충이 꼽힌다.

지주사 전환으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3.8%포인트가량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관련 법령에 따라 지주사 전환 시 자산 위험도 평가 방법을 현재 내부등급법에서 표준등급법으로 바꿔야 해서다.

은행의 자체 신용평가 시스템으로 산출하는 내부등급법 대신 금융회사 전체 평균을 적용하는 표준등급법을 쓰면 위험가중치가 높아져 자본비율이 하락한다.

단순한 평가 방식 변경만으로 BIS 비율이 15.8%(9월말 현재)에서 12.0% 떨어진다.

우리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를 발행해 우선 급한 불을 끄고 금융당국과 협의해 내부등급법으로 다시 돌려놓으려고 한다.

단, 내년 재무제표가 확정된 2020년 3월 이후에야 내부등급법 전환을 논의할 수 있다.

1년간은 표준등급법을 적용해야 해서다.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의 자회사 전환도 마무리해야 한다.

지금으로선 우리금융지주의 손자회사로 편입된다.

우리카드는 현재와 같은 '포괄적 주식이전' 방식으로 전환하려면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가 발생한다.

우리은행이 100% 자회사인 우리카드의 주식을 우리금융지주에 넘기면서 우리금융지주 주식을 받으면 6개월 안에 팔아야 해서다.

우리카드의 규모가 크다보니 주식이전 대가로 우리은행이 받게되는 지주사 주식이 전체 10%에 달한다.

이 정도 주식 물량을 단기간 내 팔면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금융당국으로서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당국은 지주사 전환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주사 지분(18.4%)을 매각할 예정이다.

우리종금은 우리은행이 보유한 지분이 59.8%다.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 동의에 필요한 지분율인 70%에 못 미친다.

혹시 주총에서 부결되면 전체 지주사 전환 일정 자체가 어긋날 수 있다.

지주사의 99%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은행의 비중을 낮추는 것도 숙제다.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금융지주의 주요 임무이기도 하다.

우리금융지주는 부동산신탁, 자산운용, 캐피탈 등의 인수·합병(M&A)을 우선해서 추진하고 보험과 증권 등은 중장기 과제로 삼을 계획이다.

지주사 전환으로 출자 한도가 기존 자기자본의 20%에서 130%로 확대되지만 BIS 비율 하락 때문에 자금을 빌려 출자할 여력이 줄어드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지주가 대형 매물을 사들이며 본격 몸집을 불리는 것은 내부등급법 전환 작업에 들어갈 2020년 3월 이후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 2020년 3월까지 임기로 지주사 회장에 내정된 손태승 은행장은 내정 후 밝힌 소감과 같이 지주사 체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