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없어요, 해발 1320m 고원지대…대신 茶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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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미얀마 깔로 트레킹
산 넘고 개천 지나니 기찻길 '번개장터' 진풍경
영국인 피서지로 유명했던 '깔로'…1박 2일 트레킹, 만난 소수민족만 4개族
투박하지만 울림 있는…거대하진 않지만 소중한 여정
미얀마 깔로 트레킹
산 넘고 개천 지나니 기찻길 '번개장터' 진풍경
영국인 피서지로 유명했던 '깔로'…1박 2일 트레킹, 만난 소수민족만 4개族
투박하지만 울림 있는…거대하진 않지만 소중한 여정
부처의 미소가 살아있는 황금의 땅 미얀마의 시골길을 달린다. 가파른 길이 이어지는 숲 사이로 아침 기운이 몰려들지만 양곤에서 출발한 버스를 밤새 타고 왔기에 정신이 좀 몽롱하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 목적지인 ‘깔로(Kalaw)’에 닿으려면 아직도 몇 시간은 더 가야 한다.
16시간 만에 산중의 조그마한 도시 깔로에 닿았다. 아니 도시라고 할 것도 없이 그저 아담한 마을이라 해야 좋겠다. 아침 공기가 상쾌하기도 하지만 우선 그 지루하고 답답한 버스에서 해방돼 살 것 같다. 이곳은 샨주(Shan State)의 서쪽 끝에 있는 미얀마 내륙의 해발 1320m 고원지대라 제법 서늘한 곳이다. 이렇다 보니 영국 식민지 시절에도 영국인들의 피서지로 각광받았다.
트레킹, 소수민족의 삶 깊이있게 볼 수 있어
인다족의 독특한 삶의 현장으로 알려진 인레호수로 가는 길에 먼저 이곳 깔로를 찾게 된 것은 이 일대 산중에 흩어져 살고 있는 소수민족을 찾아가는 트레킹을 위해서다. 물론 깔로 시내 그 자체만 해도 볼거리가 많다. 특히 장날이 되면 여러 소수민족이 다 나오기 때문에 그 이색적 분위기를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높고 낮은 산길을 따라가며 만나게 되는 ‘팔라웅’ ‘던누’ ‘파오’ ‘네팔리’ 등 소수민족의 삶의 현장을 보다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것이 이 트레킹의 묘미다.
‘탄툰’이라는 현지 가이드와 단 둘이서 1박2일의 트레킹을 떠난다. 다소 노년의 모습이지만 경력이 많아 믿음직스럽다. 우기라 그런지 트레킹을 떠나는 여행자가 별로 없어 단 둘만의 평범한 산책길 분위기다. 짙은 구름이 끼어 있어 뜨겁지도 않고 촬영장비 외에는 짊어진 게 없어 가뿐하다. 이따금 짐을 지고 산을 내려가는 사람들을 만나면 모두가 아는 사람인지 가이드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곤 한다. 팔라웅족인데 장에 내다팔 농산물을 들고 나가는 중이란다. 어떤 남정네는 돼지를 포대에 넣어 장대 양쪽에 매달아 어깨에 걸치고 가기도 한다. 차가 다닐 수 없는 산길이라 모두가 걸어서 제법 먼 길을 가야 하는데, 어떤 이의 짐은 너무 무거워 보여 걱정이 될 정도다.
산을 넘고 밭도랑을 지나 처음 만나게 되는 곳이 팔라웅족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서 소들이 반기는 이곳은 그다지 크지 않는 곳인데, 이런 산속에 사는 소수민족의 집 형태는 거의 비슷해서 대나무와 나무판을 적당히 섞어 지은 고상식이다. 밭농사를 짓고 차밭을 가꾸는 데 열중이다. 우리 시각으로 보면 삶의 수준이야 엉망이지만 살아 있는 자연 속에서 평온해 보이는 이들의 모습에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우리보다 절차가 간단한 장례 풍경
언덕 위에 학교가 있다. 역시 나무판으로 지은 건물 한 채가 전부인 이 학교에서는 3명의 여선생님이 교실 한 칸에서 60여 명의 초등학교 전체 학년을 나누어 가르치고 있다. 물론 학생들은 모두 팔라웅족이지만 선생님들은 정부에서 파견한 버마족이란다. 한쪽에 있는 꼬마아이들은 신나게 장난치며 놀고, 또 한쪽 무리는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고, 나머지는 칠판 앞에 선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는 건지 정신이 없도록 혼란하다. 단체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서로 앞줄에 서겠다고 야단이다. 디지털카메라와 소형 프린터를 가지고 와서 이들의 기념사진을 찍어준다면 무척 좋아했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전망이 좋아 보이는 곳에서 네팔 음식으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며 주변의 자연을 감상한다. 아름답다고 말하기보다 오염 없는 대자연의 거룩한 숨결을 느끼게 된다. 다시 또 다른 마을을 찾아간다. 두 번째 만나게 된 곳도 역시 팔라웅족 마을이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는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70대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이제 막 상여를 준비 중인 상황이었다. 가족 중 누가 세상을 뜬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래서 이곳 유가족이 슬피 울고, 동네사람들은 웅성거리고, 조문객은 집안의 여기저기에 둘러앉아 카드놀이를 하고… 또 승려들은 장례 예불 준비에 바쁘다.
상여에 매달은 긴 끈을 잡고 길을 인도하는 승려를 따라가는 상여꾼들. 무엇이 바쁜지 구슬픈 소리 한 가닥도 없이 장지를 향해 내달린다. 따라가는 사람들도 뛰어가야 한다. 동구 밖 장지에는 한 무리의 스님들이 벌써 와 준비하고 있다. 간단한 예불을 마치기 무섭게 관을 묻는데 여기서 특이한 것은 우리처럼 봉분을 만들지 않고 평평하게 한 다음 그 위에 화려한 휘장을 걷어낸 상여를 올려놓고 떠난다는 것이다. 장지에서의 절차는 우리보다 훨씬 간단함을 엿볼 수 있다.
산속에 사는 파오족과 던누족
이번에는 파오족 마을을 찾아가는 길이다. 가장 높이 올라온 곳이 해발 1600m 정도 된다. 그다지 힘들지는 않지만 습기가 많아 좀 끈적거린다. 팔라웅족에 비해 파오족은 더 깊숙한 산속에 살고 있으면서 의상이 거의 통일돼 있다. 특히 여인네들은 짙은 감색 의상에 화려한 체크무늬의 천을 머리에 두르고 있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이 밖에 집들을 거의 나무판으로 짓는다는 것 외에는 외관상으론 별다른 차이점을 찾을 수 없다. 학교에서는 절대 촬영을 허가하지 않았다. “나는 유네스코의 일을 받아 이곳 교육환경을 조사하러 왔다. 이런 환경이 선진 세계에 알려지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협조해 달라!” 내 뜻이 잘 전달됐는지는 몰라도 선생님은 겸연쩍게 웃으면서 정부 방침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의 열악한 환경을 외부에 전하고 싶지 않은 기색이다. 하룻밤 보내려고 찾아간 곳은 던누족 마을의 한 민가다. 고상식 가옥으로 제법 널찍하고, 현지식으로 나오는 저녁식사도 입에 잘 맞았다. 단지 땀에 흠뻑 젖은 몸을 씻기가 좀 어렵다는 점이 있지만 이 산중에서 하루 씻지 않았다고 어디 덧나겠는가. 피곤했던지 가이드 ‘탄툰’이 나보다 먼저 잠에 빠져들어 코를 곤다. 이틀에 16달러라는 얼마 되지 않는 가이드 비용을 받고 숙식과 미네랄 워터까지 제공하고 있으니 남는 게 뭐가 있을까 하는 애잔한 생각이 든다.
꽃파는 사람으로 가득한 양곤 가는 기차
트레킹 이틀째다. 계곡을 따라 뻗어 있는 철로를 걸었다. 폐철로 같기도 한데 하루에 몇 차례씩 양곤을 오가는 열차가 다닌다고 한다. 12시에 앞에 있는 기차역에 열차가 도착한다고 해 서둘렀다. 그 열차가 당도하면 일시에 그곳이 장터로 변해 볼만하다는 것이다. 땀에 흠뻑 젖은 몸으로 서두른 보람이 있어서인지 도착한 잠시 후 열차가 하나 들어왔다. 양곤으로 가는 열차다. 타고 내리는 사람은 별로 없고 수많은 장사꾼만 몰려들었다. 그중에서도 꽃을 파는 사람이 제일 많다. 창을 사이에 두고 흥정하면서 안에 있는 손님들이 연신 꽃들을 사들인다. 열차 안에 들어가 보니 차 안이 온통 화물이다. 그야말로 객차라기보다 화물차인 셈이다. 사정을 알아보니 이곳에서 꽃을 사가면 양곤에서 몇 배의 이익을 남길 수 있어 쉽게 차비라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30여 분 이상을 정차하면서 벌어지는 이 ‘번개장터’의 열기를 보는 것이 이번 트레킹의 매력 중 하나다. 이제 트레킹 막바지로 깔로로 돌아가는 10여㎞ 길이 남았다. 그런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들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잠시 후에는 폭우로 변한다. 우기에 이렇게 비를 만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란다. 미리 가이드가 우산을 준비했지만 폭우 속에서는 피해가는 것이 상책. 다행히 근처에 학교가 있어 텅 빈 학교의 처마 밑에서 낙수 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낚자니 지친 몸이기도 하지만 대자연의 순수함에 취해 졸음이 몰려온다.
미얀마=글·사진 박하선 여행작가 hotsunny7@hanmail.net
여행 정보
대한항공이 인천에서 미얀마의 중심인 양곤으로 가는 직항을 운영한다. 양곤에서 버스를 타고 미얀마 중앙 깔로에 갈 경우 인레호수 근처인 해호 또는 타웅지 쪽으로 가다 도중의 깔로에서 하차하면 된다. 스스로 길을 찾아 트레킹을 떠날 수도 있지만 깔로에 가면 트레킹을 알선하는 여행사가 있으니 그곳에서 일정을 상의하거나 가이드 주선을 부탁할 수 있다. 주로 산에 있는 마을들을 찾아다니기 때문에 주거 환경이나 음식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지만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다. 모기에 주의하고 생수 외에는 다른 물을 함부로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트레킹, 소수민족의 삶 깊이있게 볼 수 있어
인다족의 독특한 삶의 현장으로 알려진 인레호수로 가는 길에 먼저 이곳 깔로를 찾게 된 것은 이 일대 산중에 흩어져 살고 있는 소수민족을 찾아가는 트레킹을 위해서다. 물론 깔로 시내 그 자체만 해도 볼거리가 많다. 특히 장날이 되면 여러 소수민족이 다 나오기 때문에 그 이색적 분위기를 즐기는 데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높고 낮은 산길을 따라가며 만나게 되는 ‘팔라웅’ ‘던누’ ‘파오’ ‘네팔리’ 등 소수민족의 삶의 현장을 보다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것이 이 트레킹의 묘미다.
‘탄툰’이라는 현지 가이드와 단 둘이서 1박2일의 트레킹을 떠난다. 다소 노년의 모습이지만 경력이 많아 믿음직스럽다. 우기라 그런지 트레킹을 떠나는 여행자가 별로 없어 단 둘만의 평범한 산책길 분위기다. 짙은 구름이 끼어 있어 뜨겁지도 않고 촬영장비 외에는 짊어진 게 없어 가뿐하다. 이따금 짐을 지고 산을 내려가는 사람들을 만나면 모두가 아는 사람인지 가이드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곤 한다. 팔라웅족인데 장에 내다팔 농산물을 들고 나가는 중이란다. 어떤 남정네는 돼지를 포대에 넣어 장대 양쪽에 매달아 어깨에 걸치고 가기도 한다. 차가 다닐 수 없는 산길이라 모두가 걸어서 제법 먼 길을 가야 하는데, 어떤 이의 짐은 너무 무거워 보여 걱정이 될 정도다.
산을 넘고 밭도랑을 지나 처음 만나게 되는 곳이 팔라웅족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서 소들이 반기는 이곳은 그다지 크지 않는 곳인데, 이런 산속에 사는 소수민족의 집 형태는 거의 비슷해서 대나무와 나무판을 적당히 섞어 지은 고상식이다. 밭농사를 짓고 차밭을 가꾸는 데 열중이다. 우리 시각으로 보면 삶의 수준이야 엉망이지만 살아 있는 자연 속에서 평온해 보이는 이들의 모습에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우리보다 절차가 간단한 장례 풍경
언덕 위에 학교가 있다. 역시 나무판으로 지은 건물 한 채가 전부인 이 학교에서는 3명의 여선생님이 교실 한 칸에서 60여 명의 초등학교 전체 학년을 나누어 가르치고 있다. 물론 학생들은 모두 팔라웅족이지만 선생님들은 정부에서 파견한 버마족이란다. 한쪽에 있는 꼬마아이들은 신나게 장난치며 놀고, 또 한쪽 무리는 무언가를 열심히 쓰고 있고, 나머지는 칠판 앞에 선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고 배우는 건지 정신이 없도록 혼란하다. 단체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서로 앞줄에 서겠다고 야단이다. 디지털카메라와 소형 프린터를 가지고 와서 이들의 기념사진을 찍어준다면 무척 좋아했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전망이 좋아 보이는 곳에서 네팔 음식으로 점심을 간단히 해결하며 주변의 자연을 감상한다. 아름답다고 말하기보다 오염 없는 대자연의 거룩한 숨결을 느끼게 된다. 다시 또 다른 마을을 찾아간다. 두 번째 만나게 된 곳도 역시 팔라웅족 마을이다. 그런데 이 마을에서는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70대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이제 막 상여를 준비 중인 상황이었다. 가족 중 누가 세상을 뜬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래서 이곳 유가족이 슬피 울고, 동네사람들은 웅성거리고, 조문객은 집안의 여기저기에 둘러앉아 카드놀이를 하고… 또 승려들은 장례 예불 준비에 바쁘다.
상여에 매달은 긴 끈을 잡고 길을 인도하는 승려를 따라가는 상여꾼들. 무엇이 바쁜지 구슬픈 소리 한 가닥도 없이 장지를 향해 내달린다. 따라가는 사람들도 뛰어가야 한다. 동구 밖 장지에는 한 무리의 스님들이 벌써 와 준비하고 있다. 간단한 예불을 마치기 무섭게 관을 묻는데 여기서 특이한 것은 우리처럼 봉분을 만들지 않고 평평하게 한 다음 그 위에 화려한 휘장을 걷어낸 상여를 올려놓고 떠난다는 것이다. 장지에서의 절차는 우리보다 훨씬 간단함을 엿볼 수 있다.
산속에 사는 파오족과 던누족
이번에는 파오족 마을을 찾아가는 길이다. 가장 높이 올라온 곳이 해발 1600m 정도 된다. 그다지 힘들지는 않지만 습기가 많아 좀 끈적거린다. 팔라웅족에 비해 파오족은 더 깊숙한 산속에 살고 있으면서 의상이 거의 통일돼 있다. 특히 여인네들은 짙은 감색 의상에 화려한 체크무늬의 천을 머리에 두르고 있어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이 밖에 집들을 거의 나무판으로 짓는다는 것 외에는 외관상으론 별다른 차이점을 찾을 수 없다. 학교에서는 절대 촬영을 허가하지 않았다. “나는 유네스코의 일을 받아 이곳 교육환경을 조사하러 왔다. 이런 환경이 선진 세계에 알려지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협조해 달라!” 내 뜻이 잘 전달됐는지는 몰라도 선생님은 겸연쩍게 웃으면서 정부 방침이라고 말한다. 자신들의 열악한 환경을 외부에 전하고 싶지 않은 기색이다. 하룻밤 보내려고 찾아간 곳은 던누족 마을의 한 민가다. 고상식 가옥으로 제법 널찍하고, 현지식으로 나오는 저녁식사도 입에 잘 맞았다. 단지 땀에 흠뻑 젖은 몸을 씻기가 좀 어렵다는 점이 있지만 이 산중에서 하루 씻지 않았다고 어디 덧나겠는가. 피곤했던지 가이드 ‘탄툰’이 나보다 먼저 잠에 빠져들어 코를 곤다. 이틀에 16달러라는 얼마 되지 않는 가이드 비용을 받고 숙식과 미네랄 워터까지 제공하고 있으니 남는 게 뭐가 있을까 하는 애잔한 생각이 든다.
꽃파는 사람으로 가득한 양곤 가는 기차
트레킹 이틀째다. 계곡을 따라 뻗어 있는 철로를 걸었다. 폐철로 같기도 한데 하루에 몇 차례씩 양곤을 오가는 열차가 다닌다고 한다. 12시에 앞에 있는 기차역에 열차가 도착한다고 해 서둘렀다. 그 열차가 당도하면 일시에 그곳이 장터로 변해 볼만하다는 것이다. 땀에 흠뻑 젖은 몸으로 서두른 보람이 있어서인지 도착한 잠시 후 열차가 하나 들어왔다. 양곤으로 가는 열차다. 타고 내리는 사람은 별로 없고 수많은 장사꾼만 몰려들었다. 그중에서도 꽃을 파는 사람이 제일 많다. 창을 사이에 두고 흥정하면서 안에 있는 손님들이 연신 꽃들을 사들인다. 열차 안에 들어가 보니 차 안이 온통 화물이다. 그야말로 객차라기보다 화물차인 셈이다. 사정을 알아보니 이곳에서 꽃을 사가면 양곤에서 몇 배의 이익을 남길 수 있어 쉽게 차비라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30여 분 이상을 정차하면서 벌어지는 이 ‘번개장터’의 열기를 보는 것이 이번 트레킹의 매력 중 하나다. 이제 트레킹 막바지로 깔로로 돌아가는 10여㎞ 길이 남았다. 그런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들더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고 잠시 후에는 폭우로 변한다. 우기에 이렇게 비를 만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란다. 미리 가이드가 우산을 준비했지만 폭우 속에서는 피해가는 것이 상책. 다행히 근처에 학교가 있어 텅 빈 학교의 처마 밑에서 낙수 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낚자니 지친 몸이기도 하지만 대자연의 순수함에 취해 졸음이 몰려온다.
미얀마=글·사진 박하선 여행작가 hotsunny7@hanmail.net
여행 정보
대한항공이 인천에서 미얀마의 중심인 양곤으로 가는 직항을 운영한다. 양곤에서 버스를 타고 미얀마 중앙 깔로에 갈 경우 인레호수 근처인 해호 또는 타웅지 쪽으로 가다 도중의 깔로에서 하차하면 된다. 스스로 길을 찾아 트레킹을 떠날 수도 있지만 깔로에 가면 트레킹을 알선하는 여행사가 있으니 그곳에서 일정을 상의하거나 가이드 주선을 부탁할 수 있다. 주로 산에 있는 마을들을 찾아다니기 때문에 주거 환경이나 음식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지만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다. 모기에 주의하고 생수 외에는 다른 물을 함부로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