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작고 연금가입기간 짧아"
저소득층 소득 개선 효과 작아…"복지 이슈, 사회적 합의 필요"
현대硏 "한국 조세재정정책의 소득재분배 효과 OECD 최저"
한국 조세 재정정책의 소득재분배 효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책의 재분배 효과를 높이려면 여러 복지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제언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 연구위원과 민지원 연구원은 11일 '조세재정정책의 소득재분배 효과 국제 비교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의 조세 재정정책에 따른 빈곤 탈출률은 OECD 28개국 중 가장 낮다"라고 밝혔다.

한국은 조세 재정정책에 따른 빈곤 탈출률이 19.5%에 그쳤다.

빈곤 탈출률은 정부 정책 전(시장소득 기준) 저소득층(균등화 중위 소득 50% 미만)이 정부 정책 후(가처분 소득 기준)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으로 이동한 비중을 뜻한다.

한국에서는 정부지원금, 연금보험 수령액 등을 모두 합해도 80.5%가 여전히 저소득층으로 남아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빈곤 탈출률은 OECD 평균(64.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덴마크, 헝가리, 체코, 네덜란드 등 상위 국가의 빈곤 탈출률은 80%를 넘는다.

정책의 소득 개선 효과도 미약했다.

한국 저소득층의 정부 정책 전 소득은 중위 소득의 25.3%, 정책 후 소득은 중위 소득의 36.8%로 나타났다.

저소득층 소득 개선 효과가 11.5%포인트에 그친다는 의미다.

반면 OECD 회원국은 저소득층의 정책 전 소득이 중위 소득의 13.7%였다가 정책 후 75.8%까지 확대해 소득 개선 효과가 62.1%포인트에 달했다.

연령별로 보면 고령층의 빈곤 탈출률, 소득 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한국의 빈곤 탈출률은 모든 연령층에서 OECD보다 낮았는데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24.1%로 OECD 평균(80.8%)과 격차가 가장 컸다.

아울러 60세 이상 저소득층의 소득 개선 효과는 16.5%포인트로 OECD 평균(86.3%포인트)에 크게 미달했다.

연구팀은 한국의 정책 소득재분배 효과가 낮은 것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규모가 OECD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금 제도가 성숙하지 못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연금 도입 기간은 약 20년으로 수급자들의 평균 가입 기간이 짧다.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도 39.3%로 OECD 평균(58.7%)보다 낮았다.

조세 부담률도 한국(19.4%)이 OECD 평균(25.1%)을 하회했다.

연구팀은 "조세 재정정책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려면 개인의 사회적 부담과 복지 등에 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구 고령화에 대비해 다층적인 노후 소득 보장 체계를 마련하고 취약계층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면서도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엄격한 재원 대책을 마련하고 세원의 투명성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