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펜스 잇단 대북압박 메시지…북미 접점찾기 '난항'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美 중간선거후 제재 부쩍 강조…北도 '제재완화 전엔 양보없다' 기류
전문가 분석 갈려…"난국 조성" vs "기싸움 차원인듯, 물밑조율 기대"
8일(뉴욕 현지시간)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이후 양국 간 기류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 사찰,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북미협상 테이블에 메뉴로 올라와 있지만 이런 조처를 하기에 앞서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북한의 요구에 미국이 호응하지 않으면서 북미대화가 꼬인 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유연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예상과는 달리 국무장관, 부통령 등이 연일 대북압박 메시지를 내고 있고, 북한은 외곽매체를 통해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양상이다.
양국이 언제 본격 협상 국면으로 재진입할지, 대화하더라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강경 기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분명히 밝히건대,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례 없는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계속 가해나갈 것"이라고 말한 데서 잘 드러난다.
펜스 부통령은 또 "우리의 결의가 그 나라(북한)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를 포함한 압박 캠페인을 유지할 것을 모든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올들어 이뤄진 북한의 변화가 압박의 성과라고 규정하면서 앞으로도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유도하기 위해 제재·압박 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중 2+2 외교·안보 대화를 하고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이행하는 데 있어 중국의 협력은 이 중요한 비핵화 이슈의 의미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북제재의 틀에 중국을 묶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수석 연구위원은 11일 "미국은 미중간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북한을 대화의 틀로 불러냄으로써 중국의 대북 개입을 견제했는데, 이번에 외교·안보 대화를 통해 미중 무역갈등을 일시 봉합하고 중국의 대북 협력 약속을 얻어낸 상황에서 다시 대북압박을 고도화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당국 차원의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외곽매체 등을 활용해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움직임은 물론 인권을 거론한 대북 비난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의 의향을 가감없이 전달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0일 핵-경제 개발 병진노선의 부활을 언급한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연구소장의 지난 2일 논평에 대해 "연구소 소장이 개인 판단으로 써낼 수 있는 구절이 아니다"며 "경종이 울렸다"고 썼다.
이는 결국 미국이 제재 완화로 호응하지 않으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 마냥 유지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또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논평에서 유엔에 상정된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움직임과 관련해 "그러한 망동이 차후 어떤 파국적인 후과를 불러오겠는가 하는 데 대해 남조선 당국은 심고(深考)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을 빌미로 한 미국 주도의 대북 압박에 동참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독특한 '케미(궁합)'와 승부사 근성을 활용해 미 실무 당국의 신중론을 돌파하겠다는 계산 아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대미 반발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도 정상회담 개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미간 제재 완화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고 내년초 북미정상회담 개최도 쉽지 않은 상황이 올 경우 대미 압박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예상도 존재한다.
당장 펜스 부통령의 WP 기고에 대한 북한 당국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현 상황을 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양측 교착 국면의 장기화 가능성을 거론하는 쪽과, 협상에서 최대치를 얻어내기 위한 기 싸움 성격이 강하다는 쪽으로 갈리고 있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어려운 국면이 만들어진 것 같다"며 "북한은 여기서 밀리면 미국에 계속 끌려갈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고 미국은 북한이 상당부분 끌려 나옴으로써 승기를 잡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미국 민주당(야당)도 트럼프 행정부에 북핵에서 섣부른 타결을 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점도 변수"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미국도 '선 비핵화-후 제재해제' 기조로 성과가 나면 좋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어서 당분간 압박 기조를 강조하더라도 물밑 접촉을 통해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내년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양측은 장외 기싸움을 하더라도 지나친 감정 싸움으로 가서는 안 되며, 우리 정부도 그런 북미간 소모적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전문가 분석 갈려…"난국 조성" vs "기싸움 차원인듯, 물밑조율 기대"
8일(뉴욕 현지시간)로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이후 양국 간 기류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 사찰,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북미협상 테이블에 메뉴로 올라와 있지만 이런 조처를 하기에 앞서 대북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북한의 요구에 미국이 호응하지 않으면서 북미대화가 꼬인 채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유연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예상과는 달리 국무장관, 부통령 등이 연일 대북압박 메시지를 내고 있고, 북한은 외곽매체를 통해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양상이다.
양국이 언제 본격 협상 국면으로 재진입할지, 대화하더라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강경 기류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분명히 밝히건대,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례 없는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계속 가해나갈 것"이라고 말한 데서 잘 드러난다.
펜스 부통령은 또 "우리의 결의가 그 나라(북한)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를 포함한 압박 캠페인을 유지할 것을 모든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올들어 이뤄진 북한의 변화가 압박의 성과라고 규정하면서 앞으로도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조치를 유도하기 위해 제재·압박 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같은 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중 2+2 외교·안보 대화를 하고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를 이행하는 데 있어 중국의 협력은 이 중요한 비핵화 이슈의 의미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북제재의 틀에 중국을 묶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조성렬 수석 연구위원은 11일 "미국은 미중간 무역전쟁이 한창일 때 북한을 대화의 틀로 불러냄으로써 중국의 대북 개입을 견제했는데, 이번에 외교·안보 대화를 통해 미중 무역갈등을 일시 봉합하고 중국의 대북 협력 약속을 얻어낸 상황에서 다시 대북압박을 고도화하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당국 차원의 대응은 자제하면서도 외곽매체 등을 활용해 미국의 대북제재 강화 움직임은 물론 인권을 거론한 대북 비난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의 의향을 가감없이 전달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10일 핵-경제 개발 병진노선의 부활을 언급한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연구소장의 지난 2일 논평에 대해 "연구소 소장이 개인 판단으로 써낼 수 있는 구절이 아니다"며 "경종이 울렸다"고 썼다.
이는 결국 미국이 제재 완화로 호응하지 않으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이 마냥 유지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의미였다.
또 대남 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논평에서 유엔에 상정된 북한인권결의안 채택 움직임과 관련해 "그러한 망동이 차후 어떤 파국적인 후과를 불러오겠는가 하는 데 대해 남조선 당국은 심고(深考)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을 빌미로 한 미국 주도의 대북 압박에 동참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독특한 '케미(궁합)'와 승부사 근성을 활용해 미 실무 당국의 신중론을 돌파하겠다는 계산 아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조기 개최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대미 반발의 수위를 조절하는 것도 정상회담 개최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미간 제재 완화 문제를 둘러싼 이견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고 내년초 북미정상회담 개최도 쉽지 않은 상황이 올 경우 대미 압박의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예상도 존재한다.
당장 펜스 부통령의 WP 기고에 대한 북한 당국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현 상황을 보는 전문가들의 견해는 양측 교착 국면의 장기화 가능성을 거론하는 쪽과, 협상에서 최대치를 얻어내기 위한 기 싸움 성격이 강하다는 쪽으로 갈리고 있다.
조성렬 연구위원은 "어려운 국면이 만들어진 것 같다"며 "북한은 여기서 밀리면 미국에 계속 끌려갈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고 미국은 북한이 상당부분 끌려 나옴으로써 승기를 잡았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연구위원은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장악한 미국 민주당(야당)도 트럼프 행정부에 북핵에서 섣부른 타결을 해서는 안 된다는 요구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점도 변수"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미국도 '선 비핵화-후 제재해제' 기조로 성과가 나면 좋겠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어서 당분간 압박 기조를 강조하더라도 물밑 접촉을 통해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내년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그때까지 양측은 장외 기싸움을 하더라도 지나친 감정 싸움으로 가서는 안 되며, 우리 정부도 그런 북미간 소모적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중재자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