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창업공간 ‘스타시옹 에프(Station F)’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낙후된 철도부지였다. 지난해 창업자와 지원기관이 함께 입주하면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입주를 희망하는 예비 창업자의 경쟁률이 10 대 1에 달했다. 도시재생도 함께 이뤄져 일과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박재성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타시옹 에프가 일터와 휴식 주거 기능을 아우른 커뮤니티형 창업공간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고 11일 발표했다. 스타시옹 에프는 프랑스 기업가 자비에르 니엘이 파리 옛 철도부지에 ‘모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생태계를 한 지붕 아래’라는 개념으로 설립한 공간이다. 창업자들의 공동일터일 뿐 아니라 지원기관과 휴식공간, 주거시설까지 아우르는 ‘공동삶터’로 기획했다. 창업기업을 선발한 뒤 멘토링이나 코칭 없이 창업기업들이 스스로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박 연구위원은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창업자 간 끈끈한 커뮤니티가 형성돼 긍정적 시너지가 나온다고 봤다.

창업자 중 프랑스인은 67%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해외 지원자여서 다양성도 갖췄다는 평가다.

박 연구위원은 “경기 판교창업존이나 서울창업허브 같은 국내 밀집형 창업공간은 스타시옹 에프와 비교하면 도시재생과 다양성 면에서 부족하다”며 “낙후지역을 재생하기 위한 방법으로 스타시옹 에프 모델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