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에 오랜만에 공급된 ‘래미안 리더스원(서초우성1차 재건축)’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앞으로 나올 강남권 재건축 물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분양 일정과 분양가 등을 놓고 눈치 싸움을 벌이던 다른 재건축 조합들도 이번 청약 열기에 고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후분양까지 검토됐던 강남 재건축 사업장들이 다음달부터 줄줄이 분양에 나선다. 현대건설이 짓는 ‘디에이치반포(삼호가든3차)’가 내달 공급을 준비 중이다. 당초 올해 상반기 분양을 계획했던 이 단지는 8월, 11월로 일정을 두 차례 연기했으나 연내 분양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래미안상아2차(상아2차)’도 연내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연내 분양 가능성이 50% 정도 된다”며 “다만 분양가 협의, 옵션 선택 등 조합에서 마무리지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 확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GS건설이 짓는 ‘서초그랑자이(무지개아파트)’도 분양 일정을 내년 1월로 잡았다. ‘개포그랑자이’ ‘방배경남’ 등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다른 단지들 역시 늦어도 내년 초에는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이 ‘일원대우’를 재건축해 짓는 단지는 내년 4월로 분양 일정을 조정했다.

한때 후분양까지 고려하던 강남 재건축 분양이 탄력을 받은 가장 큰 이유는 ‘래미안 리더스원’ 분양가가 시장 예상보다 높게 책정돼서다. ‘래미안 리더스원’은 3.3㎡당 평균 4484만원에 공급됐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당 가격이 면적별로 달라 가장 높은 전용 59㎡는 5000만원을 웃돈다. 분양업계는 당초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이 단지 분양가를 ‘신반포센트럴자이(3.3㎡당 4250만원)’ 수준으로 규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재건축 단지 조합 측은 “지금까진 ‘신반포센트럴자이’가 기준이었다면 앞으로는 ‘래미안 리더스원’ 분양가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1순위 청약에 1만 개 가까운 통장이 몰렸다는 점도 남은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는 데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무주택자만 청약 가능한 중소형 타입의 경쟁률이 높게 나온 걸 보면 현금 8억원 정도를 융통할 수 있는 무주택자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라며 “향후 1주택자 청약이 어려워지더라도 강남 재건축 청약 열기는 변함없이 뜨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