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5년 만에 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주식 매입에 나섰다. 주력 자회사인 대상(주)의 실적 개선 기대에 따른 투자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임창욱 명예회장은 이달 들어 여섯 차례에 걸쳐 대상홀딩스 주식 5만7955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이에 따라 임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3.32%에서 3.47%로 늘었다. 매수 금액은 약 4억원이다. 임 명예회장이 대상홀딩스 주식을 매수한 것은 2013년 11월 이후 5년 만이다. 대상홀딩스는 대상그룹의 지주사로 사업회사인 대상(주)을 포함해 국내외 4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임 명예회장이 주가 조정 국면에서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임 명예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지분율이 이미 60%를 넘어선 상태로 경영권에 관한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8일 기준 임 명예회장의 차녀 임상민 대상(주) 전무(36.71%), 장녀 임세령 대상(주) 전무(20.41%) 등 특수관계인이 대상홀딩스 지분 66.69%를 보유하고 있다.

대상홀딩스 주가는 최근 조정 국면이다. 지난달 30일 장중 6890원까지 떨어지면서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올 들어 주가는 22.9% 떨어진 상태다.

임 명예회장의 주식 매입을 계기로 대상홀딩스의 반등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소재사업(전분당, MSG)과 식품사업(조미료, 가공식품, 장류 등)을 하는 대상(주)의 실적 개선이 기대 요인이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올 3분기와 4분기 대상의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7.8%, 53.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이익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지난해에는 인도네시아 법인(PT미원)의 전분당 공장 투자로 대상(주)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장지혜 흥국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법인의 전분당 공장은 올 3월을 기점으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