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파격적인 온라인·모바일 쇼핑 할인 행사인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를 위해 종합상황실을 차려놓은 상하이 엑스포센터 1층 미디어센터. 11일 0시에 광군제 할인이 시작되자 초대형 전광판엔 판매 현황이 실시간으로 전달됐다.

판매액은 21초 만에 10억위안(약 1626억원)을 넘어섰고 2분5초가 지나자 100억위안(약 1조626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엔 같은 판매액을 달성하는 데 각각 28초와 3분1초가 걸렸다. 알리바바는 올해 판매액이 지난해 광군제 행사 때의 1682억위안보다 약 30% 늘어난 2200억위안에 달한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당초엔 미·중 통상전쟁 격화에 따른 경기 둔화와 소비심리 악화로 올해 광군제 거래액은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만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의 38%가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정반대였다. 올해 거래도 신기록을 달성한 것은 모바일 판매가 크게 늘어난 데다 미국과 영국 등 해외에서도 알리바바의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를 활용하는 소비자가 급증한 덕분으로 분석되고 있다. 모바일 쇼핑 비중은 2013년만 해도 14.8%에 불과했지만 올해엔 90%를 넘어섰다.

알리바바가 도입한 신기술도 영향을 미쳤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25일 전자상거래 전용 미니 우주정거장과 통신위성을 쏘아올렸다. 통신 및 데이터 처리 능력을 보강해 소비자들이 원활하게 광군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장쑤성 우시에 운반 로봇 700대가 작동하는 3만㎡(약 9000평) 크기의 최첨단 로봇 물류센터도 가동을 시작했다. 해외 판매자와 구매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의 번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전날 열린 전야제 행사엔 일본의 인기 개그우먼 와타나베 나오미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한국의 K팝 스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무대에 오르지 못해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다만 한국 상품은 사드 갈등으로 반(反)한 정서가 커졌던 작년 해외 직구에서 5위로 밀렸지만 올해엔 2016년과 같은 3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하이=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