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지만 12월에 한 차례 더 올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Fed는 “경기 위험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고용과 가계 소비가 견조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미국 증시와 주택시장이 다소 불안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월가는 Fed가 내달에 금리를 추가로 올리겠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간선거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금융시장도 다시 안정되고 있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90%에서 9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Fed가 내년에도 2~4회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 해도 경제 활력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 2.9%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월 실업률은 3.7%로 49년 만에 최저치다.

이 정도면 금리를 추가로 올려 증시나 부동산시장이 다소 타격을 입더라도 경제가 충분히 감당할 체력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기가 좋을 때 금리를 올려놓아야 경기 과열이나 인플레이션을 막을 수 있고 나중에 경기 침체 시 금리 인하를 정책 수단으로 쓸 수 있는 여력도 생긴다.

이에 반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2.7% 안팎으로, 경제 규모가 12배인 미국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고용은 금융위기 이후, 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각각 최악이다. 감세와 규제 완화로 호황을 구가하는 미국과 반대로 증세와 규제 강화를 앞세운 결과다. 한국은행은 한·미 간 금리 차 확대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다. 맘껏 금리를 올릴 수 있는 미국의 경제 활력이 부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