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임기 내인 2022년까지 국가직(중앙) 공무원 8만500명을 증원하는 데 9조326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방직·교원 등을 포함해 전체 공무원 증원 목표인 ‘17만4000여 명’을 달성할 경우 26조9197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470조원에 달하는 내년 국가 예산의 5.7%에 해당하는 돈을 공무원 증원에 쓰는 셈이다.

12일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분석을 의뢰해 받은 ‘공무원 증원에 따른 인건비 추계’에 의하면 경찰, 소방공무원, 직업군인(부사관) 및 군무원 등에 해당하는 ‘생활안전 분야’ 공무원을 9급 1호봉 혹은 3호봉(군필자)으로 신규 채용할 경우 이 같은 예산이 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재인 정부 공약대로 늘리면…27조 더 든다
자료에 따르면 이미 채용방침이 확정 고시된 지난해와 올해, 내년 등 3년간 2만9421명이 ‘신입 9급 공무원’이 된다. 이들에 대한 인건비는 2022년까지 6조6369억원에 달한다. 내년 채용계획과 관련해선 국회에서 정부 예산안을 심의 중이다. 여야 협의과정에서 공무원 증원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야당 주장이 반영되면 소폭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일자리위원회가 작성한 ‘일자리 로드맵’을 반영해 향후 3년간 5만1709명, 매년 1만7000여 명을 채용할 경우 2조3957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예산정책처는 공무원 임금은 승진과 호봉승급의 영향을 받아 인건비 부담이 누적으로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계는 지방직 공무원과 국공립 초·중·고교 교원 등을 제외하고 국가직만 합한 추계에 불과하다. 지방직 공무원 증원에 따른 추계 자료는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국가직과 지방직 공무원의 급수·호봉에 따른 차이가 없는 만큼 현 정부 공무원 채용계획을 반영해 추산하면 지방직 공무원 채용 추계를 대략적으로 계산해볼 수 있다. 지방직 공무원과 교원을 정부계획대로 늘리면 9만3500명이 같은 기간 내 더 증원된다. 이들에 대한 비용을 국가직 증원계획에 대입해 추산해보면 17조8871억원에 달해 중앙공무원 인건비 부담 증가액을 더하면 약 27조원이 필요하다는 게 추 의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 같은 추계가 실제보다 보수적으로 잡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 집권 내’로 추계를 한정했기 때문에 공무원 연차에 따른 호봉 상승과 퇴직 후 연금 지급 등은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더라도 다음 정부의 부담으로 남는다. 추 의원은 “공무원은 한 번 채용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채용 이전에 공공부문의 구조개혁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