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롯해 역내 자유·개방성 비전 위협하는 이들에 단호히 맞서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한목소리…통상문제는 '이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3일 방일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관저에서 회담하고 북핵문제 해결 및 미·일이 지향하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상 실현을 위해 연대해 나가기로 했다.
펜스 부통령은 회담 뒤 NHK로 중계된 기자회견에서 공동 언론성명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여전히 할 일이 남아있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또 다른 (북미) 정상회담을 조율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의 이행에 시간은 주요한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할 때까지 압박작전은 계속될 것이고 제재도 완전한 효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과 일본, 그리고 세계는 여기에 못 미치는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우정과 양국의 노력으로 미일동맹은 전에 없이 공고해졌다"며 "오늘 회담에서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계속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일치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태평양 공해 상 등에서 외국 선박의 석유 등을 북한 선박에 몰래 옮겨 싣는 '환적' 대해 미·일이 공조해 대응하기로 했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 양국은 수십년간 지속된 북한의 위협을 비롯해 역내 자유와 개방성이라는 우리의 비전을 위협하는 이들에 단호하게, 단결해 맞서왔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미국과 그야말로 처음부터 대북 압박작전에서 어깨를 맞대고 함께 해왔고 불법적인 해상 운송(환적)을 감시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아베 총리에 일본이 대북 전략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준 데 대해 아베 총리에 감사를 전했다.
아베 총리와 펜스 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의 조기 해결을 위해 미국 측이 협조한다는데도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해양 진출을 강화하는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항행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미·일 정부는 회담 후 인도·태평양 지역의 에너지와 사회간접자본(인프라) 분야 지원 및 투자에 양국이 협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두 사람은 양국 간 무역의 새로운 틀인 물품무역협정(TAG) 체결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은 "양측의 이익이 되는 무역, 투자를 확대시키자"라며 내년 1월에 양국 간에 새로운 무역협상을 시작하기에 앞서 공정한 룰에 기반한 지역 경제발전을 이뤄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미일간에) 무역 불균형이 너무 오래 이어졌다.
미국의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일본의) 장벽이 있다"며 대일 무역적자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모델이 될 협정을 맺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미·일이 새로운 무역협상을 하는 기간에는 미국이 일본의 자동차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요구했다고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 부(副)장관이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회담하고 양국 간 TAG 체결 협상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미 의회에 무역관련법에 따라 일본과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통지했다.
미국은 무역촉진권한법(TPA)에 따라 대통령이 다른 나라와의 무역협상 시작 90일 전까지 의회에 통지해야 하는 만큼 이르면 내년 1월 중순에는 미국이 일본 측과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
펜스 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에 트럼프 대통령 대신 참석하기에 앞서 전날 오후 일본을 방문했다.
그의 방일은 취임 후 세 번째다.
그는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 앞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도 만났다.
(취재보조 : 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로이터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