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업 서비스 품질 3년째 제자리…택배·고속버스는 오히려 뒷걸음질
올해 고속버스 도시철도 항공 택배 등 운수산업의 서비스품질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산업의 당일배송 등 일부 분야에서 서비스 개선 노력이 돋보이지만 전반적인 서비스 수준은 좀 더 개선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표준협회는 국내 서비스산업의 품질 수준과 기업별 개선 정도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75개 업종 315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경험한 8만5150명에게 서비스 수준을 조사한 결과다. 국민 경제활동에 밀접한 영향이 있는 운수서비스는 74.4점(100점 만점)으로 2016년(74.5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서비스 수준이 정체돼 있다는 게 표준협회의 분석이다.
운수업 서비스 품질 3년째 제자리…택배·고속버스는 오히려 뒷걸음질
택배·고속버스 서비스 수준 낮아져

KS-SQI는 2000년 표준협회와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서비스품질 평가모델이다. 국내 서비스기업의 제품 또는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품질에 대한 만족 정도를 나타내는 종합 지표다. 조사 대상 기업이 제공하는 ‘본원적 서비스’ ‘예상외 부가서비스’ ‘친절성’ ‘신뢰성’ ‘적극 지원성’ ‘접근 용이성’ ‘물리적 환경’의 평가 점수에 가중치를 반영해 100점 만점으로 산출한다. 조사는 일대일 개별 면접조사와 인터넷 패널조사를 병행했다.

운수서비스업의 세부 업종별 결과를 살펴보면 여행사(75.6점) 저비용항공사(72.9점) 렌터카(75.0점) 등 여행 관련 산업은 국내외 여행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서비스 수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광역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도시철도(74.5점)는 2017년에 비해 0.5점 상승, 운수서비스산업 중 서비스 품질이 가장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택배(73.8점) 항공사(76.2점) 고속버스(75.2점)는 지난해에 비해 하락, 이들 기업의 서비스 품질 개선이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버스는 전국을 잇는 전통적인 주요 간선 여객운수업종이다. KTX가 여객 수요를 대체해 수요는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기사의 인적 서비스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품질을 개선하고 있다. 올해 ‘친절성’(73.4점→74.4점), ‘적극 지원성’(73.2점→73.4점), ‘예상외 부가서비스’(70.1점→70.5점) 등의 항목에서 서비스 수준이 나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산업은 당일배송 등 서비스 개선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와 함께 물량을 택배기사 노동력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KS-SQI에서도 경쟁사와 다른 차별적 서비스를 의미하는 ‘예상외 부가서비스’ 항목은 지난해에 비해 상승(68.4점→68.8점)했으나 나머지 항목은 전반적으로 수준이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운수업 서비스 품질 3년째 제자리…택배·고속버스는 오히려 뒷걸음질
운수산업 서비스 수준 높여야

항공업은 운수서비스 가운데서도 서비스 수준이 가장 높은 업종이다. KS-SQI 운수서비스 조사 대상인 8개 업종 중 점수(76.2점)가 가장 높다. 그러나 대형 항공사의 경영 등과 관련한 문제가 이슈로 부각됨에 따라 서비스 항목 점수가 낮아졌다. 저비용항공사는 지난해(72.5점)보다 점수가 0.4점 올랐지만 대형 항공사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아 서비스 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표준협회는 운수산업이 국가경제를 이끄는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이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민간 운수업체가 서비스 품질 개선에 인식을 같이하고 국민을 위한 운수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표준협회 관계자는 “기존 운수산업 외에도 차량공유서비스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새롭게 등장하는 업태를 잘 정착시켜 전반적인 운수서비스 품질 수준을 향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