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왼쪽)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계획이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렉시트 조건 협상에서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노동당 출신인 고든 브라운 전 총리(오른쪽)가 브렉시트 재투표를 거론하고 나섰다. 생존해 있는 영국의 전직 총리 네 명 중 세 명이 재투표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당초 협상 마감시한으로 정했던 지난달 17~18일 EU 정상회의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브렉시트 협상은 여전히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 간 ‘하드보더(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백스톱) 마련이 브렉시트 최대 난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관세동맹 종료 시점과 어업권도 합의가 필요한 핵심 쟁점이다.

영국 총리실은 막판 극적인 타결을 위해 애쓰고 있다. 실질적 부총리 역할을 맡은 데이비드 리딩턴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수석 보좌관인 올리 로빈슨이 전날 미셸 바르니에 EU 협상 수석대표와 밤늦게까지 협상해 진전을 이뤘다”며 “(브렉시트 협상 합의가) 거의 손에 닿을 만한 거리에 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내각회의에서 각료들에게 브렉시트 협상 진전 상황을 설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영국 언론들은 메이 총리가 내각을 설득하더라도 의회의 승인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까지 협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달 EU 특별 정상회의 개최가 어려워져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경과 조치 없는 탈퇴)’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브렉시트 재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브라운 전 총리는 이날 강연에서 “2016년 국민투표 이후 상황이 변했다”며 “국민은 어느 시점에서는 최종 발언권을 원할 것이고 제2 국민투표가 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토니 블레어 전 총리(노동당)와 존 메이저 전 총리(보수당)도 브렉시트 투표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