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 54개 제품 가격 인상 > 농심이 15일부터 새우깡 등 스낵류 19개 브랜드, 54개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과자를 고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 농심 54개 제품 가격 인상 > 농심이 15일부터 새우깡 등 스낵류 19개 브랜드, 54개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1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과자를 고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우유값에 이어 과자·라면값까지 줄줄이 오르고 있다. 농수산물 가격도 뛰면서 식탁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농심은 새우깡을 비롯해 19개 브랜드 54개 과자 가격을 15일 출고분부터 6.7% 인상한다고 13일 발표했다. 새우깡 한 봉지(90g) 가격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오른다. 양파링 꿀꽈배기 자갈치 조청유과 등 인기 과자도 인상 품목에 포함됐다. 농심 관계자는 “제조원가 상승과 임금 인상 등 판매관리비 증가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리게 됐다”며 “가격 인상은 2016년 7월 이후 2년4개월 만이다”고 말했다.

라면 가격도 오른다. 팔도는 다음달 출고분부터 컵라면 왕뚜껑의 소비자가격을 1050원에서 1150원으로 9.5% 올리고, 비빔면도 4.7% 인상한다고 이날 밝혔다.

식품 가격 인상 흐름은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우유가 지난 8월 흰우유 가격을 3.6% 올리자 남양유업이 10월 4.5%가량 인상했다. 우유를 사용하는 빵과 카페라테 등의 가격도 도미노 인상이 예고돼 있다.

‘국민간식’으로 불리는 라면과 어린이가 주된 소비층인 과자류의 가격 인상은 자칫 기업 이미지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품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임금 인상과 유가 등 각종 원자재 가격 상승, 가공식품 원재료 가격의 불안정성이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건비·물류비 등 비용 10% 이상 올라

농심은 출고가격을 기준으로 새우깡 6.3%, 양파링·꿀꽈배기·자갈치·조청유과 등 6.1%, 프레첼 7.4% 인상한다. 미니츄러스 포테토칩 수미칩 감자군것질 등 4개 브랜드는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새우깡에 라면까지…가격 줄줄이 오른다
농심의 가격 인상 배경은 제조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비용 상승이다.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크다는 게 업계 이야기다. 공장 근로자의 근무시간 조정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각종 물류비 등을 포함하면 전년과 비교해 올 들어 10% 이상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는 얘기다. 농심 관계자는 “각종 포장재와 제조공정 전후 모든 과정에서 비용이 안 오른 것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것이 올랐다”며 “원가 압박이 누적돼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크라운해태는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롯데제과도 4월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

올해 외식물가, 7년 만에 최대폭 상승

올 들어 과자뿐만 아니라 라면 우유 즉석밥과 각종 가공식품이 줄줄이 올랐다. 농심 백산수가 올초 7.8%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제주 삼다수도 8월 소비자가격을 6~10% 올렸다. CJ제일제당의 햇반 스팸 냉동만두도 상반기 6.4~9.0%가량 인상됐다. 하반기에는 우유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서울우유가 L당 80~90원을 올린 데 이어 남양유업이 우유값을 인상했다. 팔도도 다음달부터 왕뚜껑과 비빔면 가격을 각각 올려 받기로 했다. 신선식품 물가 역시 연중 높게 유지되고 있다. 겨울 한파와 폭염이 이어지면서 지난달 통계청의 신선식품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5% 올랐다.

최저임금과 신선식품 가격 상승을 이중으로 떠안은 외식업계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 1~10월 외식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전년 대비 2.4%)보다 0.3%포인트 높다. 2011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외식물가는 짜장면 김치찌개 등 서민들이 자주 소비하는 음식 39개 품목의 물가를 측정한 것이다. 한국외식산업중앙회 관계자는 “올해 쌀 가격이 오르고 최저임금 인상도 음식값에 반영되고 있다”며 “외식업은 과당경쟁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올해 전 산업 대비 폐업률이 두 배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