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이츠 전국으로 확장… 한국에 가상식당·공유주방 도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인터뷰] 우버 음식 배달 앱 ‘우버이츠’ 라지 베리 아태총괄
“한국 시장에 대한 우버 경영진의 방침은 명확합니다. 우선순위가 높은 시장, 장기적으로 투자할 시장이라는 겁니다. 모빌리티(이동수단) 분야에서 쌓은 우버의 기술력을 지렛대 삼아 음식 배달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키우려 합니다.”
우버의 맛집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Uber Eats)’ 아시아태평양 사업을 이끄는 라지 베리 우버이츠 아태 총괄. 13일 서울 역삼동 우버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그는 “서울·인천 12개 구(區)인 배달지역을 다른 지방 도시로 넓히고, 1000여개 수준인 제휴 식당도 빠르게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점포 없이 우버이츠 앱(응용프로그램)으로만 주문받아 배달하는 ‘가상식당(virtual restaurant)’과 여러 자영업자들이 조리시설을 함께 사용해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공유주방(shared kitchen)’ 같은 다양한 시도를 한국에서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우버이츠는 지난해 8월 국내 맛집 배달 앱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우버의 세련된 이미지와 독특한 운영 방식을 앞세워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과 차별화하고 있다. 배달대행 전문업자가 아닌 일반인이 ‘배달 파트너’로 참여해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주문자에게 가져다 준다. 최소 주문금액 제한이 없고, 주문한 음식의 현재 위치와 예상 도착시간 등을 앱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우버이츠가 한국에 진출한 지 1년이 넘었다. 성장세는 어떤가.
“아주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월간 주문량이 올초와 비교해 여섯 배 이상 늘었다. 배달지역도 처음엔 서울 강남과 이태원 뿐이었지만 양천구, 인천 송도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내년엔 더 많은 식당을 확보하고 다른 도시에서도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어느 사업이든 초반엔 성장률이 높게 나오는데, 여섯 배 늘었으면 만족할 만한 수준인가.
“한국의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이 이미 성숙한 상황에서 진출한 점을 감안하면 잘하는 거다. 우버의 다른 진출국을 보면, 일단 모빌리티 사업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이후 우버이츠가 들어가는 게 보통이다. 한국은 정반대였다. 우버 브랜드가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상태라 마케팅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했다. 우버 본사 입장에선 모빌리티 사업 경험이 없는 나라에서도 우버이츠를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사례다.”
▷선발주자(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의 입지가 이미 굳건하다. 진출이 늦지 않았나.
“통계청 자료를 보면 한국의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80%대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을 이어가고 있다. 엄청난 시장 아닌가. 배달 문화에 대한 소비자의 수용도가 높기 때문에 후발주자여도 기회는 충분히 크다.” ▷우버는 2013년 승용차 호출 서비스 ‘우버X’를 내놨다가 접은 경험이 있다. 우버이츠 사업은 어떤 기조로 접근하나.
“우버이츠는 한국에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하고 있다. 좋은 식당과 맛있는 메뉴를 많이 확보하고, 소비자에게 ‘우버이츠라면 고민할 필요 없이 터치하면 된다’는 신뢰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우버이츠의 평균 배달시간이 31분이다. 서비스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우버는 ‘기술 혁신’을 강조하는 회사다. 우버이츠에선 어떤 시도를 하고 있나.
“식당이 보유한 기존 조리공간을 활용해 우버이츠에만 존재하는 또 다른 식당과 메뉴를 운영하는 가상식당을 늘려가고 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몇 군데 없었는데, 지금은 호주 등을 중심으로 아태 지역에 1000개 이상 생겨났다. 식당 입장에선 온라인 배달이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공간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더 이상 해답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반응이 참 좋다.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점주들의 수익을 극대화할 메뉴를 조언해 주는 우버이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한국에도 일부 운영되고 있고 점차 확산시킬 계획이다.”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 전(前) 대표는 최근 서울에서 ‘공유주방 사업설명회’를 열고 갔는데.
“우버이츠는 음식 배달과 관련한 여러 시도를 꾸준히 벌이는 회사이고, 공유주방 역시 조만간 한국에서 실험하게 될 것이다. 서울 같은 곳에서 자영업자들이 매달 비싼 임대료 내며 식당을 운영하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은가. 외식산업의 흐름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베리 총괄은 인도에서 우버의 자동차 리스 사업부문인 ‘우버익스체인지리싱’ 대표와 오토바이 서비스 ‘우버모토’ 총괄을 지냈고 올 1월 우버이츠 아태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우버이츠는 최근 일본에서 스타벅스 커피 배달을 시작했고, 인도에선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식당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우버의 맛집 배달 서비스 ‘우버이츠(Uber Eats)’ 아시아태평양 사업을 이끄는 라지 베리 우버이츠 아태 총괄. 13일 서울 역삼동 우버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그는 “서울·인천 12개 구(區)인 배달지역을 다른 지방 도시로 넓히고, 1000여개 수준인 제휴 식당도 빠르게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점포 없이 우버이츠 앱(응용프로그램)으로만 주문받아 배달하는 ‘가상식당(virtual restaurant)’과 여러 자영업자들이 조리시설을 함께 사용해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공유주방(shared kitchen)’ 같은 다양한 시도를 한국에서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우버이츠는 지난해 8월 국내 맛집 배달 앱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우버의 세련된 이미지와 독특한 운영 방식을 앞세워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과 차별화하고 있다. 배달대행 전문업자가 아닌 일반인이 ‘배달 파트너’로 참여해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주문자에게 가져다 준다. 최소 주문금액 제한이 없고, 주문한 음식의 현재 위치와 예상 도착시간 등을 앱으로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우버이츠가 한국에 진출한 지 1년이 넘었다. 성장세는 어떤가.
“아주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월간 주문량이 올초와 비교해 여섯 배 이상 늘었다. 배달지역도 처음엔 서울 강남과 이태원 뿐이었지만 양천구, 인천 송도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내년엔 더 많은 식당을 확보하고 다른 도시에서도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어느 사업이든 초반엔 성장률이 높게 나오는데, 여섯 배 늘었으면 만족할 만한 수준인가.
“한국의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이 이미 성숙한 상황에서 진출한 점을 감안하면 잘하는 거다. 우버의 다른 진출국을 보면, 일단 모빌리티 사업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이후 우버이츠가 들어가는 게 보통이다. 한국은 정반대였다. 우버 브랜드가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상태라 마케팅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했다. 우버 본사 입장에선 모빌리티 사업 경험이 없는 나라에서도 우버이츠를 키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사례다.”
▷선발주자(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의 입지가 이미 굳건하다. 진출이 늦지 않았나.
“통계청 자료를 보면 한국의 온라인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80%대 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을 이어가고 있다. 엄청난 시장 아닌가. 배달 문화에 대한 소비자의 수용도가 높기 때문에 후발주자여도 기회는 충분히 크다.” ▷우버는 2013년 승용차 호출 서비스 ‘우버X’를 내놨다가 접은 경험이 있다. 우버이츠 사업은 어떤 기조로 접근하나.
“우버이츠는 한국에 장기적 관점으로 투자하고 있다. 좋은 식당과 맛있는 메뉴를 많이 확보하고, 소비자에게 ‘우버이츠라면 고민할 필요 없이 터치하면 된다’는 신뢰감을 주는 게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우버이츠의 평균 배달시간이 31분이다. 서비스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우버는 ‘기술 혁신’을 강조하는 회사다. 우버이츠에선 어떤 시도를 하고 있나.
“식당이 보유한 기존 조리공간을 활용해 우버이츠에만 존재하는 또 다른 식당과 메뉴를 운영하는 가상식당을 늘려가고 있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몇 군데 없었는데, 지금은 호주 등을 중심으로 아태 지역에 1000개 이상 생겨났다. 식당 입장에선 온라인 배달이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공간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더 이상 해답이 될 수 없기 때문에 반응이 참 좋다.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점주들의 수익을 극대화할 메뉴를 조언해 주는 우버이츠의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한국에도 일부 운영되고 있고 점차 확산시킬 계획이다.” ▷우버 창업자인 트래비스 캘러닉 전(前) 대표는 최근 서울에서 ‘공유주방 사업설명회’를 열고 갔는데.
“우버이츠는 음식 배달과 관련한 여러 시도를 꾸준히 벌이는 회사이고, 공유주방 역시 조만간 한국에서 실험하게 될 것이다. 서울 같은 곳에서 자영업자들이 매달 비싼 임대료 내며 식당을 운영하는 건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은가. 외식산업의 흐름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베리 총괄은 인도에서 우버의 자동차 리스 사업부문인 ‘우버익스체인지리싱’ 대표와 오토바이 서비스 ‘우버모토’ 총괄을 지냈고 올 1월 우버이츠 아태 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우버이츠는 최근 일본에서 스타벅스 커피 배달을 시작했고, 인도에선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식당을 선보이는 등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