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는 인터넷TV U+tv를 통해 16일부터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인터넷TV U+tv를 통해 16일부터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한다. /LG유플러스 제공
세계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와 손잡고 한국 서비스를 확대한다. LG유플러스 인터넷TV(IPTV) 셋톱박스에 넷플릭스 서비스를 넣는 방식으로 접근성을 높여 이용자를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U+tv·넷플릭스 통합 요금제 나온다

LG유플러스는 16일부터 자사 IPTV U+tv에서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4일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국내 IPTV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넷플릭스와 단독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LG유플러스는 U+tv 가입자가 셋톱박스를 교체하거나 추가 기기를 연결하지 않고도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셋톱박스를 자동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넷플릭스 서비스 신청자에게는 넷플릭스 바로가기 버튼이 추가된 리모컨을 준다.

U+tv 고객은 다른 IPTV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하우스 오브 카드’ ‘기묘한 이야기’ 같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와 국내외 드라마, 영화, 다큐멘터리 등을 볼 수 있다.

LG유플러스 IPTV서 넷플릭스 콘텐츠 多 본다
넷플릭스는 LG유플러스에 앞서 딜라이브, CJ헬로 등 케이블TV업체들과도 제휴를 맺고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들 업체는 단순히 TV에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했다.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려면 별도로 회원으로 가입해 요금을 내야 했다. 이에 비해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를 자사 IPTV 서비스에 통합해 간단한 등록절차만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연말까지 U+tv 고급형 또는 VOD 고급형 요금제에 가입하면 3개월간 넷플릭스 콘텐츠를 별도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고 곧 넷플릭스 서비스가 포함된 요금제를 따로 내놓을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다음달 IPTV 사용자환경(유저인터페이스)을 개편해 초기 화면에 주문형 비디오(VOD), 넷플릭스, 아이들나라, TV 앱 메뉴를 한꺼번에 보여줄 방침이다.

송구영 LG유플러스 홈미디어부문장(전무)은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이용자의 콘텐츠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U+tv의 젊은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IPTV사업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좋은 콘텐츠 많아…투자 확대”

넷플릭스는 LG유플러스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넷플릭스는 세계 190여 개국에서 1억37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은 30만 명 수준으로 걸음마 단계다. 업계에선 LG유플러스와의 제휴를 계기로 한국 넷플릭스 가입자가 빠르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비롯해 올해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와 ‘YG전자’ 등을 잇달아 선보였다. 내년에는 조선판 좀비 드라마 ‘킹덤’과 로맨스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 등을 선보인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싱가포르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는 세계 각국 소비자를 붙잡을 수 있는 좋은 콘텐츠가 많다”며 “아시아 시장에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한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보폭을 넓히면서 IPTV와 방송업계는 긴장하는 모습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모인 한국방송협회는 성명을 통해 “한국 콘텐츠 제작 산업이 넷플릭스의 생산 하도급기지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